Skip to main content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마지막 관문' 통과,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로 도약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EU 경쟁당국 "선결조건 충족 완료 심사 종결"
美 경쟁당국 승인 남았지만 사실상 인수 확정
통합 대한항공,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 등극

유럽연합(EU)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한 합병 과정이 4년 만에 사실상 모두 종료되면서 양사는 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로 거듭나게 됐다. 통합 대한항공은 향후 항공기 가격·임대료, 공항 사용료 협상 등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집행위, 기업결합심사 승인

28일(현지시간) EU 경쟁당국(European Commission·EC)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EC는 올해 2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등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한 시정조치 조건을 제시했다. 유럽 4개 중복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에 대한 신규진입항공사(Remedy Taker)의 안정적 운항,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각 등이었다.

유럽은 양사 합병에 가장 까다로운 잣대를 내세운 곳이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고, EC가 당초 그해 7월 5일까지 합병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EC는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두 차례나 심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화물 사업을 매각, 유럽 일부 노선을 국내 LCC(저비용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에 넘기는 시정 조치안을 EC에 제출했고, 올해 하반기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에 취항하면서 EC가 제시했던 조건이 충족됐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화물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인수한다.

이날 EC의 결정으로 합병을 위해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필수신고국 14곳 중 미국만 남았다. 항공업계에서는 EC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도 사실상 심사 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평가한다. 미국 법무부(DOJ)는 다른 나라의 경쟁당국과 달리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공표하지 않고, 승인하지 않을 경우에만 합병 검토를 마친 뒤 독과점 소송을 제기해 의사를 표명한다. 합병에 대해 소송을 걸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EU 집행위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에 따라 여객과 화물 부문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고 DOJ에 이번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DOJ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 마무리 이전까지 대한항공에 소송 등 특별한 이의제기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규모의 경제' 무기로 경쟁 우위

대한항공은 우선 다음 달 20일까지 제3자 배정방식으로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나항공 주식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9%)를 취득,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 기간 각자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인력 재배치, 고용 승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정상화 작업 등을 거친 후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한다.

양사 결합으로 통합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의 수송 규모를 가진 메가 캐리어로 발돋움하게 됐다. 지난 2019년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국제선 유상수송량 기준 대한항공은 18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를 기록했는데, 양사 규모를 단순 합산할 경우 11위에 등극한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이 최근 몇 년간 여객기 투입을 늘린 만큼 최신 기종 기준으론 톱10에 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올 들어서만 보잉과 에어버스에 항공기 83대를 주문했다.

업계는 통합 대항항공이 화물과 여객 모두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면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장 등에 있어 한층 강해진 협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신규 항공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도입 효과를 즉시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추가 항공기 도입에서도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항공기 제작사들이 밀린 주문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물량이 큰 항공사부터 우선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화물 사업도 순항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1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를 에어인천에 매각할 예정이지만 이미 대한항공 화물사업부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당시 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2021년 기준 화물 운송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화물톤킬로미터(CTK)가 104억3,000만㎞로 세계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인력 재배치·마일리지 통합 숙제

남은 과제는 인력 재편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우선 독립 운영 기간에 임직원들이 아시아나항공에 파견돼 기업문화와 업무 절차 등을 효율화하는 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두 회사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서울 등으로도 인력이 재배치될 수도 있다. 다만 이때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지만 똑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중복 인력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합병 절차 시작 전부터 우려됐던 사항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일반 노조 등은 고용유지 관련 면담을 대한항공에 요청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양사 합병으로 인한 마일리지 통합도 숙제다.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양사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제출하고 공정위의 승인을 얻어 시행해야 한다. 이때 마일리지 제도는 2019년 말 기준보다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 된다. 통합 마일리지가 적용되는 시점은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완전히 흡수되는 2년 뒤부터다. 그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독립회사로 운영되는 만큼 현재와 같이 양사 마일리지를 사용하고, 이후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면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로 합쳐질 전망이다.

아직 마일리지 전환율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와 1대1 통합은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가 더 높게 평가돼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객에게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감안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