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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시간 12~14개월" 위기의 닛산, 구조조정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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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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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구조조정 단행하는 닛산
시장 경쟁력 약화하며 영업이익 급감
앵커 투자자 모집, 지분 매각 등도 검토

일본 3대 완성차 업체인 닛산이 초유의 위기에 봉착했다. 주력 시장인 중국·미국에서 경쟁력을 잃으며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한 것이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닛산에 남은 생존 기간이 1년 남짓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닛산은 고강도 구조조정과 투자 유치를 통한 '활로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닛산, 최고경영진 줄줄이 사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닛산에서 스티븐 마 CFO(최고재무관리자)가 사임할 예정이며, 회사에 남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 CFO가 사임하면 우치다 마코토 최고경영자(CEO)를 제외한 모든 기존 최고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앞서 2019년 마 CFO와 함께 승진했던 아슈와니 굽타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년 5개월 전에 사임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마 CFO의 사임이 지난달 7일 발표된 구조조정안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우치다 CEO는 당시 결산 설명회에서 실적 부진에 따라 직원 9,0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닛산 직원(약 13만 명)의 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더해 우치다 CEO는 생산 능력을 20%가량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공장을 언제 폐쇄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닛산의 글로벌 연간 생산 능력은 2020년 700만 대 수준에서 현재 500만 대 이하까지 저하된 상태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20%를 줄이게 되면 연간 생산량은 400만 대를 밑돌게 된다.

中·美 부진에 실적 '빨간불'

닛산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있다. 내년 3월에 마감되는 회계연도 기준 닛산의 영업이익은 1,500억 엔(약 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신용등급도 미끄러졌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닛산을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평가했으며, S&P 평가 역시 투기 등급(BB+)에 머무르고 있다.

회사 곳간도 비어가는 양상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4~9월 닛산의 영업현금흐름은 -2,340억 엔(약 -2조1,810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지출 현금흐름(-2,143억 엔)을 더한 전체 잉여 현금 흐름은 -4,483억 엔(약 -4조1,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중 기록한 -5,046억 엔(약 -4조7,035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닛산은 비야디(BYD) 등의 저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공세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탄탄한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앞서 우치다 CEO도 “미국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이 예상과 달리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며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부족한 이유로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고 실책을 시인한 바 있다.

구조조정 외 활로는?

경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닛산 측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추가적인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닛산이 향후 1년 성패를 좌우할 앵커 투자자를 모집 중”이라고 보도했다. 앵커 투자자는 피투자 회사 경영 전반 및 운영, IPO(주식 신규 상장) 등에 관여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닛산은 새로운 투자자로 은행이나 대형 보험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FT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닛산 고위 임원 두 명이 한 발언도 인용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닛산에 남은 마지막 생존 기간은 12~14개월”이라며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현금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 관계자가 직접 1년 뒤 닛산이라는 기업 자체가 고꾸라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드러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또 다른 완성차 브랜드인 혼다가 닛산의 대주주로 올라서며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닛산이 혼다 및 미쓰비시와 함께 장기적으로 전기차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인 만큼, 이 같은 협력 관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닛산 관계자는 FT 인터뷰를 통해 “경쟁 브랜드인 혼다에 지분을 매각하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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