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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오픈AI 영리 법인 전환 막아달라" 가처분 신청, 'AI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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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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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올 들어 오픈AI 상대로 네 번째 소송 제기
"오픈AI 상업화는 2015년 설립 당시 계약에 위배"
오픈AI와 후발주자 xAI 간 AI 주도권 다툼 본격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챗GPT 운영사 오픈AI의 상업화를 막아달라며 소송을 냈다. 지난달에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는 등 오픈AI를 대상으로 올해만 네 번째 소송 제기다. 머스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적 후광을 얻으면서 그가 세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오픈AI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한 가운데, 두 기업 간의 AI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오픈AI, xAI 투자 막아 독점 유지하려 한다"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머스크 CEO와 xAI 측 대리인단은 지난달 29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에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중단시켜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머스크 측은 신청서에서 "오픈AI가 모든 AI 연구 성과를 인류에 해롭지 않은 방향으로 사용하고 이를 공유하겠다는 비영리 사명을 어겼다"며 "오픈AI의 상업화가 초래할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오픈AI의 비영리적 성격을 보존하는 가처분 명령이 유일한 구제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MS와 오픈AI가 사실상 합병을 추진하면서 반독점법을 위반했으며 그 과정에서 부당한 방식으로 AI 시장의 경쟁자들을 제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측은 신청서에 "오픈AI가 지난 10월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투자자들에게 머스크의 xAI를 포함한 경쟁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으며 시장 독점을 유지하려 했다"고 기재했다. 그러면서 "오픈AI가 부당한 방식으로 민감한 정보를 취득하거나 MS와 오픈AI 이사회 간 동조를 통해 이익을 얻는 행위도 금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측 변호사는 "이 사건의 최종 판결이 이뤄질 때까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자기거래를 막아야 대중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다"며 '돌이킬 수 없는 피해'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처분 신청이 내려지지 않고 오픈AI가 계속해서 투자를 받게 놔둔다면 과거의 오픈AI는 사라지게 된다"며 "향후 광범위한 투자자 손실 없이 이 회사를 해체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픈AI 측은 "근거 없는 불평"이라며 "완전히 설득력이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맞대응했다.

오픈AI, 주 당국과 영리 법인 전환 위한 논의 착수

오픈AI는 영리 법인 전환과 관련한 논란은 2020년 이후부터 지속돼 왔으나 올해 들어 그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초에는 오픈AI는 영리 법인 전환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당국과 초기 논의를 진행했다. 2015년 오픈AI는 비영리 법인으로 설립됐으며, 2019년 AI 모델 개발에 드는 높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영리 법인을 자회사로 설립했다. 하지만 핵심 사업인 영리 법인이 비영리 법인의 지배를 받고 있는 점이 투자 유치 등의 걸림돌로 작용하자 비영리 법인으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올트먼 CEO가 영리 법인 전환을 검토한 배경에는 막대한 자금의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자용 인센티브 제공이 있다. 영리 법인 전환 없이는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올트먼이 생각하는 1,000억 달러(약 140조원) 유치도 불가능하다. 오픈AI는 지난 10월 1,570억 달러(약 220조2,000억원)의 기업 가치로 66억 달러(약 9조2,5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여기에는 오픈AI가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는 조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투자 조건에 따라 오픈AI가 2년 이내에 영리 법인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치 자금이 부채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오픈AI는 자회사인 영리 기업 오픈LPI의 모든 것이 비영리 법인의 이사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투자사의 권한이 없는 구조다. 투자자의 수익도 원금의 100배로 제한돼 있다. 이에 오픈AI는 비영리 법인은 존치하면서 영리 법인이 더 이상 비영리 법인 이사회의 통제를 받지 않도록 구조조정을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렛 테일러 비영리 법인 이사회 의장은 "영리 법인 전환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잠재적인 구조조정은 비영리 법인이 계속 존재하면서 현재 오픈AI 영리 지분에 대한 완전한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오픈AI 상업화, 사실상 MS 자회사 전략"

하지만 올트먼 CEO를 중심으로 한 이 같은 움직임은 기업 생존과 기업 목표간 충돌을 촉발하면서 오픈AI 안팎에서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실제 오픈AI가 영리 기업이 되면 AI 기술 부작용 등을 방치할 것이란 이유로 회사 내부의 반대 의견이 적지 않고,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상업적 확대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불만을 가진 핵심 임직원의 퇴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 인원이 뜻을 모아 2020년 말 설립한 기업이 바로 앤트로픽(Anthropic)이다. 최근 앤트로픽은 구글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런 상황 속 오픈AI를 타깃으로 하는 머스크 CEO와 경쟁사 xAI의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머스크 CEO는 올트먼 CEO와 제프리 힌턴의 수제자 일리야 수츠케버 등을 규합해 먼저 AI 비영리 단체인 오픈AI의 설립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후 오픈AI의 운영 방향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졌고 초대 공동의장이었던 머스크 CEO는 2018년 오픈AI가 구글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비판하며 직접 CEO로 나서겠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공동 창업자의 반대로 결국 오픈AI를 떠났다.

오픈AI를 떠난 이후에도 머스크 CEO는 오픈AI가 당초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영리사업을 한다며 신랄한 비판을 이어왔다. 지난 2월 '오픈AI가 영리사업을 중단하고 AI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장에서 머스크 측은 "오픈AI와 올트먼 CEO가 2015년 공동 설립 당시 체결한 계약에 따라 'AI가 전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한다'는 설립 목표를 지켜야 함에도 사실상 MS의 자회사로 귀속되며 이러한 책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머스크 측이 지난 6월 재판 시작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소를 취하하면서 두 기업의 다툼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듯 보였지만, 지난 8월 머스크 CEO가 자신이 오픈AI 설립에 참여할 당시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 공동 설립자에게 기만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제기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해당 소송에서는 오픈AI와 MS 간 계약이 유효한지 법원에서 결정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해당 소송에서 기존 소송 대상이었던 오픈AI에 더해 MS를 피고로 추가한 새로운 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제기한 이번 가처분 신청은 머스크 측이 올해 들어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네 번째 소송이다. 업계에서는 머스크 CEO가 오픈AI에 대한 공격을 재개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머스크 CEO가 정치 권력의 후광으로 경쟁업체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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