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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 원전기업 콘스텔레이션, '캘파인' 인수 임박 "원전 르네상스 도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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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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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정체됐던 미국 전력 수요
AI 데이터센터 가동으로 급증
수요 충족 방안으로 원자력 발전 주목
사진=콘스텔레이션에너지

미국 최대 원자력 발전기업 콘스텔레이션에너지(Constellation Energy)가 신재생에너지 발전회사 캘파인(Calpine)을 인수할 예정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딜이 성사될 경우 전력 생산 부문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이자, 원자력 발전 산업의 르네상스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민간 발전 사업 부활 신호탄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콘스텔레이션에너지가 비상장 기업인 캘파인을 인수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이르면 오는 13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콘스텔레이션은 현금과 주식으로 캘파인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에서 부채를 포함한 캘파인의 기업가치는 약 300억 달러(약 43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은 관련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거래가 미뤄지거나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에 설립된 캘파인은 천연가스와 지열자원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 미국 내 22개주와 캐나다에서 약 80개의 전력 발전 시설을 운영 중이며 매년 약 2,7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 앞서 지난 2017년 에너지캐피털파트너스(Energy Capital Partners), CPP인베스트먼트(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액세스인더스트리즈(Access Industries)는 캘파인을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 캘파인은 부채 포함 약 170억 달러(약 24조7,800억원)로 평가됐다.

콘스텔레이션은 원자력이 전력 발전량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2023년 말 기준 총 발전 용량은 33기가와트(GW)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 내 가장 많은 21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도 보유하고 있다. 캘파인 인수 시 천연가스 발전소 포트폴리오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콘스텔레이션은 2022년 미국 최대 유틸리티 지주회사 엑셀론에서 분사했다. 당시 조 도밍게즈(Joe Dominguez) 최고경영자(CEO)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키워나가는 데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듬해 콘스텔레이션은 NRG에너지가 보유한 텍사스 원자력발전소 지분 44%를 17억5,000만 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데이터센터/사진=MS

전력 수요 급증하는데 발전소 신설 속도 지지부진

콘스텔레이션이 원자력 발전소 인수에 공을 들이는 건 미국 내 전력 수요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으로 폭증하고 있어서다. 현재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친환경 발전원으로 원자력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콘스텔레이션에너지 주가가 두 배가량 오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컨설팅업체 그리드스트래티지는 향후 5년 동안 미국 전력 수요가 약 16%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고, 세계에너지기구(IEA)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량이 2022년 200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400TWh로 대폭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규모는 2022년 영국의 총 전력 생산량을 초과하는 수치다. 데이터센터 한 부문만으로도 개별 국가의 전력 생산량에 맞먹는 전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데이터센터 업계는 늘어나는 수요를 기존 발전소가 감당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며 전력 공급업체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입장에서는 대량의 전력을 빠르게 공급받는 것이 중요한데, 최근 친환경 기조에 따라 석탄발전소가 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업체 PJM 인터커넥션에 따르면 2030년까지 40GW의 기존 발전소가 폐쇄 위기에 처해있다.

그런데 이를 대체할 친환경 발전은 공급 속도가 턱없이 느리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의 경우 인프라 설치부터 전력 수급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일각에서는 최대 10년이 소요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290GW 규모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전력망에 공급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연결 승인을 받은 프로젝트는 극히 적다. PJM 측은 “석탄 발전소 폐쇄 속도가 새로운 발전소 건설 속도보다 빠르다”며 “전력 시스템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파산했던 美 웨스팅하우스, 11조에 매각

파산했던 미국 원자력 발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79억 달러(약 11조5,200억원)에 매각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원전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지난 2022년 10월 세계 최대 청정에너지 투자업체인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Brookfield Renewable Partners)와 캐나다 우라늄 업체 카메코(Cameco)는 각각 51%, 49% 지분으로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다.

이는 웨스팅하우스가 파산을 딛고 일어선 지 4년 만의 일로, 기후 위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난 속에 원자력 발전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당시 카메코 최고경영자(CEO) 팀 기첼(Tim Gitzel)은 “원자력 에너지 부문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시장 펀더멘털이 나타나고 있다”며 “원자력 에너지는 전기화, 탈탄소화, 에너지 안보가 우선시되는 세계에서 그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원전은 서구 투자자들과 정책담당자들이 꺼려했던 부문이다. 안전성 우려와 비용 증가, 건설계획 차질 등으로 대형 신규 원전 개발은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후 위기에 신속히 대응해 탄소 배출을 곧바로 줄여야 한다는 절박성과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가격 급등세 속에 원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아 전력 생산이 안정적이지 못한 재생가능에너지와 달리 원전은 화석연료 발전소처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하면서 탄소 배출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체르노빌, 후쿠시마처럼 한 번 터지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고, 사용한 폐연료봉을 처리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분명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일단 원전 확대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IEA도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려면 원자력 발전을 지금의 2배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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