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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떠나고 온라인에 밀리고” 결국 신라면세점도 해고 칼바람, 면세점 빅5 모두 희망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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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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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증가에도 면세점 매출 감소세 지속
중국인 부재·경기침체 장기화 영향
고환율·소비 패턴 변화 속 구조 전환 시점 맞이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 제2여객터미널 주류 매장 전경/사진=신라면세점

면세점업계의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신라면세점이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롯데·현대·신세계면세점이 희망퇴직에 나선 데 이어 신라면세점까지 인력 조정에 나서면서 ‘면세점 빅4’가 모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

신라免, 롯데·신세계·현대 이어 희망퇴직 실시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이번 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희망퇴직 절차를 시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신라호텔은 이날 일부 지점에서 희망퇴직과 관련한 내용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 40세 이상이거나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공지에는 즉시 퇴직 시 연봉의 1.5배를 바로 지급하고, 18개월 휴직 후 퇴직 시에는 기본급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51억8,4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호텔 부문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면세사업이 큰 폭의 적자를 낸 탓이다. 올해 1분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호텔신라 매출은 9,718억원, 영업손실은 25억원으로, 매출은 0.9%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번 신라면세점의 희망퇴직 신청으로 면세업계 주요 5개사가 모두 인력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지난해는 영업손실이 커지면서 롯데, 신세계, HDC신라면세점이 먼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달 초에는 현대백화점 계열 면세업체 현대면세점이 서울 시내 매장 폐점을 발표하며 5년차 이상 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 달도 안 돼 이번에는 신라면세점마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여행객 증가세지만 면세 쇼핑은 뚝

현재 면세점업계는 경기 침체와 고환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롯데·신라·신세계·현대·HDC신라 등 국내 대기업 계열 면세점 다섯 곳의 영업손실은 총 3,054억원에 달한다. 같은 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인원이 3,531만1,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지 회복했음에도 면세점의 매출은 2019년의 72%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기업들은 지금의 임차료 방식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지난 2023년 임차료 산출 방식을 바꿨다. 고정 임차료를 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여객 수에 객당 임차료를 곱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공항 이용객과 면세점 매출이 정비례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방식이지만, 쇼핑 트렌드가 확 바뀌면서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신라와 신세계는 작년 매출의 39%에 달하는 5,051억원을 임차료로 내야만 했다. 공항 면세점에서 100원어치를 팔면 39원을 임차료로 내야 하는 것이다.

차별성 상실한 면세업계

면세점업계의 위기에는 높은 매출을 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사라진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면세점 매출의 70~80%를 올려줬는데 이들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이는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 변화와 관련이 깊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행 트렌드가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으로 변화하면서 면세점업계는 부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면세점 객단가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21년 266만4,000원에 달했던 면세점 객단가는 지난해 53만5,0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강달러, 중국 경제 침체 등을 근거로 들었다. 면세점 상품은 달러로 가격이 매겨져 환율 부담이 커진 가운데 경기 침체로 핵심 고객인 중국인 이용객들이 중저가 브랜드에만 지갑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면세점은 최대 강점이었던 가격 경쟁력마저 잃어버린 상황이다. 일례로 유명 가방 브랜드의 백팩 가격은 면세점에서 구매하면 650달러(약 93만원)지만, 동일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86만원으로 최소 6만원 이상 저렴하다. 여기에 각종 할인 혜택까지 받으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런 가운데 명품 향수, 핸드크림, 립스틱 등의 수요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라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면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여행객들의 소비 패턴이 변하면서 면세업 수익 구조를 새롭게 짜야 할 시기”라면서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우선이다 보니 기업들이 사람을 줄이면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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