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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비율 개선하자" 부동산 매각 속도 내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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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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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부동산 매각 통해 현금 확보에 총력 
활용 가능성 다분한 서울 점포까지 매물로
아슬아슬한 CET1 비율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은행권이 보통주자본(CET1)비율 개선을 위해 유휴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지방은 물론 비교적 활용도가 높은 서울 소재 유휴지점까지 줄줄이 시장 매물로 나오는 양상이다.

은행 유휴 부동산 매물 쏟아진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경기 성남 IT지점과 용인 수지지점, 대구 수성구 트럼프월드지점, 전남 목포지점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모두 지점 통·폐합 등으로 공실이 된 지점이다. 매각 규모는 110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도 7개 유휴 부동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소재 구의동·당산동·독립문·보문동·망우동·여의도북·구로동지점 등이 매각 대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말에도 서울 삼성중앙역·가산벤처·목동남지점, 경기 영통금융센터, 인천 신성쇼핑지점, 부산 용호동지점 등 6개 영업점을 처분했다.

신한은행도 서울 망우동지점과 제주지점 매각을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대구 강북·범물동·복현동지점, 충남 논산지점, 전남 여수지점, 부산 신해운대지점, 인천 석남동지점 등을 매각했다. 시중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유휴 부동산 규모는 총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용 가치' 충분한 점포들까지 매각

시장은 은행들이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 소재 유휴지점까지 매물로 내놓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에 위치한 유휴지점은 라운지, 교육센터 등 잠재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신한은행은 유휴지점을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 상담센터와 연금·신탁 라운지로 운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유휴 부동산으로 분류된 지점을 맘케어센터, 고령층 데이케어센터 등으로 전환해 사회 공헌에 활용 중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 유휴 부동산을 소상공인컨설팅센터 등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이용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판단되는 유휴 부동산에 한해 매각을 진행하는데, 그런 곳은 많지 않다"며 "유휴 부동산의 위치 등을 감안했을 때 좀 더 좋은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면 사실상 은행 입장에서는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CET1 비율' 개선 필요성

은행들이 이 같은 유휴지점의 활용 가능성을 포기하고 매각에 나선 것은 위험가중자산(RWA)을 줄이고, 매각 차익을 통해 CET1 비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CET1은 금융사의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수치로, 안전한 자본이 리스크에 비해 얼마나 충분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유휴 부동산은 분모인 RWA에 포함되기 때문에 처분하면 CET1 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CET1 비율을 12%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대다수 금융지주의 실질적인 목표치는 13% 이상이다. 하지만 각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CET1 비율은 우리금융 12.13%, KB금융그룹 13.51%, 신한금융그룹 13.03%, 하나금융그룹 13.13% 등으로 13%에 겨우 걸쳐 있는 수준이다.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비율 개선이 시급한 상황인 셈이다.

다만 부동산 매각을 통한 CET1 개선 계획이 순항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은행이 내놓은 점포들이 한 번에 새 주인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며 "지난해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이 내놓은 매물들도 한동안 매수자를 찾지 못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 자체가 말라붙은 상황에 유휴지점 처분을 통해 충분한 현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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