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벌 맥코트, 재차 '틱톡 인수' 의지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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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맥코트, 팟캐스트서 틱톡 인수 의사 표명 '플랫폼 권력화 반대' 사상, 인수 결정에 영향 미쳤나 美 '틱톡 금지법' 관련 분쟁, 연이은 항소·항고로 봉합 지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전 구단주로 유명한 부동산 재벌 프랭크 맥코트가 중국계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거대 SNS 플랫폼을 직접 사들여 '플랫폼의 권력화'를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맥코트 "틱톡 인수할 뜻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맥코트는 이날 야후파이낸스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난 틱톡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고 틱톡을 사용하는 1억7,000만 명이 계속 틱톡을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그대로 시행되면 인수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자 측과 이 문제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측과 협의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맥코트는 지난 5월에도 그의 프로젝트 리버티 이니셔티브가 구겐하임증권 등과 함께 미국 내 틱톡 사업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로젝트 리버티는 맥코트가 지난 2021년 블록체인 기반 프로토콜 구축을 목적으로 설립한 기구다. 당시 맥코트는 틱톡 인수 시 해당 플랫폼을 재정비해 개별 사용자가 자신의 디지털 신원과 데이터를 더 잘 통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틱톡 인수해 플랫폼 권력화 막는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맥코트가 지속적으로 틱톡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목적'에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프랭크 맥코트는 지난 수년 동안 빅테크 플랫폼이 세상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플랫폼의 권력화에 반대해 왔다"며 "주요 플랫폼의 손에서 인터넷을 구하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만큼, 틱톡 인수 결정에도 이 같은 사상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맥코트는 거대 SNS 플랫폼 등을 견제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앞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2022년 1월 6일 미 의회 폭동 사태 후 극우 세력 계정을 대거 비활성화하자, 극우 세력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프라이버시 중심 플랫폼 미위(MeWe)에 투자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후 미위는 프로젝트 리버티의 탈중앙화 소셜 네트워킹 프로토콜로 전체 플랫폼을 이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맥코트가 틱톡을 인수한다면 차후 미위와 마찬가지로 틱톡 플랫폼을 탈중앙화 프로토콜에 이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맥코트는 지난 6월 토론토에서 열린 콜리션 기술 컨퍼런스에서도 '반(反)플랫폼' 성향을 분명히 드러냈다. 당시 그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거대 플랫폼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자유 사회에서 세상이 불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프로젝트 리버티가 틱톡을 인수할 경우 자신의 프로젝트가 새롭게 확장되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 군단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틱톡 금지법' 둘러싼 잡음
맥코트가 틱톡 인수 의지를 굳힌 가운데, 미국 내 틱톡 금지법 관련 분쟁은 좀처럼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앞서 이달 6일 미국 워싱턴DC 항소법원은 지난 5월 틱톡이 제기한 틱톡 금지법에 대한 위헌 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틱톡은 내년 1월 19일까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시 미국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다만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미국 대법원에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인 만큼, 대법원 결정에 따라 상황이 뒤집힐 여지가 있다.
만약 대법원이 소송을 기각하고 사업권 매각이 불발되며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될 경우, 미국 내 SNS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계 최대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계열사로 둔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플랫폼스에 막대한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메타 산하 SNS들과 틱톡은 이용자 확보를 위해 '각축전'을 벌여온 경쟁 관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숏폼(short-form, 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 서비스 '릴스'를 앞세워 틱톡과 치열한 고객 잡기 경쟁을 펼쳐 왔다.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면 틱톡 사용자의 상당수가 릴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인스타그램은 틱톡의 대항마를 키우기 위해 릴스를 출시했다고 알려져 있다"며 "숏폼 업계의 최강자인 틱톡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인스타그램 입장에서 '핵폭탄급' 호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