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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토종 AI 칩 캠브리콘, 공급망 자립 힘입어 상반기 매출 44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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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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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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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엔비디아' 캠브리콘, 작년 말부터 실적 호전
딥시크 등 자국 빅테크가 채택하며 AI 칩 수요 급증
화웨이·SMIC 등 주요 기업도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

중국 AI 칩 제조업체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Cambricon Technologies)가 지난 상반기 4,348%의 기록적인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딥시크 등 중국 빅테크들이 엔비디아의 칩을 대신해 토종 인공지능(AI) 칩을 선택하면서 수요가 몰린 결과다. 캠브리콘 외에도 화웨이, SMIC 등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이 차세대 AI 칩 개발과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면서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과 공급망 독립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캠브리콘 "경쟁사와 대등한 수준의 플랫폼 지원"

27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캠브리콘은 올해 상반기 10억 위안(약 1억5,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상반기 5억3,000만 위안(약 7,500만 달러)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29억 위안(약 4억7,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8% 폭증했다. 캠브리콘은 2016년 중국과학원(CAS) 출신인 천윈지와 천텐스 형제가 베이징에 설립한 회사로 미국의 첨단 AI 칩 수출 통제 강화 속에 지난해부터 실적이 대폭 호전됐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흑자로 기록하고, 매출도 75% 급증했다.

캠브리콘은 "지속적인 시장 확대와 AI 애플리케이션 구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성장을 견인했다"며 "특히 AI 훈련과 추론에 사용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사 플랫폼이 강화학습 분야에서 경쟁사의 제품과 대등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쿠다(CUDA)를 위협할 잠재적 경쟁자로 평가받는 캠브리콘의 대형언어모델(LLM) 훈련 플랫폼은 딥시크, 알리바바 큐원(Qwen), 텐센트 훈위안(Hunyuan) 등 중국의 주요 AI 모델을 지원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中 정부, 내년까지 AI 칩 생산량 3배 확대하기로

캠브리콘의 성장은 중국이 단순한 설계를 넘어 생산 능력까지 갖춘 AI 칩 자급 체계를 구축했음을 보여준다. 앞서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26년까지 AI 칩 생산량을 3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현재 설계와 생산 능력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는 화웨이가 대표적이다. FT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안에 AI 칩 전용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까지 두 개의 추가 생산 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세 곳의 공장이 모두 본격 가동되면 중국 최대 반도체 생산기업인 SMIC의 총생산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SMIC도 내년까지 7나노미터(nm) 공정 칩 생산 용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7nm는 중국에서 가장 진보된 양산형 칩이다. SMIC의 최대 고객사는 화웨이로, 캠브리콘·비렌(Verin)·메타엑스(MetaX) 등 주요 팹리스 기업도 SMIC로부터 칩을 공급받고 있다. 중국의 칩 설계 스타트업들은 대규모 자금 조달과 상장(IPO)을 통해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섰다.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비렌은 최근 신규 자금 15억 위안(약 2억700만 달러)을 조달했고, 메타엑스는 상하이 증권거래소 스타 마켓에서 39억 위안(약 5억4,000만 달러)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자국의 AI 기업이 설정한 표준에 맞는 차세대 AI 칩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지난 23일 딥시크는 "자사 모델이 정밀도는 다소 낮지만, 하드웨어 효율성이 높다"며 "차세대 중국 칩에 맞춰 설계된 FP8 데이터 형식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 V3.1 AI 모델에 사용된 'UE8M0 FP8 스케일'은 곧 출시될 자체 개발 칩을 위해 특별히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화웨이, 캄브리콘, 메타엑스, 무어 스레즈(Moore Threads), 하이곤(Hygon) 등을 잠재적 공급업체로 지목했고, 딥시크의 발표 이후 중국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독자적 공급망 구축한 中, 수출 규제 영향 미미해

중국 반도체 업계의 급성장에 엔비디아도 위기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업이 AI 산업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자사가 중국과의 거래를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중국 내 AI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중국이 AI 칩을 독자 개발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중국 AI 시장과 인재에 대한 접근을 제한받을 경우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엔비디아 H20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3년 10월부터 시행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조치다. 황 CEO와의 면담 후 트럼프 행정부는 H20 칩 중국 수출 재개를 승인했다. 하지만 중국 매출의 15%를 미 정부에 내는 '수출세'가 부과됐고, 칩 사양도 이전보다 낮은 성능으로 제한됐다. 이후 미·중 정상회담 등 고위급 외교에서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과 함께 AI 칩 관련 규제 완화가 논의됐지만, 완전히 철회되거나 무조건 허용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와 반도체 칩 수출 제한 조치가 이미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한 중국 기업에는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캠브리콘은 "2023년과 2024년 해외 매출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1% 미만"이라며 "미국 규제가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룽손 테크놀로지스(Loongson Technologies) 역시 "미국산 제품 없이 독자적인 칩과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조치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반도체 수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상하이 반도체 연구회사 IC와이즈의 구 웬준(Gu Wenjun) 애널리스트는 "관세 전쟁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독립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고, 시놀링크 증권(Sinolink Securities)의 판 즈위안(Fan Zhiyuan)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관세 정책은 중국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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