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 활주하는 알리익스프레스, 정부가 직접 제동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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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테무 막아라, 정부 관계부처 TF 구성
초저가 공산품 앞세워 성장한 알리익스프레스, 이젠 신선식품까지
수익성 확보에 쩔쩔매는 토종 이커머스, 중국산 공세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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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가 국내 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 가운데, 정부가 토종 이커머스 산업 보호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7일 정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해외 직구 관련 대응 상황 점검을 위한 관계 부처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관세청 등 유관 부처 대부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끄는 중국 이커머스, 정부 차원에서 대응

이날 회의는 △해외직구 물품의 안전 관리 상황 △소비자 피해 상황 △국내 기업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해외 직구 전반에 대한 종합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 국무2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해외직구 종합대책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가 직접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시장 침식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대표 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매섭게 국내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올해 2월 국내 종합쇼핑몰 사용자 수 2위(818만 명)를 차지했다. △11번가(735만 명) △G마켓(552만 명) △티몬(360만 명) 등 국내 중소형 이커머스 업체를 크게 웃돌며 그 저력을 입증한 것이다.

문제는 이들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기존 강점이었던 ‘저렴한 공산품’을 넘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해외 직구 플랫폼의 최대 한계로 꼽혔던 신선식품 분야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자체 판매 채널 ‘K-베뉴’를 활용해 채소, 과일, 수산물, 육류 등 각종 신선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K-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마련한 국내 상품 전용관으로,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을 앞세워 토종 이커머스 업체의 강력한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종 이커머스, 이대로 가면 밀린다

업계에서는 차후 쿠팡 등 국내 대형 이커머스와 중국 이커머스의 격차가 점차 좁혀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전반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로 투자 시장이 위축되며 더 이상 ‘적자 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무조건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는 ‘쿠팡식 성장’을 포기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업체들은 외형 성장을 위해 엄청난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운영사인 알리바바그룹이 지난해 3분기(10~12월) 마케팅에 투입한 비용은 자그마치 47억5,800만 달러(약 6조3,600억원)에 달한다. 쿠팡이 설립 초기 대규모 마케팅 투자를 통해 이용자를 끌어모았듯,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막대한 자본금을 필두로 국내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에는 본격적인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 효율적인 제조 인프라, 자본력 등에 대항할 역량이 부족하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유통업계의 ‘최후 보루’였던 신선식품 분야 영향력 확대까지 성공할 경우, 대다수 이커머스 플랫폼이 경쟁력을 잃고 휘청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토종 기업들의 전쟁터였던 이커머스 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발생한 가운데, 시장은 정부가 내놓을 ‘알리익스프레스 견제책’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