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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이익 994억원 예상, 전년 대비 91% 감소에 주가도 하락세 전문가들, 2차전지 업황 악화 이미 예견된 것, 4월 실적 발표 이후에도 주가 흐름 큰 변동 없을 것 2차전지 업황 악화에 석유화학 기업군 전반 재무 부담 확산하자 우려 목소리 커져
삼성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예상했다. 직전년도 동기 대비 91% 줄어든 9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황 악화를 예상한 시장 추정치보다 9% 낮은 수치다.
29일 조한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료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출하 감소 영향으로 외형과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제3자에 매각해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 수익성 악화에 1분기 어닝쇼크 예상, IRA 보조금도 현금화로 실적 악화 축소
조 연구원은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얼티엄셀즈 법인에서 비지배지분(50% GM 소유)에 대한 1천974억원 배당 지급을 발표했는데 이는 IRA AMPC 매각에 따른 조기 현금화 및 배당을 통한 분배금으로 추정된다”며 “추가적인 현금화가 예상되기에 경제적 실질을 조기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IRA AMPC 조기 현금화와 생산능력 도입 시점 지연을 통해 재무구조와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실적을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신규모델향 공급 증가로 펀더멘탈 회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어닝쇼크 예상 소식이 알려지자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시초가 대비 2.5% 빠진 380,000원대로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소폭 축소했다. 국내 경쟁사인 SK온이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요 소재 관련 자산들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에 전날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1.8% 하락한 바 있다. 이어 국내 2차전지 주가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미국 테슬라 주가도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2.25% 하락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실적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 알려진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배터리 산업 불황과 LG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재무부담
업계 관계자들은 1분기 예정된 어닝쇼크보다 배터리 산업 불황이 LG그룹과 SK그룹 전체의 재무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는 사실에 더 주목한다.
과거 캐시카우였던 석유화학 부분에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자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에서 지난해 1,4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롯데그룹은 해외 주요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자회사인 글로벌 배터리 4위 업체 SK온의 재무부담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까지 확산돼 금감원이 주거래은행과 함께 SK그룹 전체에 대한 실사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LG화학이 올 연말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순차입금 규모, 올해부터 시행된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른 추가 세금 부담 등을 고려할 때 LG화학이 결국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배터리 업황이 악화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시점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반기 영업실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중국 정부의 배터리 산업 보조금이 더 강화될 경우 자칫 2차전지 산업 전체가 공급 과잉에 따른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