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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게임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게임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임 개발자들에게 AI 등을 활용한 툴을 제공하는 게임 개발 산업은 4년 후에 그 규모가 1조 달러(약 1,29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월드AI, 최근 3천만 달러 규모 신규 투자 유치
최근 혁신적인 기술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게임 개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탈(VC)의 투자금 중 약 23억 달러(약 2조9,877억원)가 게임 개발 스타트업에 투입됐으며, 올해 투자액은 이미 10억 달러(약 1조2,990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게임 개발자들에게 생성형 AI 기술을 제공하는 인월드AI(Inworld AI)는 최근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가 5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 실리콘밸리 대표 VC 라이트스피드가 3천만 달러(약 389억원)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고, 에릭 슈미트의 퍼스트 스파크 벤처스, 클라이너 퍼킨스, 삼성넥스트, 마이크로소프트(MS)의 M12 등이 참가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투자기관들이 평가한 이 기업의 가치는 1억7,300만 달러(약 2,208억원)로 1년 새 기업 가치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플랫폼에서 텍스트만으로 캐릭터 생성할 수 있어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겔펜바인(Ilya Gelfenbeyn)은 지난 2021년 인월드AI를 설립하기 전 구글이 인수한 스타트업에 근무하면서 음성 어시스턴트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당시 그는 게임이 점점 스크립트에 의존해 역동적인 게임 플레이가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인식이 반영된 인월드AI 플랫폼에서는 생성형 AI 도구를 제공해 개발자들이 스크립트 없이 자유롭게 반응하고 움직이는 논플레이어 캐릭터(NPC)를 만들 수 있다. 개발자가 필요한 캐릭터를 텍스트로 설명하면 플랫폼에서 해당 캐릭터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방식이다.
겔펜바인은 "인월드 플랫폼은 텍스트 기반 시스템으로 창작자들은 이 기술을 사용해 디테일한 게임 캐릭터를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최근 몇년간 게임 개발비용이 급증했는데 자사의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MS가 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위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제출한 서면자료에 따르면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개발하는 데 2억1,200만 달러(약 2,753억8,800만원)가 투입됐다.
AI 개발 기술 도입한 개발사들도 투자 유치에 성공
인월드AI의 기술을 채택한 게임 개발사들도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4월 소니와 미드웨이 벤처 파트너스 등으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5,980억원)를 조달했다. 같은 해 6월에는 AI 영상 스타트업 런웨이도 엔비디아, 펠리시스 등으로부터 투자금 1억9,100만 달러(약 2,481억원)를 유치했다.
최근 할리우드의 파업 사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 기술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영향을 미쳤다. 다만 미국배우조합-TV·라디오 연기자 연맹(SAG-AFTRA) 대변인에 따르면 비디오 게임의 성우들은 오는 11월까지 SAG-AFTRA에 소속된 상태로 현재 파업에 동참하고 있지는 않다. 이와 관련해 겔펜바인은 "인월드 플랫폼은 게임 제작에 참여하는 성우들을 대체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며 "여전히 성우들이 게임 캐릭터 개발 과정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인월드AI는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해 30여 종의 머신러닝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게임 개발자들은 인월드AI 플랫폼에서 캐릭터를 생성할 때 적절한 대화 또는 행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할 수 있으며 오버라이드 컨트롤을 제공해 캐릭터의 대화나 행동을 조정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이는 인월드AI만의 독점적 기술로 겔펜바인은 인월드AI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