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사생활이 주가 하락의 원인? 주가는 영업 성과에만 영향 받아야 하는게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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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방시혁 의장, 미국 주거지 부근에서 BJ과즙세연과 함께하는 영상 노출
누리꾼들, 방 의장과 여성BJ 간의 관계에 대한 오해로 주식토론방에서 갑론을박 벌이기도
성추문 의혹에 하이브 주가까지 하락, 방 의장의 개인 행동에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비벌리 힐즈(Beverly Hills) 사진이 화제다. 8일 오후 BJ과즙세연과 방 의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유명 관광 명소인 비벌리 힐즈에서 만남을 가진 사실이 사진으로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둘 간의 관계에 대한 억측이 돌았다.

이어 9일에는 하이브 주가가 전일 대비 6.31%(11,600원) 내린 72,200원으로 마감했다. 7일 하이브의 주요 엔터테이너 중 한 명인 슈가의 음주 운전 사실 적발과 더불어 2분기에 매출 기록을 세우며 끌어올린 주가 상승분을 이틀 만에 완전히 반납한 셈이 됐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방 의장이 여성BJ와 추문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억측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본다. 투자자들이 흔히 우려하는 ‘오너 리스크(Owner risk)’ 사건이 터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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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방시혁 의장 (가운데), BJ과즙세연 (좌측), BJ과즙세연의 언니 (우측) / 출처=아이엠 워킹 유튜브 영상

‘오너 리스크’, 사업주의 대외 활동을 막는 방해 요소

금융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를 계산하는 ‘현금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DCF)’이 있다. 그 외 유사 자산의 거래 가치 등을 비교하는 비교법(Comparables) 등도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오너 리스크를 현금할인법의 범주에 넣고 계산을 진행한다. 기업주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이 영업 현금 흐름에 타격을 줄 수 있고, 기업의 미래 현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구속으로 인한 카카오 그룹의 주가 하락은 위기에 처한 카카오 그룹의 중요 의사 결정을 핵심 주주이자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직접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시장의 우려 때문이다. 해외에서 오너 리스크의 최근 사례로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의 연이은 우파 발언으로 X(구 트위터)에 광고주들이 이탈하고, X의 영업 이익률이 악화된 것을 들 수 있다. 기업주의 개인적인 발언, 신변의 변화 등이 주가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 중에는 사업주의 관상을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광고주들도 연예인을 홍보 모델로 기용할 때 자칫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광고 상품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논란과 무관한 모델을 기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방 의장의 비벌리 힐즈 사진이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준 것도 여성BJ와의 활동이 향후 하이브의 영업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장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주들이 회사의 경영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소한 발언 하나를 시장이 왜곡해 판단할 경우 오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기업의 외부 대응(IR)팀은 미디어를 통한 회사의 활동 및 기업주의 활동으로 목표한 대로의 의도가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연예인들이 파파라치들의 추적에 사생활이 없다는 불평을 하는 것만큼이나 사업주들도 대외적인 행동에 몸 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불평이 나오는 것도 당연할 수밖에 없다.

기업주는 회사의 얼굴, 위치에 걸맞는 품위 갖춰야 추문 피할 수 있어

기업주는 광고 모델 이상으로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만큼, 많은 기업주들은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은둔형 경영자’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 초반, 사업 초창기에 언론사들의 기사를 보은 포털 서비스를 키우려던 시절 이후로 이해진 의장을 대면해 본 적이 없다는 기자들이 많은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장은 사업 성장과 더불어 여론의 질타를 피하기 위해 부장판사, 부장검사 이상의 법조계 고위직에 있었던 인력을 네이버 대표로 내세우다 2017년에나 네이버 자체 인력인 한성숙 대표를 임명하기도 했다.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방 의장이 하이브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될 만큼 거대 기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소 엔터테인먼트 기업 관점에서 기업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직접 연예인을 발굴하고 시장에 상품으로 내놓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하는 것이 업계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제 3자에게 업무를 맡기다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의 분쟁 같은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처럼 연예계 관계자를 직접 만나고 있는 사실이 외부에 노출됐을 때 따라오는 추문을 고려해야하는 위치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주가 하락에 하이브 주식토론방에서는 방 의장과 BJ과즙세연 간의 관계에 대한 억측과 추문으로 게시판을 꽉 채울만큼 방 의장의 이미지가 악화된 것도 문제다. 향후 역량있는 여성 엔터테이너를 섭외할 때마다 이번 사건을 빌미로 또 다시 성추문이 확대될 수 있다. BTS라는 남자 아이돌 그룹을 운영할 때는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성추문 위험 탓에 여성 엔터테이너의 역량보다 성적 요소가 더 강조되어버릴 수도 있다. 방 의장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뼈 아프게 배워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