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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피스 공실률, 2022년 이후 첫 3%대 진입 강남 공실률 3.4%로 최고, 도심권역도 3% 돌파 마곡지구 대규모 신규 공급으로 수급 불균형

서울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지난 2월 3%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에 초대형 오피스 빌딩이 대거 공급되면서다. 여기에 경기 불황과 임대료 상승이 맞물리며 공실률은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공실률 가장 높은 곳은 강남권역, 3.4%
10일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월 서울 오피스 임대 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빌딩 평균 공실률은 전월 2.83%에서 0.23%포인트(p) 오른 3.06%로 나타났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3%를 넘은 것은 202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주요 오피스 권역별로 보면 강남권역(GBD)이 3.4%로 가장 높았다. 종로와 광화문을 포함하는 도심권역(CBD)은 3.04%, 여의도권역(YBD)은 2.41%로 나타났다.
GBD 공실률은 지난해 2월 1.72%였던 것에 비해 1년 새 2배 상승했다. 특히 GBD 내에서도 중형빌딩(2,000평 이상~5,000평 미만)의 공실률이 4.44%로 가장 높았다. 중대형빌딩(5,000평 이상~1만 평 미만) 공실률도 4.19%로 높게 나타났고, 소형빌딩(2,000평 미만)이 3.49%로 뒤를 이었다. 프리미엄 빌딩(2만 평 이상)과 대형빌딩(1만 평~2만 평) 공실률은 각각 1.44%, 1.96%로 낮게 나타났다.
CBD에선 중형빌딩의 공실률이 5.32%로 가장 높았고, 소형빌딩도 5.19%로 5%를 웃돌았다. YBD 공실률도 전년 동월(1.4%) 대비 1%포인트 이상 올랐다. YBD에선 소형빌딩 공실률이 3.85%로 가장 높았다.
마곡 23만 평 오피스 들어서며 공실률 증가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늘어난 데는 마곡 업무지구에 23.2만 평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가 공급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마곡도시개발사업은 서울시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2007년부터 추진해 온 자체 개발 프로젝트다. 마곡지구는 서울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원 대지면적 약 366만㎡ 부지에 조성된 복합개발 지역으로, 주거단지(약 110만㎡), 산업·업무지구(약 186만㎡), 공원복합단지(약 70만㎡)로 나눠 개발 중이며 내년에 사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마곡의 경쟁력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오피스 임대료는 3분기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연면적 6만6,000㎡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 기준으로 △광화문 약 660만원(0.27%) △시청 약 1,320만원(0.81%) △을지로 약 924만원(0.42%) △강남 약 2,970만원(1.77%) △여의도 약 1,188만원(0.85%)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마곡과 문정처럼 오피스 공급이 늘어난 지역은 임대료가 사실상 동결되며 다른 지역과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마곡 르웨스트 시티타워의 경우 1㎡당 보증금은 100만원 이하, 임대료는 10만원 이하 수준이다. 전용면적 기준 임대료(NOC)는 1㎡당 약 10만원 중후반대로, 프라임 오피스가 밀집한 강남권(50만원)이나 도심권역 평균(40만원 이상) 대비 비교적 합리적이다.

낮은 임대료에 기업 유입 가속
서울데이터허브 '마곡 입주기업 현황' 자료를 보면 현재 마곡에는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LG는 9개 계열사를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시켰고, 롯데는 식음료, 케미칼, 정밀화학 분야 연구개발(R&D) 연구팀을 들였다. 오는 10월에는 롯데 플랜트본부가 마곡으로 이전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토목사업본부 기술연구원도 합류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플랜트와 토목 부서는 임대 종료에 따라 마곡 이전이 확정됐다"며 "본사 이전 여부는 용역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와 DL건설도 연면적 14만 평 규모의 '원그로브' 준공 시점에 맞춰 올해 상반기 본사를 마곡으로 옮길 계획이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 LG 계열사 디앤오의 공유오피스 ‘플래그원’ 등도 입주를 추진 중이다. CBD 권역에 있던 ‘전파진흥원’은 ‘케이스퀘어마곡’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현재 마곡지구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총 209개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