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줄줄이 불거지는 카카오 자회사 매각설, 노사 갈등 불붙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카카오엔터·카카오VX·카카오모빌리티, 나란히 매각설 휩싸여
카카오 공동체 노조, 자회사 매각 전면 반대
2022년 노조 반대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한 차례 무산돼

카카오 자회사들이 줄줄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VX,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시장 매물로 나온 것이다.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은 이들 자회사가 사모펀드의 손에 넘어갈 경우 공공성이 후퇴할 것이라고 주장, 매각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 쳐내기'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카카오엔터 주요 주주에 서한을 보내 경영권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카카오엔터는 뮤직(음악·연예기획), 스토리(웹툰·웹소설), 미디어(제작사) 등 크게 3가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멜론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스크린골프 자회사 카카오VX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게임즈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카카오VX 및 종속 기업으로 구성된 골프 사업 부문 매각 계획을 수립했고, 2025년 해당 계획이 이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의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 곳곳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계열사 중 차기 상장 대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장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국내 사모펀드(PEF)들이 하나둘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VIG파트너스 등이 카카오모빌리티 소수 지분 인수를 위해 투자자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모펀드 매각 안 된다" 노조 반발

노조는 연이은 매각설에 뚜렷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성명서를 통해 "포털 다음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이 사모펀드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최근 홈플러스 법인 회생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MBK와 같은 사모펀드는 투자 이익 외에 사회적 책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일상생활과 연결돼 있고 이용자의 민감한 정보가 집약된 플랫폼 서비스를 사모펀드가 운영하면 공공성이 후퇴될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사모펀드가 대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리와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이 카카오 계열사 논란의 원인 중 하나"라며 "위기를 겪었음에도 계속해서 사모펀드에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국민들이 카카오에 기대하는 경영 쇄신과 정반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향후 카카오엔터를 비롯한 주요 플랫폼의 사모펀드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사내 불만이 지속되자 카카오 경영진들은 부랴부랴 여론 진화에 나섰다. 10일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는 사내 메시지를 통해 "매각 기사를 접하고 많이 놀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카카오가 재무적 투자자(FI) 교체 및 지분 변동을 논의 중에 있었는데, 논의 과정에서 이 부분이 와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변화된 조직 틀 아래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지속적인 글로벌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목표"라며 "크루(직원) 여러분께서도 동요 마시고 변함없이 업무에 임해 주시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 이미 매각 한 번 막았다?

업계는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카카오의 경영 효율화 행보를 가로막는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한 차례 노사 갈등으로 인해 카카오 자회사 매각이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MBK파트너스는 TPG·칼라일 등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과 카카오의 일부 지분을 동시에 사들이기 위한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 최대 주주는 지분 57.5%를 보유한 카카오였고, 미국계 사모펀드인 TPG와 칼라일이 각각 29.0%, 6.2%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내부에서 반발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카카오는 “지분을 다 파는 게 아니라 10%대만 팔아서 (카카오가) 2대 주주가 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사실을 카카오모빌리티가 아닌 모회사인 카카오 직원들에게 우선적으로 공지하며 오히려 반발이 커졌다. 이후에는 카카오모빌리티 직원에 더해 카카오 노조까지 매각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지속되는 반대에 카카오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2022년 8월 카카오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카카오모빌리티 주주 구성의 변경 검토를 중단한다”고 발표하고, 협상 상대방인 MBK파트너스에도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당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하고, 이를 구체화해 실행해 나가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