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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떨어진다" 고물가 속 외면받는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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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파파존스·피자헛, 나란히 '내리막길'
가성비 피자 브랜드·편의점 강세 보여
균일가 상품 판매하는 다이소도 '대인기'

지난해 한국 파파존스, 도미노피자 등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의 실적이 줄줄이 악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며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가 경쟁력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 '부진의 늪' 빠졌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2,012억원의 매출과 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파파존스의 매출은 719억원, 영업이익은 34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1% 감소했다. 아이돌 그룹 아이브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결과다.

한국피자헛의 지난해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소송 등의 여파로 회사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피자헛은 본사가 공급하는 원재료에 일정 마진을 붙여 가맹점에 판매하는 '차액가맹금'을 사전 동의 없이 부과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가맹점주들은 2020년 본사 측에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9월 본사가 동의 없이 부과한 차액가맹금이 부당하다며 약 210억원을 가맹점주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본사 측은 대법원에 상고하며 반발했으나, 채권단이 계좌를 압류하면서 경영에 불가피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후 한국피자헛은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통한 채권자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며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현재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간이며, 이와 함께 인수합병(M&A) 절차도 추진 중이다.

최고의 무기는 가격?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휘청이는 반면, 가성비 피자 브랜드들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노모어피자는 지난해 매출액 206억원, 영업이익 86억원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스몰 사이즈 피자가 인기를 끈 결과다. 원조 가성비 피자 브랜드로 꼽히는 피자스쿨도 전년(39억원)보다 43.6% 증가한 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0억원으로 23.6% 늘었다. 피자와 치킨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피나치공(피자나라치킨공주)은 지난해 매출액 959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했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를 찾는 대신 편의점에서 냉동 피자를 구입하는 소비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편의점 브랜드 CU가 냉동 간편식의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1/1~4/20) 전체 냉동 간편식 매출 중 냉동 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8.1%에 달했다. 이는 기존 인기 품목인 냉동 만두(27.2%)의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갓 구운 피자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편의점 '즉석피자'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선발 주자인 GS25는 스타트업 고피자와 협력해 작년 5월부터 즉석피자 사업을 시작했으며, 사업 안착을 위해 점주들에게 피자 오븐 등 장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같은 해 10월 1,000개 이상의 GS25 매장에 즉석 피자 서비스가 도입됐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9월 '2분 피자'를 선보이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진=다이소 홈페이지

'가성비 끝판왕' 다이소의 급성장

이 같은 가성비 선호 풍조는 프랜차이즈 업계를 넘어 국내 시장 전반에서 관측되고 있다. 일례로 5,000원 이하 균일가 상품을 판매하는 다이소는 장기화하는 고물가 상황을 기회 삼아 매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다이소 매출은 3조9,689억원으로 4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고, 영업이익은 3,71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5년여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가량 확대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다이소의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최근 다이소가 뷰티, 패션 등 상품군 확장에 박차를 가하며 유통업계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 뷰티 카테고리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급성장했다. 2023년에는 VT '리들샷', 손앤박 '샤넬밤' 등 일명 '품절템'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이소에 제품을 공급하는 뷰티업체는 2023년 26개에서 2024년 말 기준 60여 개로 늘었고, 판매되는 상품 수도 같은 기간 250종에서 500종으로 2배 확대됐다.

다이소 패션 카테고리는 2022년 스포츠·홈 웨어 등 이지웨어 라인업이 출시된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이지쿨(여름용 의류)', '이지웜(겨울철 의류)' 등 시즌형 패션 상품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다이소 의류 전체 매출은 전년(2023년)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포츠·홈 웨어 이지웨어 카테고리 매출은 86%, 이지웜 카테고리 매출은 48%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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