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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만, 美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 8년 만에 대형 M&A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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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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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데논 등 프리미엄 브랜드 확보
모바일·TV·가전과의 시너지 전망
AI·로봇·통신 등 추가 투자 기대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하 하만)을 통해 고성장 중인 글로벌 오디오 사업 강화에 나섰다. 미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확보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삼성전자 모바일, TV, 가전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컨슈머 오디오부터 카오디오까지 경쟁력 강화

하만은 6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마시모(Masimo)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한화 약 5천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하만이 인수하는 럭셔리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은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B&W)'와 함께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이다.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 고급스러운 소재, 고품질 사운드로 오디오 전문가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럭셔리 오디오의 대표 브랜드다. 1993년 출시 이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 중 하나로 극찬을 받으며 B&W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라우드 스피커 노틸러스(Nautilus), 아이코닉한 유선형 디자인으로 유명한 무선스피커 제플린(Zeppelin),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노이즈 캔슬링 기술로 유명한 헤드폰 PX7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AKG, 인피니티(Infinity),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등 프리미엄 브랜드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포터블 오디오에서 약 60%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지속해 오고 있으며, 시장규모가 큰 헤드폰, 무선이어폰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 가고 있다. 하만은 럭셔리 B&W,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의 브랜드를 추가 인수해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컨슈머 오디오부터 카오디오 사업까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재용 사법리스크 해소로 대형 M&A 기대감

이번 하만의 글로벌 오디오업체 빅딜은 삼성전자의 모바일과 TV 등의 차별화된 음향·오디오 기술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다양한 스피커·오디오 기기와 연결·제어 등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경험 측면에서 시너지 확대도 기대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하만 AKG와 하만카돈 등 사운드 튜닝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무선이어폰, 사운드바, 패밀리허브 등의 사운드 퀄리티를 높이는 등의 시너지를 강화해 왔다.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동안 이어진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해방되면서 업계에서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형 M&A가 첫 번째 과제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부회장 시절이던 2017년 성사한 하만 인수(80억 달러) 이후 대형 M&A에 나선 적이 없었다. 삼성전자가 AI, 로봇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울 필요성이 큰 만큼 이 회장이 과감한 투자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올해 3월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신사업팀을 신설했다. 신사업팀의 전신인 신사업TF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으로 2022년 설치된 조직으로, DX부문의 신사업 발굴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왔다. 신사업TF가 기존 사업과 연장선에 있지 않은 새로운 수익 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인수 외에도 대형 M&A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분야 외에 통신·반도체 관련 업체 거론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의 M&A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선두 주자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868억원을 투자해 지분 14.7%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콜옵션을 행사해 추가로 지분 20.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로써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 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2021~2023년에만 260여개 회사에 벤처 투자를 진행했고, 지난해에도 여러 건의 소규모 M&A를 성사시킨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자회사 삼성메디슨이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리포팅 기술을 갖춘 프랑스 AI 기반 의료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했다. 이어 7월에는 삼성리서치가 데이터를 사람의 지식 기억 및 회상 방식과 유사하게 저장·처리하는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를 인수했다. 삼성전자 산하 삼성리서치(SR) 주도로 이뤄진 첫 M&A다.

하만 인수와 비교될 만한 초대형 M&A 후보로는 로봇 분야 이외에도 통신, 반도체 관련 업체 등이 거론된다. 먼저 노키아의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부가 M&A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사업부 인수 희망자 가운데 삼성전자가 포함돼 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 사업부는 전 세계 무선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지국, 무선 기술 및 서버를 공급하는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3년 노키아 총 매출의 약 44%를 차지했다. 소식통은 전체 인수 금액이 100억달러(한화 약 14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빅딜’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의 자금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04조원에 달한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3조1000억원에 단기금융상품이 60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차입금을 제외하더라도 순현금이 87조원 가량 비축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도체 등에서 시설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현금이 늘어나는 등 유동성 곳간에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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