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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30일 ‘제2의 중동 붐 TF’를 출범해 아랍에미리트(UAE) 문화청소년부와 체결한 문화협력 양해각서의 후속 조치를 짜임새 있게 이행하고 콘텐츠, 관광 기업의 중동진출과 수출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덮친 KOREAN WAVE, 문체부와 교류로 확장한다
지난 12일 공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약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국내 콘텐츠 업계 역사상 최대규모의 해외투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최대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불러바드 리야드 시티에서 CJ ENM이 주최한 K-컬처 페스티벌 ‘케이콘 2022 사우디아라비아’가 열려 큰 환호를 받았다. 해당 콘서트는 약 1만 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이틀간 개최되었으며 기존보다 두 배 넘게 커진 규모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중동에 부는 한류열풍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문체부는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제2의 중동 붐을 이루기 위해 이번에 ‘제2의 중동 붐 TF’를 조직해 출범시켰다. K-콘텐츠와 연관산업의 수출을 확대하고 문화, 체육, 관광의 모든 영역에서 UAE와의 교류·협력을 대폭 강화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TF에서는 주요 교류 분야인 문화, 콘텐츠, 미디어, 관광, 체육 등 담당 과장이 팀원으로 참여하며, 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 나아가 아프리카 지역까지를 그 대상으로 문화·콘텐츠 수출 전략을 수립하고 분야별 세부 교류·협력과제를 기획할 예정이다.
분야별 계획으로는 먼저 콘텐츠 분야에서 우리 문화예술인들의 중동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오는 6월 두바이에서의 K-팝 공연 개최를 현지 기관들과 협의 중에 있다. 10월에는 K-팝 공연과 함께 전통문화 공연, 영화상영회 등을 선보이는 쌍방향 문화교류 행사 ‘2023 코리아페스티벌’ 개최를 준비한다.
방송영상 분야에서는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에 중동 특별 세션을 준비하고, UAE 등 중동권역 바이어를 초청해 K-콘텐츠의 중동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 11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국제콘텐츠마켓(DICM) 한국 공동관에 참가해 한국 영상콘텐츠 기업의 현지 진출과 마케팅을 촉진한다.
도서·출판 분야에서는 양국 교류를 강화할 방침이다. 양국은 올 한 해 상대국 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해 자국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들을 공유할 전망이다. UAE의 일곱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는 아랍권 최대 도서전인 11월 샤르자 국제도서전에 한국을 초청했고, 한국도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 샤르자를 주빈으로 초청했다.
이밖에도 한국 전통문화를 현지에 소개하거나, 한국 전통문화·문학·역사 등 관련 분야 내외국인 전문가를 초청해 한국문화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지 소재 세종학당 3곳에서는 현지인들이 우리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을 제공한다.
한편 문체부는 이번 UAE 순방 때 경제사절단이었던 기업들의 현안과 향후 계획을 듣고, 국내 문화·콘텐츠·관광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K-컬처·콘텐츠의 중동진출을 관광 분야 교류·협력 활성화로 연계하고 확대하기 위해, 오는 5월 UAE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관광박람회인 ATM(Arabian Travel Market)과 연계한 K-관광 로드쇼를 개최하고, 현지 여행사 내 럭셔리 한국방문상품 전문가 PTS(Private Travel Seller)를 지속 육성해 중동 지역의 한국방문 수요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중동에 부는 한류 열풍, 정부 차원의 지속적 노력 필요
지난 2019년, 문체부는 한국과 UAE 간 수교 40주년을 자축하며 2020년에 활발히 상호 문화교류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UAE가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당시에도 대한민국과 교류를 통해 문화 도약에 관한 기대를 드러낸 데에 화답한 것이다.
두바이 역시 지난 2021년 ‘필 코리아(Feel Korea) 2021' 한국관광 홍보행사에 3만 명이 넘는 방문객과 현지 언론 및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취재 행렬이 이어진 모습을 공개하며 한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문체부의 TF 구상이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3년 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의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과 다른 극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과거 관례처럼 행사 하나로 정책 활동을 대신하거나, TF 구성 이후 문화교류의 구체적인 추진 없는 보여주기식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동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각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 활동을 펴나가야 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시공간에 상관없이 전 세계에서 한류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을 조성한다거나 중동 지역 도시와 국내 도시가 자매결연을 하여 지역적 유대성을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체부가 이번 TF 출범을 계기로 중동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K-문화 소비 유도와 관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선언이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을 알릴 방안들에 대해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