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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성과 주의 기업가 정신’, 이번엔 공무원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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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만 美공무원 재택 근무, 사무실 출근은 60%
트위터도 테슬라도 “주 40시간 이상 근무”
인원 감축 따른 노조와의 충돌 불가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일론 머스크 X 계정(@elonmusk)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방정부 몸집 줄이기를 시사했다.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없애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등 관료제를 축소하겠단 계획이다. 미국 내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노조와의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고착화된 관료주의 타파”

DOGE의 공동 수장으로 임명된 머스크 CEO와 비벡 라마스와미는 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정부 개혁을 위한 DOGE의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발표했다. 해당 기고에서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연방정부가 대통령 행정명령을 남용해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넘어선 수준의 규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행정명령을 통해 이같은 규제의 이행을 즉각 중단하고, 재검토와 폐지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고착화된 관료주의가 미국에 실존적 위협으로 다가오는 동안 정치인들은 이를 방조해 왔다”고 짚으며 “우리는 정치인이 아닌 기업가이기 때문에 (기업인의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머스크 CEO와 함께 DOGE 수장에 임명된 라마스와미는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를 설립한 기업인으로, 시장 내에서는 ‘제약계의 워런 버핏’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규제 축소를 통해 공무원의 숫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이들 기업인 출신 DOGE 수장의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기관에 필요한 최소한의 직원 수를 파악해 인원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헌법적으로 허용되고, 법령으로 정해진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인력을 식별하고, 폐기되는 연방 규정의 숫자에 최소한 비례 되는 숫자의 연방 공무원을 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주 5일 출근을 의무화해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연방 직원들이 출근을 원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납세자들은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미 연방 인사관리처(OPM)에 따르면 현재 130만 연방 공무원이 원격근무를 승인받은 상태다. 이들은 평균 사무실 근무 시간은 전체 근무 시간의 약 60%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법은 연방 공무원을 정치적 보복 차원에서 해고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했을 뿐, 특정 직원을 겨냥하지 않은 인력 감축은 허용한다”며 “대통령에게는 대규모 해고와 연방 기관의 수도 밖 이전 등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인력 감축으로 자리가 없어진 공무원에게는 민간 부문 이직을 돕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는 공무원들의 재택근무 축소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워싱턴DC의 사무실 공실률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시내 경제 활동 또한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68% 수준에 머물고 있다”라며 “연방 공무원들의 전면적인 사무실 복귀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방 공무원 노조와의 충돌은 백악관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머스크 ‘재택근무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

머스크 CEO는 2022년에도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X) 인수 직후 직원들에게 보낸 첫 단체 메일에서 재택근무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머스크 CEO는 “다가오는 어려운 시기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모든 직원이 사무실에 출근해 매주 최소 40시간 이상 근무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사항은 메일이 발송된 시점부터 곧바로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해당 이메일에 ‘새로운 트위터의 일부’가 되고 싶은지 묻는 투표 링크를 첨부했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3개월 분 급여를 퇴직금으로 받고 퇴사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머스크 CEO의 결정을 예상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가 과거 테슬라 직원들에게도 사무실 근무를 요구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같은 해 6월 테슬라 전 직원에게 보낸 ‘원격근무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제목의 메일을 통해 “일주일에 40시간은 테슬라 사무실로 출근하라”고 말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를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정의하며 “(재택근무는) 집에서 일하면서 자동차를 만드는 다른 모든 사람을 공장으로 출근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일갈했다.

1만9천여 공공기관 일자리 줄인 MB정부와 닮은 꼴

국내에서도 정부 조직의 효율화를 시도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로, 이 전 대통령과 머스크 CEO는 기업인 출신 정치가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6차례에 걸쳐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수립하고, 민영화·통폐합 등 하드웨어적 구조조정은 물론 대졸 초임 인하, 기관장 보수 체계 개편, 과도한 복리후생 축소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개혁작업을 병행했다.

그 결과 2년이 지난 시점에 통합 대상 36개 기관 중 주공, 토공 등 32개 기관이 14개로 통합됐으며, 정리금융공사와 노동교육원 등 5개 기관의 폐지 작업이 완료됐다. 민영화와 기능조정, 출자회사 정리 작업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됐다. 민영화 대상 24개 기관 중 5개 기관이 매각 또는 상장됐고, 나머지 19개 기관은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매각 절차를 밟았다. 또 공공기관 보수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기관장 및 감사의 기본 연봉을 하향 조정했고, 252개 공공기관의 대졸 초임은 평균 15% 낮췄다. 아울러 금융공기업의 기존직원 보수도 5% 이상 삭감했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노력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차단하고 자율·책임경영의 확산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다만 기관 통폐합 등 과정에서 인원 축소가 불가피해 공공기관 내부의 반발 또한 극심했다. 이 전 대통령이 집권한 5년 사이 일자리를 잃은 공공기관 직원은 1만9,000여 명에 달했다. 공공기관 경영 혁신을 위한 개혁 시도에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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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英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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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장거리 미사일 공격 이어가는 우크라이나
美 에이태큼스 이어 英 스톰섀도도 발사
러시아, 핵 교리 개정하며 확전 가능성 시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쿠주의 군사 목표물에 영국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를 발사했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며 보복을 시사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재차 미사일 공격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은 쿠르스크 점령지 주변 러시아군 목표물을 겨냥해 스톰섀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스톰섀도 미사일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인용해 이날 북한군이 파병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마리노 마을에서 스톰섀도 미사일의 파편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다른 언급은 삼간 채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의 행동이 그 자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는 공대지 순항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수출형 다운그레이드 버전도 사정거리가 250㎞에 달한다.

미국도 '미사일 제한 해제'

앞서 미국 역시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의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탄도미사일의 사용 제한을 해제한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9일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 공격을 단행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오전 3시 25분 적군(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ATACMS) 6발로 러시아 서부 국경 지대인 브랸스크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며 "6발 중 5발은 요격하고 나머지 1발은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미사일 잔해가 군사 시설에 떨어졌지만, 작은 화재가 있었을 뿐 인명 및 물적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도 군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 미사일로 러시아 브랸스크 카라체프에 있는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확인했다. 카라체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30㎞ 떨어진 곳이다. 이 소식통은 "우리는 처음으로 에이태큼스를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고, 브랸스크 군 시설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전했다.

에이태큼스 발사한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자체 생산한 장거리 무인기(드론) 등은 물론 에이태큼스도 보유 중이고, 이 모든 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보유 중인 에이태큼스를 50기 정도로 추정했다.

핵 공격 문턱 낮춘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본격화하자, 러시아는 '핵무기' 카드를 꺼내 들며 확전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19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푸틴 대통령이 ‘핵 억제력 분야의 국가정책 기초’라는 이름의 핵 교리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새 핵 교리는 비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할 시 이를 ‘연합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할 수 있으며, 여타 국가가 러시아 영토와 동맹인 벨라루스를 항공기와 미사일 등으로 대규모 공격할 경우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핵 교리 개정과 관련해 “최근 국제 정세, 국경 주변의 긴장 고조,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핵 강대국, 나토 군사 인프라가 우리 국경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을 고려할 때 우리의 핵 교리와 핵 억제 정책을 모두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과 핵 교리 개정이 무관치 않음을 시사한 셈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사일 공격도 지속하고 있다. 18일 우크라이나 응급당국은 텔레그램을 통한 성명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1발이 지난 17일 수미시의 주거용 건물을 타격, 최소 11명이 숨지고 89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수미 지방 검찰은 사상자 외에 아파트 90채와 자동차 28대, 교육기관 2곳, 건물 13채가 손상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해당 공습에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 2발과 kh-59 유도미사일 1발을 사용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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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때린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핵 보복’ 시사

미국산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때린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핵 보복’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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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에이태큼스 6발 러시아 브랸스크 공격
사정거리 내 격전지 쿠르스크 내 1만여 북한군
확전 우려 커지며 동북아 긴장감 팽팽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가격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해당 미사일로 타격을 허용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감행한 첫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전쟁 발발 1,000일 만의 일이다. 국제사회 내 확전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역시 전쟁의 사정거리 안에 놓였다.

러시아, 핵 교리 수정으로 보복 시사

19일(현지 시각)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오전 3시 25분 적군(우크라이나군)이 6발의 탄도미사일로 브랸스크 지역 내 한 시설을 공격했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정보에 따르면 미국산 에이태큼스 전술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판치르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미사일 5발을 격추했고, 1발은 손상시켰다”며 “파편이 인근 군사 시설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이에 따른 사상자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 또한 우크라이나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기 위해 에이태큼스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공격은 브랸스크 지역의 한 시설에 대해 수행됐고,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다만 군 공식 성명에서는 에이태큼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카라체프 근처 시설에 대한 공습만 보고된 상태”며 “사용된 무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러시아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자국의 새로운 핵 교리인 ‘핵 억제 분야 국가 정책 기초’ 승인 법령에 최종 서명하면서다. 새로운 법령에 따르면 비(非)핵보유국이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러시아는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두 나라 모두 핵무기로 보복 공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계속 감행하면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에도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17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거리가 300㎞에 이르는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도록 허가한 바 있다. 그간 미국은 러시아를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사거리가 짧은 구형 에이태큼스 미사일만 우크라이나에 공급해 왔다. 올해 4월부터는 신형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보급했지만, 이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만은 줄곧 금지해 왔다.

미국 “예상했던 일, 핵 태세 조정 계획 없다”

국제사회는 확전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푸틴 대통령의 핵 교리 수정으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문턱이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번 핵 교리 개정과 관련해 “최근 국제 정세와 국경 주변의 긴장 고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핵 강대국 및 나토 군사 인프라가 우리 국경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을 고려할 때 핵 교리와 핵억제 정책을 모두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에이태큼스 러시아 영토 공격과 핵 교리 개정이 관련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은 이같은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을 비난하면서도 자국의 핵 태세를 조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에 놀라지 않는다”라면서 “러시아는 지난 몇 주 동안 핵 교리를 개정한다는 신호를 보내왔고, 이는 우리가 이전에 보았던 것과 똑같이 무책임한 수사(rhetoric)”라고 일갈했다. 같은 날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역시 러시아의 개정된 핵 교리 승인 발표에 대해 놀라지 않았다며 이에 대응해 핵 태세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의 측근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을 승인했다는 보도에 대해 “제3차 대전을 시작하려는 것이냐”라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하원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확전 사다리’의 또 다른 단계이며,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 아버지가 평화를 이루고 생명을 구할 기회가 오기도 전에 군산복합체(바이든 행정부)가 제3차 세계대전을 앞당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에이태큼스 사정권에 든 북한군 전투 지역

동북아시아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됐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자칫 한국까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릴 위기에 놓인 것이다. 북한군의 파병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던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검토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1만여 북한군 병력이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돼 전투에 참여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은 현재 우크라이나 군에 점령된 상태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에이태큼스를 발사할 경우 사정거리 내에 위치한다.

정부는 전황의 변화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가능하다는 방침은 세웠지만, 실제로 실행될 경우 확전을 부추긴다는 우려를 외면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북한 파병을 기회로 한반도의 전쟁을 획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3차 세계대전 불씨를 한반도에 가져오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북한군 전장 투입이 공식화한 후에도 정부의 정책 결정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취임으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라고 강조하며 “취임 후 24시간 이내에 종전을 끌어낼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와 관련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말한 24시간 내 종전은 비현실적인 얘기지만, 어쨌든 조속한 시일 내 종전을 추구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태”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외교 유산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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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자마자 다시 한국행, '무비자'라더니 中 입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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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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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완치 증명 요구, 입국 거부 상황 발생
‘입국 목적 불분명’ 무비자 입국 거부 사례도
주중대사관 "목적·일정 상세 설명해야"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중국이 한국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가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입국이 거부당하는 속출하고 있다. 외교 당국은 입국 목적이나 체류 일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결핵 완치’ 입증 못해 입국 거부

20일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국인 A씨는 중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당했다. A씨는 수년 전 중국에서 결핵 확진 판정을 받은 이력이 있는데, 이번 중국 입국 과정에서 결핵이 완치됐음을 입증하지 못해 입국이 불허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대사관은 "결핵 완치의 증명 방법은 관계기관들과 협의해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입국 목적이 불분명할 경우에도 무비자 입국이 거부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국 목적 불분명'은 한국이나 미국 등 세계 각국이 불법체류나 범죄 등 가능성을 우려해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때 적용해 온 사유다. 주중대사관에 따르면 한국 국민이 내년 말까지 중국에 15일 이내 일정으로 비자 발급 없이 갈 수 있는 입국 목적은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 △경유 등인데, 중국 당국이 무비자로 도착한 한국인의 입국 목적이 이 범위를 벗어나거나 명확하지 않다고 볼 경우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中 비판 유튜버도 '거절'

실제 무비자 입국 조치 이후 다른 한국 국민이 입국 목적 불분명으로 중국 공항에서 발걸음을 돌린 사례도 있다. 한국인 B씨는 지난 주말 중국에 입국하려다 거부 당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중국 당국은 B씨의 입국 거부 사유를 주중대사관에 별도로 통보하지 않았으나 B씨가 유튜브 등을 통해 중국의 정치 체제를 비판한 전력이 있는 사실을 포착하고 입국을 거부한 것으로 외교 소식통은 보고 있다. 중국은 체제 비판자나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입국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 입국을 거부하는 경우가 믾다.

대사관은 무비자 입국 시에는 입국 목적과 체류 계획을 명확히 설명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숙소와 지인 연락처 등도 준비하고, 입국 후에는 주숙등기 절차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 조치는 내년 말까지 계속되는 만큼 한국과 중국 간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지만,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더라도 입국 거부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비자 훈풍에 모처럼 웃고 있는 여행업계 '비상'

이에 국내 여행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이 사상 첫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뒤 중국을 찾는 관광객이 2배가량 급증하고 있는 와중에 브레이크가 걸렸기 때문이다. 여행업체 트립닷컴은 11월 2~8일 한국발 중국행 항공권 예약이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 증가했다고 밝혔다. 패키지 예약도 크게 늘었다. 인터파크트리플에 따르면 11월 초 중국 패키지 예약 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91% 증가했고 예약 인원도 6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중국 비자는 까다로운 발급 절차와 통상 10만원이 넘는 대행수수료 등으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사업이나 관광 목적은 최대 15일간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게 되면서 일본처럼 부담 없이 가는 여행지가 됐다는 평가다.

더욱이 올해 들어 중국여행 수요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국내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3분기 실적을 보면 패키지 관광객의 중국 비중이 16%에 달했다. 전년 동기보다 112% 증가한 수치다. 하나투어 측은 "전국 장년층 계모임에서 '장가계 안 가본 사람이 없다' 할 정도로 패키지 여행의 대명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여행 업계는 이번 입국 거부 사례 등이 예약 축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정책이 나오면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와중에 입국 거부자가 연이어 발생해 예약 건수가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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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 강조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자유무역 토대 닦은 WTO엔 위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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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자리 지키기”에 러스트 벨트 환호
1기 행정부 WTO 주요 기능 마비시키기도
보호무역 성공 사례 드물어, 성패에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재입성을 앞두고 자유무역주의의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기조가 보호무역주의인 탓이다. 분쟁 해결 등 기능 정상화에 한창인 세계무역기구(WTO)는 이와 같은 국제사회 분위기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미국 WTO 탈퇴 가능성 대두

19일 외교계에 따르면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WTO의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국가와 양자·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자유무역의 가치를 강조해 온 미국의 태도 변화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시발점은 자유무역주의를 ‘악’으로 칭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에는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민들의 열렬한 지지가 영향을 미쳤다. 미국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을 일컫는 러스트 벨트는 1970년대 이후 자유무역주의 체제 하에 점차 쇠락의 길을 걸었다. 대표적으로로 밀워키 인근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 폐쇄를 꼽을 수 있다. 85년간 자리를 지키며 지역 경제를 지탱해 온 해당 공장은 지난 2008년 경영 악화로 문을 닫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지로 밀워키를 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동맹국은 수년간 우리를 이용했다”면서 “우리는 일자리를, 수익을 잃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들이 모든 것을 얻는 동안 우리의 사업은 몰살됐다”며 “더는 그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약탈하는 것을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러스트 벨트의 지지자들은 환호했고, 그들의 지지는 트럼프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체제에서 보호무역주의는 핵심 기조다. 이 때문에 자유무역주의 기반의 세계 통상 질서를 구축한 WTO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에도 WTO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불공정한 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하며 주요 기능을 마비시킨 바 있다. 일례로 2017년 미국은 WTO의 상소 기구에서 심리를 하는 상소위원의 선임을 거부했고, 새 위원이 채워지지 않은 WTO 상소 기구는 2019년 말부터 분쟁 해결 기능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이 WTO를 탈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상무부 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는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낸 기고문에서 “미국 무역 적자의 진범은 WTO”라고 말하며 미국의 무역 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보편관세 아이디어는 미국의 WTO 탈퇴를 강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다른 회원국들에 1조 달러(약 1,392조원)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스 전 장관의 말에 따르면 WTO의 창립을 주도한 미국이 이제는 WTO의 존폐를 판가름할 위치에 선 셈이다.

뚜렷한 기능·성과 없이 표류 중인 WTO

WTO의 첫 다자간 무역 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 합의가 오랫동안 성과를 보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WTO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요소다. 도하개발어젠다는 농산물, 서비스, 비농산물 분야의 시장개방 문제를 비롯해 보조금 및 지역협정에 관한 투자 및 정부조달투명성에 이르는 국제무역의 주요 현안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분야에서 2008년 협상이 결렬된 이후 거의 진전되지 못한 상태다.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 패키지로 일정 부분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마저 일부 국가에서 반발하면서 사실상 계획 작업이 중단됐다.

이같은 위기 속에서 WTO는 일부 무역 현안에 적극적인 국가끼리 복수국간 협정을 주도하고 나섰다. 복수국간 협정이란 특정 분야에 참여를 원하는 WTO 일부 가맹국들끼리의 무역자유화 협정으로, 최혜국대우 관세를 낮추는 동시에 특혜원산지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WTO는 이를 통해 행정 비용을 절감하고 세계 무역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도 201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힘을 잃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논의하는 환경상품협정(EGA)이 좌초되면서다. 당시 EGA는 2016년 연내 타결이 유력했으나, 다자무역에 회의적인 트럼프 당시 후보가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WTO는 이처럼 자유무역주의가 위협받는 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지난 4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관세 주장과 관련해 “무역 상대국의 보복을 촉발하면서 거래 당사국 양측 모두 실패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렇게 하면(보편관세를 도입하면) 다른 교역국들도 미국의 관세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비슷한 종류의 관세를 부과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에는 무역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뒤집는 무질서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패에서 배우거나, 과거를 반복하거나

미국의 셈법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역사에서 미국은 보호무역을 외치다 실패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주로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주도한 그간의 보호무역은 안으로는 선거와 같은 정치적 의도와 결합해 혼란을 가져왔고, 밖으로는 패권 경쟁으로 심화하며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가장 먼저 1930년대 대공황을 꼽을 수 있다. 1929년 미국의 생산이 급감하고 실업이 급증하는 등 내수 기반이 붕괴하자, 미국 기업들은 정부에 수입을 제한할 것을 촉구했다. 허버트 후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상원 재정위원장 리드 스무트 등이 제안한 스무트 홀리법에 서명했고, 이를 바탕으로 2만여 종류 수입품에 평균 59%의 높은 관세가 부과됐다.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주요 교역 상대국들은 즉각 관세 보복에 나섰다. 결국 높은 무역장벽을 넘지 못한 미국의 수출은 60% 넘게 급감했고, 실업률은 1933년 24.9%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당선인과 가장 유사한 보호무역 정책을 펼친 인물은 조지 워커 부시 전 대통령(2001~2009년 집권)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쌍둥이 적자(경상·재정수지 적자) 타개책으로 무역분쟁을 동원했다. 긴급수입제한조처(세이프가드)를 발동해 수입 철강 제품에 8~30% 관세를 부과하는 식이다. 그러나 관세 폭탄의 경제적 효과는 미미했고, 유럽과 일본의 제소로 WTO는 미국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결국 부시 행정부가 세이프가드를 즉각 철회함으로써 무역 전쟁도 소득 없이 막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가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과 맞물려 양보할 수 없는 싸움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일구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관세 부과로 중국의 첨단산업을 묶어두는 동시에 금리 인상을 통해 빚 많은 중국 기업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과거의 실패에서 배운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중국과의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남중국해 문제를 양해해 주는 대신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나 위안화 절상 등을 받는 ‘빅딜’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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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폭탄 무섭다" 중국 증시에서 등 돌리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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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요 ETF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 발생
美 증시는 글로벌 자금 끌어모아
트럼프 '관세 장벽'에서 기인한 변화, 中 활로 어디에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기록적인 규모의 자금 유출이 관찰됐다. 중국의 어두운 경제 성장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국 관세 압박 등 악재가 누적되며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면받는 中 ETF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중국 라지캡 ETF(티커명 FXI)에서는 지난주에 9억8,400만 달러(약 1조3,2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FXI는 FTSE 중국 5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중국 ETF로 이날 기준 순자산총액(AUM)이 83억 달러에 달한다. 징둥닷컴, 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스 CSI 차이나 인터넷 ETF(KWEB)에서도 같은 기간 7억1,000만 달러(약 9,875억3,900만원)가 빠져나갔다.

대규모 자금 유출의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몇 주간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소비자 지출을 효과적으로 증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냈다”며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내각 인사들이 예고한 미국의 추가 관세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도 중국 증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중국 주식에 대한 의견을 '비중 축소'로 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MSCI 중국 지수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MSCI 차이나 지수는 10월 기록한 연고점(10월 7일·7803.05) 대비 15.74% 하락해 이날 6574.97에 마감했다.

美 증시에는 '뭉칫돈'

중국 증시에서 자금이 줄줄이 유출되는 반면, 미국 증시에는 오히려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금융리서치 회사인 EPFR 자료를 활용해 지난 7~13일 미국 ETF 및 뮤추얼펀드에 약 560억 달러(약 77조8,900억원)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큰 주간 기록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은 특히 금융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은행을 비롯한 각종 금융회사의 자금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한 것이다. 7~13일 금융 관련 ETF에 유입된 금액만 40억 달러(약 5조5,600억원) 이상이다.

미국 중·소형주 투자 흐름도 거세다. 차후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 Fed)의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 중·소형주에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지수형 ETF 중 중·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아이셰어즈 러셀2000’(IWM)에는 같은 기간 55억5,320만 달러(약 7조7,200억원)가 몰렸다. 이는 주간 기준 최대 순유입액이다.

중국의 '관세 장벽' 대응책은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업계는 중국이 내놓을 대(對)중국 '관세 폭탄' 대응책에 주목하고 있다. 현시점 중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대응 수단으로는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매도가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중국이 보유한 7,340억 달러(약 1,020조9,200억원) 규모의 미국 국채 대부분을 처분할 경우 글로벌 금융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한꺼번에 매도할 경우, 채권 시장에 공급량이 늘어 국채 가격이 내려가고 수익률(금리)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된다.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시중금리가 치솟아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이 핵심 광물 수출 제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흑연의 수출을 통제 중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중요 원자재 약 20종의 주 생산국이기 때문에 (반격 수단으로)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이 풍부하다"며 "다만 무역 상대국들이 중국을 신뢰할 수 있는 공급처로 여기지 않고 공급망 다각화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벌어진 이후 '반(反)외국제재법',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등 새로운 법과 규정을 도입,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기업이나 개인에 제재를 가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트럼프 집권 1기 무역전쟁 때는 미국에 허를 찔렸지만, 지난 8년 동안 외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관련 법률을 정비하는 등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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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앞두고 미국 눈치 보기 끝낸 브라질, 중국과 경제 협력 맞손

‘트럼프 2기’ 앞두고 미국 눈치 보기 끝낸 브라질, 중국과 경제 협력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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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브라질 국빈 방문, 정상회담 예정
‘녹색 에너지 성장’ 정책 기조 유사
중국, ‘미국 뒷마당’ 내 영향력 확대 박차
지난해 4월 중국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리창 중국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중국 국무원

그간 등거리 외교 노선을 취해 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과의 밀착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둔 시점에 벌어진 일로, 국제사회는 미국이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 질서를 약화시키려는 중국은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중국·브라질 수교 50년, ‘허니문’ 도래

17일(현지 시각)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은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다자 협력 목표를 좌절시킬 공산이 크다”면서 “다만 룰라 대통령에게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관계라는 위안거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주재 전 브라질 대사 또한 “중국과 브라질의 관계는 무역을 넘어 ‘허니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양국의 관계가 매우 우호적이라는 의미다.

룰라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한 시 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있다. 브라질과 중국의 수교가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식료품부터 인공위성에 수십 개의 무역 및 협력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대선 과정에서 룰라 대통령은 “해리스가 승리하면 미국의 민주주의가 훨씬 더 안전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등의 발언을 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브라질의 균형추를 중국으로 옮겨가게 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근 중국이 기술, 산업, 녹색 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브라질의 중국 밀착을 가속하는 요인이다. 자동차공장 노동자 출신인 룰라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브라질의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중국이 지난해 브라질에 투자한 자금의 72%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입됐을 정도로 중국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룰라 대통령의 정책 기조는 맞아떨어진다.

중국 입장에서도 브라질은 우군으로 확보해야 할 대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중국은 수출 시장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으로, 세계 9위 경제 대국인 브라질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 도착해 G20 정상회의 및 브라질 국빈 방문을 시작한 시 주석은 성명을 통해 “과거 4차례의 브라질 방문을 통해 30년간의 발전상을 직접 봤다”며 “중국과 브라질은 뜻을 같이하는 좋은 친구이자, 서로 협력하는 좋은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구 동·반구의 양대 개발도상국인 양국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뜻을 같이한다”면서 “최근 몇 년간 양국의 실용적 협력이 하나둘 결실을 봤고, 인문학적 협력과 전통적 우정이 새로운 활력으로 거듭났다”고 덧붙였다.

브라질과의 수교 50주년을 맞은 소회도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는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서 있다”며 “룰라 대통령과 양국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방문이 양국의 전략적 교류와 협력을 심화해 앞으로의 ‘황금 50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10월 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BRICS 정상회의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가운뎃줄 왼쪽 첫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16회 BRICS 정상회의 홈페이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중국?

국제사회는 양국의 관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초 취임한 룰라 대통령은 그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관계를 모색하는 외교 노선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참여를 거부한 일을 꼽을 수 있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구상한 외교술로, 아프리카와 유럽,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의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통해 육·해상 실크로드를 재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셀소 아모림 브라질 국제문제 특별고문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투자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일대일로 불참 결정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일대일로를 중국의 세력 확장 전략으로 간주, 우방국들의 참여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브라질은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사업 참여에 따른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국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경로가 무엇인지 정말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브라질은 모호한 외교적 태도를 고수해 왔다. 다만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늘리는 방식으로 실익을 도모했다. 먼저 지난 6월에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달러를 거치지 않고 양국 통화로 결제하는 협약을 맺었다. 중국에 콩과 철광석, 석유 등 원자재를 수출하는 브라질은 이 과정에서 달러화에 드는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TS롬바드에 따르면 중국 내 브라질 제품 수요가 10% 증가할 경우 브라질의 2025년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은 2%에서 2.6%로 오를 전망이다.

남아메리카 지정학적 가치 최대한 활용

이런 가운데 중국 기업의 브라질 진출도 잇따랐다. 지난 2021년 폐쇄된 포드 자동차 브라질 공장을 인수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 비야디(BYD), 2025년 남미 공장 신설 계획을 밝힌 장성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시아 화 셩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 교수는 “오늘날 브라질과 중국의 관계는 5년 전, 10년 전보다 훨씬 공고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촉발된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양국의 관계가 한층 끈끈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이같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브라질은 물론 미국과 인접한 남아메리카 국가들에서 공통으로 포착된 현상이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세계 2위 구리 수출국인 페루를 비롯해 칠레, 아르헨티나 등이 중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 됐고, 미국은 이 지역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실제로 페루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량 격차는 트럼프 집권 1기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점차 벌어져 지난해 163억 달러(약 22조8,300억원)까지 확대됐다.

시 주석 또한 중남미 국가와의 경제 연대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중국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중남미 국가들과 손잡고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 질서를 약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나아가 남아메리카의 지정학적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리싱 광둥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남아메리카의) 전략적 가치는 미국의 뒷마당이라는 점”이라고 짚으며 “이는 중국이 인도·태평양 일대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견제하는 동시에 무역전쟁의 위험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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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알루미늄 세제 혜택' 폐지로 무역 분쟁 대응

中, '알루미늄 세제 혜택' 폐지로 무역 분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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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10년간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세제 혜택
지난 15일 돌연 알루미늄·구리 등 세금 환급 폐지
美·EU "사실상 보조금" 비판, 대중국 규제 강화

중국 정부가 알루미늄 산업 보호를 위해 유지했던 세금 환급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하루 만에 5% 이상 급등했다. 고관세 정책을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를 앞두고 무역분쟁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했던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중국산 알루미늄의 공급 감소로 가격이 더욱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中 세제 혜택 폐지에 알루미늄 가격 급등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약세를 보여온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 흐름으로 돌아섰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현물은 톤(t)당 2,641달러(약 367만원)로 전날 2,504달러보다 5.5%나 급등했다. 알루미늄 선물의 경우 8.5%까지 급등했다. 최근까지 알루미늄 가격은 중국 경기 부양책의 규모와 범위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인한 달러 강세 영향으로 미 대선 직후인 지난 7일 이후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중단 조치가 가격의 반등을 야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재무부는 오는 12월부터 알루미늄과 구리 등에 적용해 온 최대 13%의 세금 환급 혜택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정제유·태양광·배터리·비금속 광물 제품에 대한 세금 환급도 축소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단기적으로는 중국산 알루미늄 공급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1위 기업 중국알루미늄공사를 비롯한 중국 기업의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알루미늄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의 세제 혜택 폐지 소식이 전해진 지난 15일 미국 최대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82% 오른 44.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센추리 알루미늄도 7.1% 급등했다. 중국 정부의 세제 혜택 폐지와 미국의 잠재적 관세 인상으로 중국의 알루미늄 수출이 위축되고, 미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복귀 앞두고 분쟁 완화 의도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세제 혜택 폐지의 배경으로 알루미늄 가격의 불안정성을 지목한다. 지난 17일 중국 비철금속협회는 "최근의 산화알루미늄(알루미나) 가격이 투기 자본에 의해 급등하고 있다"며 "급격한 가격 변동은 산업 전반에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큰 상승 이후에는 큰 하락이 뒤따르는 만큼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알루미나 가격은 1,000 위안 이상 상승해 톤당 5,400 위안(약 104만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복귀에 대응해 국제 무역 분쟁을 완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10년간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400% 늘렸다. 이에 당시 글로벌 업계에선 사실상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막대한 보조금을 토대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수출 공세를 강화할 수 있었고 현재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지난 8월에만 369만 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했고 오늘 12월에는 372만 톤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미국 등 주요국들은 중국산 알루미늄의 공급 과잉에 강력한 수출 규제로 대응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 8월부터 미국에서 팔리는 중국 전기차에 매겨지는 관세를 25%에서 100%로 인상했다. 반도체와 태양광 셀 관세는 기존 25%에서 50%로, 배터리와 철광·알루미늄도 각각 7.5%, 0~7.5%에서 25%로 인상했다. 캐나다도 동맹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지난 9월 중국산 전기차에 100%, 알루미늄과 철강에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 中 전기차에 최고 45.3% 관세 부과

유럽(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유럽위원회(EC)는 27개 회원국의 투표를 거쳐 기존 관세 10%에 추가 관세를 최고 35.3%포인트 더하는 관세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같은 중국산이라도 테슬라 전기차는 17.8%, EU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상하이자동차 전기차 등에는 최고 45.3%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상계관세 결정은 중국이 자국산 전기차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EU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상계 관세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제6조'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에 따른 조치로 수출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지급한 보조금이나 장려금을 상쇄하기 위해 수입국이 부과하는 특별관세를 말한다. 주로 보조금 지급으로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입국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볼 우려가 있을 때 보조금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이에 중국은 EU 회원국에 유럽산 유제품·술·돼지고기·자동차 부품 등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맞서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중국은 EU의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보호무역주의 방식과 중국 전기차에 부과하는 반보조금 관세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EU의 보호주의 관행은 WTO의 규칙을 위반하고 정상적인 국제 무역 질서를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6월 말부터 EU와의 협의를 성실히 해 왔다"며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EU의 정치적 의지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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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봉인 해제 “전황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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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우크라에 ATACMS 사용 허가
北에 '병력 더 보내면 안 된다' 메시지
트럼프 취임 앞두고 중대한 정책 전환
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인 장거리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사진=록히드마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미국산 미사일을 러시아 영토 내부까지 공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해당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인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 공격에 쓰일 수 있다. 당장 러시아에 위헙을 가하는 것을 넘어 확전 위험까지 키운 노선 변경이란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美 장거리 미사일 사용 승인

1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지대지 미사일로 러시아 내부에 있는 표적을 공격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ATACMS 미사일이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을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50마일(약 80km)인 ‘고성능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까지만 사용을 허가해 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두 달 앞두고 정책 변경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ATACMS 사용을 허가한 이유는 러시아가 전쟁에 북한군을 투입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자들은 “ATACMS가 전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이번 정책 전환의 목표 중 하나는 북한에 ‘병력을 더 보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게티이미지뱅크

러 "3차대전 이어질 수도" 경고

다만 이번 장거리 미사일 사용 승인이 러시아의 보복 조치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고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상태다. 안드레이 클리샤스 러시아 상원의원은 미 발표 당일 텔레그램을 통해 "서방은 우크라이나 국가 지위가 하루아침에 완전히 파괴될 수 있는 수준의 확전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의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부위원장도 "러시아의 대응이 즉각적일 것"이라며 "3차 세계대전의 시작으로 향하는 큰 걸음"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러시아의 반응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층 더 격화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더욱 부각시킨다. 앞서 지난 9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어린이 병원을 겨냥한 러시아의 폭격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한 해제 조치를 허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 측은 핵무기 카드를 꺼내며 거듭 확전을 경고해 왔다. 당시 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두마) 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장거리 서방 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한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더 강력하고 파괴적인 무기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군은 외부 지원 없이 서방에서 공급한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며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런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는 문제가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국가들이 군사적 갈등에 직접 개입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공습을 허용하는 결정이 내려진다면 “모스크바는 우리에게 가해질 위협에 대응하여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보복공격이나 응전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나토 동맹국 등 관련국들이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에 대해 반대해 온 이유도 러시아 측의 보복 가능성과 맥을 같이한다. 미국과 대다수 나토 동맹국은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러-우 전쟁은 조기 종식보다는 전선의 확대와 관련국들의 연쇄적 연루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와 부담감, 그리고 확전에 따른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군 파병으로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가해 얻는 장점이 확전 위험보다 크고,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지 못하면 러시아가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을 제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더 커진 전쟁 이어받나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실 (Atlantic Council)의 국방 전문가 알렉스 플리차스(Alex Plitsas)는 "우크라이나군은 그동안 러시아군의 장거리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는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플리차스 연구원은 "미국의 지원이 너무 늦었다는 점은 아쉽다"며 "ATACMS를 비롯해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 하이마스(HIMARS), 브래들리 장갑차, 에이브럼스 탱크, F-16 전투기 등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무기들이 훨씬 더 일찍 제공됐다면 전쟁의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Radosław Sikorski)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번 결정을 "북한군의 전쟁 참전과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대한 푸틴 대통령이 이해하는 언어로 대응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게 되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어받을 전쟁의 무게가 더 중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뒤집을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재정 및 군사 지원 규모를 비판해 왔으며, 전쟁을 빨리 끝내겠다고 수차례 다짐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미국의 정책 기조가 유지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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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TSMC에 9.2조원 반도체 보조금 지급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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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공장 건설' TSMC에 지원 확정
최대 50억 달러 규모 저리 대출도 제공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마무리 속도
사진=TSMC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지급할 반도체 지원금을 확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반도체 보조금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의 다급함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TSMC에 반도체법 보조금 직접 수여

15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상무부가 TSMC 자회사인 TSMC애리조나에 반도체지원법(CHIPS Act·칩스법)의 제조 시설을 위한 보조금 프로그램에 따라 최대 66억 달러(약 9조2,000억원)의 직접 자금을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칩스법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계약이 법적 구속력을 갖추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백악관은 직접 지원 외에 칩스법에 따라 제공되는 750억 달러(약 104조7,000억원) 규모 대출 권한 중 최대 50억 달러(약 7조원)의 저리 대출을 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650억 달러(약 90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첨단 공장 3곳을 건설하겠다는 TSMC 계획을 뒷받침하는 조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앞두고 '고삐'

칩스법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함께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약 54조5,000억원),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 달러(약 18조4,000억원) 등 527억 달러(약 73조6,000억원)를 5년 동안 지원하는 제도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으로 몇 주간 더 많은 보조금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의 이번 발표가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다급함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마련한 각종 법안을 폐지하거나 되돌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칩스법의 존립조차 위태롭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를 앞두고 유명 팟캐스트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The Joe Rogan Experience)’에 출연해 칩스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산업 구축을 위한 방안으로서 칩스법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며 “단 10센트도 지불할 필요 없이 관세 부과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세율을 충분히 높게 설정하면 반도체 기업이 자발적으로 미국에 진출해 생산할 것이라는 논리다.

칩스법, 트럼프 마음대로 폐기할 수 있나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단독으로 이를 폐지할 수는 없다. 칩스법은 연방법이어서 폐지나 개정을 위해서는 연방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백악관과 의회를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 스위프(Red Sweep)'가 확정된 상황이란 점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변수는 칩스법 시행으로 혜택을 본 지역 중 테네시·인디애나·텍사스 등 다수가 공화당 텃밭이란 점이다. 지역 일자리와 경제가 걸려 있는 만큼 해당 주의 공화당 의원들이 법 폐지에 반대할 수 있다. 컨설팅 기업 제이골드어소시에이츠(J.Gold Associates)의 잭 골드 대표 애널리스트는 “해당 지역에 들어갈 막대한 자금과 창출될 일자리 수를 고려할 때, 공화당 의원이 칩스법 폐지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법안을 철회하려고 하면 공화당 의원이 나서 ‘이 예산은 이미 지출된 것이다. 우리 유권자에게서 해당 예산을 뺏어갈 수 없다’고 저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변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해결책인 관세다. 골드 애널리스트는 관세가 페널티인 반면 칩스법은 인센티브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인센티브가 페널티보다 항상 효과적"이라며 "인센티브가 목표를 달성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데 있어 더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순 있겠으나,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트럼프는 20% 관세를 부과하면 모두가 미국으로 달려와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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