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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한우 소비량 늘리기 위해 한우 연중 20% 할인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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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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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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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 도매가 하락으로 인한 농가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농협에서 판매되는 한우에 연중 20% 할인 행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도매가격이 크게 하락해 평년보다 낮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농가 수익에 큰 타격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매 가격이 크게 바뀌지 않아 한우 소비량은 정체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도매가 내렸는데 왜 한우 소비도 줄어들었을까?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소 사육 마릿수는 점차 늘어 올해 358만 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공급물량 증가로 한우 도매가격은 추세적 하락 국면에 돌입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제공하는 한우의 전국 경매시장 평균 가격은 13일 정부 발표 후 추가로 급락해 1kg당 14,522원에서 3,521원이 내렸다. 가장 가격대가 높은 1++A마저도 17,366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난 2022년 3월에 24,691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0% 이상 하락했다.

도매가가 계속 내려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우 소비도 함께 줄고 있는 이유는 소고기의 소비자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만나는 가격은 한우 등심 기준 1kg당 98,590원으로 1년 전의 112,490원에 비해 12.3%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농가와 소비자 간의 체감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소비자 가격이 함께 내려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복잡한 유통과정을 꼽는다. 보통 한우 유통 과정은 '생산자-우시장-공판장(도축장)-중간도매상-도매상-유통업체-소비자'로 6~8단계를 거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소매 가격 중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등심 기준으로 54.0%에 달한다. 한우 가격이 30% 이상 하락했지만, 유통과정에서 도축비, 인건비, 물류비가 20% 이상 상승하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가격은 크게 하락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복잡한 유통과정 탓에 현지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인, 이른바 이중 가격 구조가 고착화되어 버린 것이다.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한우 가격 폭락, 수출과 마트 가격 할인으로 대응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의 도매가격 폭락이 물량 과다 탓이라고 판단하고, 수출과 마트 가격 할인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출 길이 사실상 막혀있었던 한우의 검역 문제를 해결해 작년 44톤에 그쳤던 수출을 올해는 200톤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올해 추가 공급이 예상되는 24,000톤에 대한 수요 창출에 대해서는 적절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안은 유통과정의 가격 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협 직판장인 하나로 마트에서 일괄 20% 할인된 가격에 한우를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로 마트에서 가격을 인하할 경우, 경쟁 업체들도 대안 없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기반한다.

마트 가격 할인으로 물량 소화 가능할까?

유통업계 관계자는 산지 한우 출하 물량에 대기량이 많아 2025년 초까지도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구제역' 등의 돌발 변수가 없는 한 가격 하락세를 막을 방법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농가에서도 정부가 수매 해주지 않는 이상 농가 소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복잡한 유통과정을 해결하지 않고는 현지 가격과 소비자 가격이 크게 차이 나는 이원 구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커머스 등을 통해 유통과정 최소화를 하지 않는 이상 단순히 일시적인 공급과잉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될 수도 있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농협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축산물 유통·공급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관계자는 "유통망을 쥐고 있는 농협이 문제의 원인인데, 농협더러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면 말이 되느냐"며 "단순히 하나로 마트에서 20% 가격 할인 이벤트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외부 집단이 들어와 농협이 쥐고 있는 국내 축산업 유통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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