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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중국의 '일대일로'가 조코위 대통령의 업적을 견고하게 만든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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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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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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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73억 달러 규모의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개통 예정 
조코위 대통령이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통해 이뤄낸 BRI 사례 
개발도상국들 간의 BRI 투자 유치 경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

[동아시아포럼]은 EAST ASIA FORUM에서 전하는 동아시아 정책 동향을 담았습니다. EAST ASIA FORUM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Australia National University) 크로퍼드 공공정책대학(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 산하의 공공정책과 관련된 정치, 경제, 비즈니스, 법률, 안보,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분석 플랫폼입니다. 저희 폴리시코리아(The Policy Korea)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4개사와 중국 국영기업 5개사의 합작회사인 '인도네시아-중국 고속철도 유한공사(PT Kereta Sepat Indonesia-China)'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인 반둥까지 30분 만에 연결되는 고속철도를 건설했다. 코로나19, 군부의 반대, 토지 취득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4년이나 지였됐던 고속철도 개통은 애초 55억 달러(약 7조2,292억원)의 가격이 44% 상승한 후에야 실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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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ast Asia Forum

중국의 일대일로(BRI) 구상, 인프라 투자 이상의 의미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경제 대국이자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다. 자카르타에 주요 인프라와 엔지니어링 시스템의 일부에 '중국 표준'을 적용하기로 한 결정은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BRI) 구상을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 중국이 제공할 수 있는 대안적 개발 패러다임과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제3국가 및 저개발국가)'가 활용할 수 있는 지식 이전 사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은 BRI를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철도, 고속도로, 공항 등의 건설을 목표로 하는 인프라 투자 이니셔티브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학자들은 BRI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BRI는 주변 국가들을 '허브 앤 스포크 모델(Hub and Spoke model)' 기반으로 통합하려는 중국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은 허브(연결점)를 기준으로 두고, 스포크(가지)를 여러 개 만들어 비즈니스 체인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주로 항공·물류 산업에서 쓰이는 전략이다. BRI는 조작된 지연, 재정적 압박, 불투명성, 비환경적인 요소 등이 뒤섞인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BRI가 많은 개발도상국들에 별다른 조건 없이 대규모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BRI 투자를 활용해 왔다. 자카르타-반둥 간 고속철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전념하는 지도자로서의 레거시를 확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유력 여론조사기관인 사이풀 무자니 리서치 앤 컨설팅(Saiful Mujani Research and Consulting)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5월 기준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80%를 넘어섰다.

BRI는 '양날의 검', 기대했던 경제 효과 없으면 빚으로 남아

조코위 대통령은 2014년 집권 이후부터 줄곧 인프라 사업에 대한 확고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고속철도 및 기타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령과 국영기업의 역할 확대를 통해 예산과 행정적 제약을 극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코위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후임자에게 많은 과제를 남겼다. 2024년 인도네시아의 새 대통령이 수라바야 고속철도 연장계획 등의 미완성 인프라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지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2015년 인도네시아는 일본이 이미 1년 동안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프로젝트를 중국에 발주했다. 이 결정의 주된 배경에는 중국 정부와 조코위 대통령 간의 '딜'이 거론된다. 중국은 이례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 자금이나 정부 보증을 요청하지 않았고, B2B(기업간거래) 방식을 통해 인도네시아 주정부의 재정적 압박을 줄여 줬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일본보다 우수한 기술, 기능,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약속하는가 하면, 2019년까지 철도를 완공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금리를 3.4%에서 2%로 인하한 데 이어 고위 관료를 협상에 투입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성도 보였다. 이는 조코위의 재선 당선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지난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포럼'에 23개국 정상 중 한 명으로 참석했을 당시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코위 대통령에게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확대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성공적인 고속철도 적용 사례를 통해 라오스, 태국, 베트남 등의 국가들도 BRI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안보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동남아시아 지도자들에게 BRI는 정당성을 확보하고 경제발전을 확대할 수 있는 손쉬운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BRI 투자는 공짜가 아니다. 대규모 기반 시설 투자로 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투자금은 오롯이 빚으로 남는다. 미국 글로벌개발센터(CGD)에 따르면 BRI 참여국 중 23국이 중국에 대한 고금리 부채 상환 부담으로 파산 위기에 처했다. 최근 이탈리아 정부는 중국에 BRI 사업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식 통보했는데, 이는 중요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BRI의 경제적 효과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지금 시점에서 인도네시아 최초의 고속철도가 가져올 전반적인 경제발전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BRI가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투자임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중국이 인도네시아에 제시했던 '금리 인하'와 같은, 거부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할 경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BRI 투자를 위해 지속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조코위 대통령의 또 다른 업적으로 남았다. 인도네시아의 차기 지도자가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배척하고 싶다고 해도, 적어도 임기 기간에는 BRI 투자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원문의 저자는 호주 캔버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인문사회과학부에서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멍후 샤(Menghu Xi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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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후 샤(MengHu Xia)/출처=UNSW Canberra

Indonesia welcomed its first high-speed railway in October 2023, the first of its kind in Southeast Asia and a significant leap for Indonesia’s infrastructural development. The US$7.3 billion Jakarta-Bandung line, financed by Chinese banks and built with Chinese technology, reflects President Joko ‘Jokowi’ Widodo’s modernisation efforts as well as Beijing’s strategy to tighten relations with Belt and Road (BRI) recipient coun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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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 Kereta Cepat Indonesia China (Indonesia-China High-Speed Railways Limited), a joint venture between four Indonesian and five Chinese state-owned enterprises, built the high-speed line that connects Jakarta to Indonesia’s third-largest city, Bandung, in just 30 minutes. Its opening comes after a four-year delay and a 44 per cent increase in its initial US$5.5-billion price tag due to COVID-19, military opposition and complications in land acquisition.

Indonesia is the biggest economy and the most populous country in Southeast Asia. Jakarta’s decision to apply the ‘China Standard’ in a piece of critical infrastructure and engineering systems reflects well on the BRI. It demonstrates to others in Southeast Asia the alternative development paradigm China can offer and the sort of knowledge transfer available to the Global South.

China describes the BRI as an infrastructure investment initiative that aims to build railways, highways, airports and more to connect Asia, Europe and Africa. But scholars argue there may be more to it. The BRI likely reflects Chinese attempts to integrate neighbours into a hub-and-spoke type physical infrastructure framework. It also attracted criticisms due to a mix of manufactured delays, fiscal pressure, opacity and disregard for the environment.

Nonetheless the BRI offers many developing countries an alternative for development without much conditionality.

Jokowi has pragmatically capitalised on BRI investment to achieve his ambitions and win support from his electorate. The Jakarta-Bandung high-speed line is no exception and cements his legacy as a leader committed to major infrastructure projects. His job approval rating surpassed 80 per cent in May 2023 according to a poll conducted by Saiful Mujani Research and Consulting.

The Indonesian president has shown unwavering affection towards infrastructure since first coming to power in 2014. He pushed through budgetary and bureaucratic constraints through presidential decree and by expanding the role of state-owned enterprises in order to make high-speed rail and other projects a reality.

But Jokowi may leave much on the table for his successor next year. It remains unclear whether Indonesia’s new president in 2024 will continue unfinished infrastructure projects such as the extended railway to Surabaya.

Indonesia awarded this project to China over Japan in 2015 even though the latter had already conducted a year-long feasibility study. There were a few reasons behind the decision. China did not require any Indonesian government financing or a government guarantee and a business-to-business scheme was expected to reduce the financial pressure for the state government.

China also promised a superior transfer of technology, skills and operational know-how over Japan and proposed the completion of the railway by 2019 which ostensibly helped Jokowi win re-election in 2019. Beijing even cut the interest rate from 3.4 per cent to 2 per cent and signalled the project’s salience by sending high-level officials to negotiate.

Jokowi was one of the 23 heads of state or government who attended the Third Belt and Road Forum in Beijing in October 2023.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told Jokowi that his country is keen to expand cooperation with Indonesia. Others in the region like Laos, Thailand and Vietnam may further compete for good quality BRI investment after Indonesia’s successful application of the scheme to its railways. To many Southeast Asian leaders, the BRI remains an easy tool to build legitimacy and economic development despite security concerns.

How much welfare Indonesia’s first high-speed rail line brings to local communities and overall economic development remains to be seen. But this railway proved that the BRI remains relevant for many developing countries. Southeast Asia will continue vying for BRI investment if China offers good deals.

The project marks another win for Jokowi’s legacy and will almost certainly make Indonesia’s next leader more receptive to BRI investment during their presidency, even if they would prefer to hedge economic opportunities against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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