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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모태 '바이오 사업' 매각 초강수 “구조조정 본격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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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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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매각 추진
변동성 큰 사업 매각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
재무 구조 개선 기대↑
CJ제일제당 라이신/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분야 세계 1위인 바이오사업부를 매각한다. 예상 몸값은 6조원대로, 올해 나온 인수합병(M&A) 매물 중 최대 규모다. 바이오사업부는 그동안 식품 사업과 함께 회사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왔지만, CJ제일제당이 더 이상 이 분야의 퀀텀 점프가 어렵다고 판단해 시장에 내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바이오 사업부 매각 속도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인수 후보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가격이 6조원을 웃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인수 경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독일과 일본의 사료용 아미노산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를 못 버티고 대거 손을 떼면서 CJ제일제당은 기술력과 글로벌 판매망을 갖춘 글로벌 유일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며 “시장 내 입지가 탄탄하고 꾸준히 이익을 낸다는 점에서 PEF가 선호할 만한 매물”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와 달리 미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췄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무역 장벽이 강화되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평이다.

업황 따라 실적 부침, '선택과 집중' 결정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부문은 ‘햇반’, ‘비비고’ 등 식품사업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지만 설탕과 함께 회사를 글로벌 식음료 기업으로 키운 모태다. 일본 감미료사인 아지모노토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1963년 ‘미풍’으로 출시했던 MSG(글루탐산나트륨) 사업이 시초로, 1988년 인도네시아에 생산 기지를 설립하며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시장에 진출한 것이 도약의 계기가 됐다.

지난해 매출은 4조1,343억원으로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으며, 영업이익(2,513억원) 비중은 전체의 30%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조1,952억원, 영업이익 2,792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CJ제일제당이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데는 “그룹의 성장 정체 속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선택과 집중’을 위한 행보기도 하다. CJ그룹은 글로벌 확장 가능성과 미래 성장 잠재력 두 측면에서 모든 사업 부문의 존속 여부를 검토해 왔다. 이 가운데 바이오 사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CJ그룹 경영진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린 바이오 사업이 곡물 가격 등 원재료 시황과 육류 소비 수요에 따라 3~5년 주기로 실적 변화가 큰 ‘천수답 사업’이라는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사료용 아미노산 전체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라이신, 트립토판 등의 품목은 진입장벽도 그리 높지 않은 사업이다.

CJ제일제당 본사 전경/사진=CJ제일제당

자회사 경영 악화에 '몸살'

사업 매각설은 이전에도 있었다. 돈은 잘 안 벌리는데 대규모 투자지출은 줄일 수 없는 데다 빚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발간한 CJ그룹 분석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특히 미디어 부문에서의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M&A에 따른 투자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갈수록 심화하는 실적 부진은 그룹 전체의 수익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CJ ENM은 2022년 9,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북미 콘텐츠 제작사 ‘FIFTH SEASON’과 국내 자회사 티빙의 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연결기준 80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여기에 TV광고 매출 부진은 CJ ENM 실적 악화를 재촉했다. 캐쉬카우 역할을 했던 커머스사업 역시 TV홈쇼핑 시장 둔화, 경쟁심화 및 송출수수료 부담 확대 등으로 이익창출력이 다소 약화됐다.

올해 싱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CJ ENM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으나 이번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출 증대엔 프로야구 흥행 효과를 톡톡히 본 티빙의 기여가 컸지만, 시즌이 끝나자마자 이용자수가 절반가량 대폭 감소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등 제작비 부담으로 적자 폭 축소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선택과 집중이 언급될 정도로 본업인 식품사업도 녹록지 않다. CJ제일제당의 3분기 식품사업부문은 매출 2조9,721억원(-1.1%)과 영업이익 1,613억원(-31.1%)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내수 소비 부진 및 원가 부담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CJ피드앤케어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게 된 것도 실적 부진과 맞물려있다. 사료 제조·축산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는 지난해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올해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수익이 개선됐으나, 매출은 작년보다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현재까지 CJ피드앤케어에 대한 매각 결정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최소 1조원을 원하는 CJ제일제당 측과 원매자 간의 가격 괴리가 매각을 가로막고 있는 요소"라고 귀띔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도 두 차례 매각을 추진한 바 있으나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2019년엔 네덜란드 사료 기업인 뉴트레코와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격협상에 실패하며 최종 무산됐고, 2020년에는 적은 인수희망자로 인해 매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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