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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결제 전문 플랫폼 ‘스텝페이’를 운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스텝페이가 23억원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프라이머사제 파트너스가 리드하고 인포뱅크가 참여했으며 누적 투자유치금은 26억원이다. 이에 더해 스텝페이는 지난달 30일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의 지원 사업에 선발돼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스텝페이는 누구나 구독 서비스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구독 결제 전문 사스(S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모든 기능을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며 확장 가능한 앱스토어를 구축하는 등 유연하고 개방된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개발자는 수개월 걸리던 구독 서비스 개발 기간을 단 1주일 이내까지 줄일 수 있고 비개발자는 복잡한 코딩 없이 클릭만으로 구독 스토어를 30분 만에 오픈할 수 있다. 실물부터 콘텐츠, 소프트웨어 결제까지 판매 가능한 상품 유형도 다양하다.
스텝페이는 올해 상반기부터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유수의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서비스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단아 스텝페이 대표는 “올해는 대기업 대상의 설치형 및 SaaS 솔루션 제공을 통해 스텝페이 솔루션에 대한 니즈를 확인하는 해였으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공격적인 인재 영입과 서비스 고도화로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개발 장벽 높은 구독결제의 자동화
구독결제 서비스 개발의 장벽이 높은 만큼 스텝페이는 이를 편리하게 자동화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하지만 스텝페이의 서비스 니즈가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판매 가능한 상품, 서비스를 보유한 이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웹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자 한다면 선택지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오픈마켓에 입점해 통신판매사업자를 신청하고 수수료를 납부하는 것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마켓 내 검색, 자체 광고 서비스 등을 통해 보다 간편한 마케팅이 가능하며 웹페이지를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스텝페이가 도움이 되는 것은 이 경우다. 하지만 웹사이트 제작의 가장 큰 문제는 웹사이트 광고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텝페이의 경우 스토어 오픈 시 번거로운 준비 과정을 네이버 스토어 등록 이상으로 간단하게 해 준다. 하지만 결국 마케팅 편리성 및 그에 대한 지원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자본금이 충분한 경우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고 사용할 만한 편의성이지만, 소형 스토어를 운영하는 이들에게는 큰 리스크가 된다. 결국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 마켓의 경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오픈마켓이 장벽이 더 낮은 셈이다.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문도
스텝페이와 유사한 해외 서비스로는 글로벌 디지털 결제 플랫폼 라피드(Rapyd)가 있다. 라피드는 전 세계에서 카드, 가상계좌, 결제 링크, 전자지갑, 현금 등 다양한 수단의 결제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국제 계좌 이체 및 현지에서 선호하는 결제 방식을 사용하는 솔루션으로 편리함을 잡았다.
라피드는 외화 송금 및 결제 등 외환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나 스텝페이가 제공하는 기능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결제 처리 API가 대표적이다. 라피드는 100개 이상의 국가, 수백 가지 결제 방법에 대한 단일 API 통합을 이뤄냈으며 이에 더해 스텝페이가 강조하는 '구독'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즉 정기 결제, 분할 지불, 다중 통화, 구독 등 다양한 결제 형태는 라피드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일부분일 뿐이다.
이처럼 글로벌 결제 전문 플랫폼들은 다수의 통화, 결제 수단, 결제 형식 등을 지원하며 전 세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스텝페이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차후 충분한 서비스 고도화, 언어·통화의 다양성 확보, 사업 범위 확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