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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톡옵션 시대의 종말, 정부의 벤처 판단에는 여전히 스톡옵션에 가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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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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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에 벤처기업 인증심사연장 절차를 진행했던 한 스타트업 대표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여부가 벤처기업 심사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추가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감원을 진행했고, 당분간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개발자 3명이 10월에 이직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3명 모두 같은 대기업의 신생 부서로 팀 전체가 옮겨가기로 결정이 났고,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들 개발자 3명이 모두 스톡옵션을 통해 회사에 들어온 경우였기 때문이다. 스톡옵션 취소 시 지급하기로 약정했던 약간의 현금도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벤처기업 연장심사에 스톡옵션 부여 여부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불안감에 휩싸이게 됐다.

다행히 지난 4분기간 개발 인력 및 하드웨어 구매 등에 들어간 투자액이 5천만원을 훨씬 넘는 덕분에 연구 전문 기업으로 벤처기업 인증이 연장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화되고 있는 스톡옵션이 여전히 심사의 일부 조건으로 들어가 있는 것에 당황했었다는 의견을 내놨다.

네이버, 카카오도 스톡옵션 패키지 유명무실화 바람

IT·벤처 업계에 스톡옵션 비관론이 확산된 것은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다. 올 초 상장을 예정하고 기업가치를 4조원 이상으로 책정했던 마켓컬리가 연말 들어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에서 8천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는 정보가 확산된 것과 더불어 네이버, 카카오 등의 주요 IT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폭락했다. 올 초에 예정된 스톡옵션 행사일을 앞에 두고 네이버에서는 결국 직원 239명이 약 2천억원 대의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회사를 떠났고, 올 1월 들어서는 카카오 뱅크에서도 직원 39명이 50억원 이상의 스톡옵션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런 와중에 중소벤처기업부는 비상장 벤처기업의 스톡옵션 부여 규모가 지난 2022년에 최대치를 달성했다는 보도를 내며 제2의 벤처붐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을 내놨다. 이어 이달 24일에는 ‘주식매수선택권 활용을 위한 정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썰렁하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이제 아무도 원하지 않는 스톡옵션을 계속 발행하라고 요구하는 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나"며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시장 상황을 바로바로 반영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미 철 지난 상품을 팔겠다고 정책설명회에 많은 비용을 붓는 것을 강행하는 것 자체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스타트업 지원정책, 인력 채용부터 지원해야

복수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벤처기업 인증을 받는 경우에 스톡옵션에 대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원천징수되는 4대 보험액을 절감해주거나, 소득세, 연말정산 혜택 등의 반대급부로 대체되어야 스타트업에서 현금 부담을 최소화하며 인력 채용에 나설 수 있다는 요구를 내놨다.

기존에는 연봉 중 70% 현금 및 30% 스톡옵션을 통해 현금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채용하는 직원과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었으나, 주식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스톡옵션에 대한 유인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만큼, 과거 스톡옵션에 제공되었던 각종 세제 혜택을 실제 현장에서 지급되는 연봉 패키지에 활용할 수 있어야 실질적으로 스톡옵션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어 스톡옵션을 일반기업 및 상장기업이 각 10%, 15%까지 부여할 수 있던 것을 최대 50%로 확대했던 규정을 고쳐 주요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소득세 적용 기준을 조정해주는 등의 조치가 없을 경우 스타트업 취직의 장점이 크게 떨어지게 되어 인력 경쟁에서 과거보다 더 대기업들에 밀리는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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