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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액' 급감, ‘대어급 투자’ 찾아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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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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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 및 고금리 기조에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대규모 투자가 사라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투자 건수가 2021년도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장의 혹한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벤처투자 혹한기는 세계적인 현상

스타트업 협력 단체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유치 금액은 2조3,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2% 감소했다. 월별 투자금도 지난 5월 8,214억원에서 6월 3,371억원으로 급감했다. 다만 지난 5월에 대형 투자가 몰렸던 점을 제외하면 올해 월별 투자금은 점차적으로 상승 중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스타트업 투자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40.3% 감소한 583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제2의 벤처 열풍’이 불었던 2021년 상반기(512건)와 비교하면 71건이나 증가했다. 특히 10억원 미만과 비공개 투자가 67건에 이르는 등 초기 투자 위주로 건수가 늘어났다.

벤처투자 혹한기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삼정KPMG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투자 규모는 총 57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토막이 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금리 기조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뒤얽힌 결과다.

바이오, e커머스업계 투자액 급감, '소부장, 엔터'는 선방

올해 벤처투자 투자액이 급감한 주요 원인을 두고 대규모 투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타트업 투자정보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는 7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35건)보다 무려 70% 급감했다. 특히 1,000억원 이상 투자는 비욘드뮤직(2,000억원)과 컬리(1,000억원)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어렵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투자 리스크가 높은 바이오와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e커머스 업계가 자금조달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액은 4,39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조2,2179억원)보다 80%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e커머스 업종 역시 70%가량 투자액이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 기반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와 엔터테인먼트 분야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는 크게 줄지 않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3D 프린터 등 스타트업들의 투자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8% 줄었지만, 투자액은 오히려 15% 정도 늘었다. 영화, 드라마, 음악 관련 스타트업들도 올 상반기에만 2,529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K-콘텐츠 열풍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올 하반기, 시장 회복세 나타날 가능성은?

업계에선 올 하반기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회복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보다 올 상반기 투자 금액은 급감했지만, 투자 건수는 2021년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 한 VC 심사관은 “지난 5월을 제외하고 올해 1월부터 월별투자금이 평균 3,000억원 수준에서 상승 중”이라며 “여전한 고금리 기조 아래 대다수 VC가 시리즈 B 이상의 투자에 신중한 상황이지만, 초기기업 투자 비중이 늘어나는 등 시장 전반이 되살아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위축된 벤처투자 시장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월 벤처투자 동향 및 전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미국, 이스라엘 등 벤처투자가 각각 30.9%, 40.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투자 심리 반등은 어렵지만, 현 상황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하면 상황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투자 회복세가 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은청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금융 시장 안정 시 2024년 상반기부터 투자 회복을 예측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변동을 줄이고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벤처 자금 지원 및 경쟁력 제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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