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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의 약진과 뒤처진 웨이브, 플랫폼 '트렌드 변화'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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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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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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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서비스별 최근 1주 이용률 최근 4년 추이/출처-KISDI

OTT 시장에서 쿠팡플레이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 3사 연합 OTT 웨이브를 가볍게 따돌리고 이젠 토종 OTT 1위 서비스인 티빙과의 격차마저 좁히고 있는 모양새다. 쿠팡플레이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플랫폼 트렌드의 변화도 눈에 띈다. 당초 플랫폼 강세를 쥐고 있던 네이버TV, 카카오TV, 아프리카TV 등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티빙, 쿠팡플레이, 틱톡, 트위치 등이 날개를 달고 성장을 타진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이미 웨이브 한참 제쳤다

22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OTT 서비스·콘텐츠 이용행태 및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TT별 최근 일주일 이용률은 쿠팡플레이가 15%(4위)로 11.8%(5위)를 차지한 웨이브를 제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2021년에는 웨이브가 12.4%로 5위, 쿠팡플레이가 6.7%로 9위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순위를 살펴보면 유튜브가 78.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넷플릭스 54.9%, 티빙이 16.9% 순이었다.

지난 한 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토종 OTT 플랫폼을 꼽으라면 단연 쿠팡플레이다. 쿠팡플레이는 출시 첫 해인 2021년 이용률 6.7%로 9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불과 일 년 만에 이용률이 15%로 늘면서 단숨에 4위 자리를 꿰찼다. 티빙과의 간격도 좁혀졌다. 지난해 티빙과 쿠팡의 이용률 차이는 불과 1.9%p에 그쳤다.

그렇다고 티빙이 가만히 있기만 한 건 아니었다. 티빙은 지난 2019년 이용률 5.6%로 10위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7.8%로 7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그러다 2021년에는 12.5%로 웨이브를 제치고 4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16.9%로 3위까지 올랐다.

반면 한때 가장 유력한 '넷플릭스 대항마'로 꼽히던 웨이브의 경우 성장세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웨이브는 2019년 8.5%로 6위에서 다음해 9%로 이용률이 소폭 증가하면서 순위가 한 계단 올라갔다. 이후 순위는 동일하게 유지했으나 점유율이 2021년 12.4%로 소폭 상승했다 다음해 11.8%로 하락했다.

웨이브가 머뭇거리는 사이, 티빙에 이어 쿠팡플레이까지 웨이브를 제치고 올라섰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지표로 보면 추세의 변화가 보다 확연하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7월 MAU는 519만 명 수준으로 2위인 티빙 522만 명과 차이가 3만 명밖에 나지 않는다. 웨이브(401만 명)와의 차이는 108만여 명에 이른다.

차별화 콘텐츠 전략으로 약진에 성공한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의 약진 배경엔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이 있었다. 여타 OTT 경쟁사들이 영화, 드라마 중심의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사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에 집중했다. 주요 경기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으로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특히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많은 사용자가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쿠팡플레이에서 유럽 유명 축구단을 한국으로 초청해 K리그1 소속 팀과의 맞대결 혹은 유럽 구단 간의 맞대결을 주선하는 시리즈다.

쿠팡은 올해 세계적 축구구단인 맨체스터시티(맨시티) AT마드리드와 함께 이강인이 소속된 PSG(파리 생제르맹) 방한도 성사시킨 바 있다. 쿠팡플레이가 지난달 30일 단독 중계한 맨시티와 AT마드리드 경기는 일간 실사용자 수가 115만 명을 기록하면서 2020년 서비스 시작 이후 두 번째로 100만 명을 돌파했고, 앞서 지난해 7월 13일 K리그 올스타팀과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185만 명의 일간 실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최근 쿠팡플레이는 지난 13일 개막한 프랑스 리그 리그앙 중계에 힘을 싣고 있다.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로 거론되는 이강인 선수가 올 시즌부터 리그앙 명문팀으로 꼽히는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일 쿠팡플레이는 파리 생제르맹을 쿠팡플레이 시리즈 참가 팀으로 국내 초청해 디지털 독점 생중계를 진행한 바 있다. 스포츠 중계와 관련한 호재가 점차 쌓이는 상황인 만큼 쿠팡플레이의 약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트위치, 아프리카TV

네이버TV 등 추락, 쿠팡플레이는↑

쿠팡플레이의 약진으로 인해 특히 눈에 띄는 건 최근 플랫폼 트렌드의 변화 양상이다. 당초 국내 플랫폼은 네이버TV, 카카오TV, 특히 인터넷 방송 플랫폼은 아프리카TV가 시장을 꽉 쥐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이들 플랫폼들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대신 티빙, 쿠팡플레이, 틱톡, 트위치 등이 대세로서 떠오르는 추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당시 아프리카TV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66억원과 5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 35.4% 증가한 모양새를 보였다. 확산세가 가장 심했던 2021년엔 매출액이 38.5% 증가한 2,723억원을, 영업이익은 76.1% 성장한 88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발표하며 성장세를 이어 나가는 듯 보였으나, 아프리카TV의 주가는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우며 위기를 면치 못했다.

갑질 사태 등을 겪으며 유명 BJ를 다수 잃은 아프리카TV와 실질적인 경쟁력을 완전히 잃은 네이버TV 및 카카오TV가 사실상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타 OTT 플랫폼, 인터넷 방송 플랫폼 등이 날개 돋친 듯 빠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특히 틱톡, 유튜브 숏츠 등의 성공은 앞으로의 트렌드 변화를 시사하기도 한다. 플랫폼 트렌드의 변화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만큼 플랫폼 사이의 권력 구도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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