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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EU 지역 인스타그램·페이스북에 '광고 없는 구독' 유료 상품 출시 "맞춤형 광고 안 된다" 메타 잡는 EU, 지금까지 과징금 수조원 부과 메타 외 글로벌 빅테크도 줄줄이 '규제 장벽' 부딪혀, EU 어디까지 가나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자사 소셜미디어(SNS) 유럽 서비스에 유료 구독 모델을 도입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메타가 다음 달부터 유럽연합(EU)과 유럽경제지역(EEA), 스위스에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보도했다. 이어지는 EU의 '빅테크 때리기'에 맞서 수익성 확보 전략을 수립, '생존'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구독하면 광고 없다, 메타의 '수익성 확보' 전략
메타가 유럽 지역에 새로 내놓는 유료 구독 서비스는 ‘SNA(광고 없는 구독)' 형태다. 이용자들은 맞춤형 광고를 시청하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구독 요금을 납부하고 광고 없이 이용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유료 서비스 도입을 통해 유럽의 매서운 '맞춤형 광고' 규제망을 피하고, 광고 외 별도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구독료는 웹사이트 기준 월 9.99유로(약 1만4,300원), 모바일 기준 12.99유로(1만9,000원, 앱 장터 수수료 포함)다. 메타는 해당 서비스가 사용자가 연결한 모든 계정에 적용되며, 구독 기간에는 사용자의 정보가 광고에 활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 내년 3월부터는 계정 추가 시 웹에서는 월 6유로, 앱에서는 월 8유로의 추가 요금을 납부해야 한다.
광고 없는 구독 서비스는 만 18세 이상만 이용이 가능하다. EU의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18세 미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 노출은 차후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메타는 "EU 규정의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청소년 사용자에 대한 광고 중단을 계속 이어갈 것이며,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자세한 내용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맞춤형 광고는 개인정보 침해", EU의 메타 때리기
EU는 2018년 시행된 'GDPR(유럽 연합 일반 데이터 보호 규칙)'을 중심으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맞춤형 광고'에 대한 규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GDPR는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으로, EU 회원국 국민에게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에 적용된다. 법규 위반 시엔 세계 매출 4% 또는 2,000만 유로(약 287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메타는 이미 '규제 위반'을 이유로 EU에 수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납부했다.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지난 1월 메타의 맞춤형 광고 사업이 GDPR을 위반했다며 3억9,000만 유로(약 5,591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 5월에는 메타가 EU 이용자 정보를 미국으로 무단 전송한 부분을 지적하며 12억 유로(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전송된 정보가 미국 정보 기관들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매출의 9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메타는 EU의 규제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하지만 유럽 시장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었다. 유럽은 북미 다음으로 수익성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유럽은 메타 전체 광고의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EU 내 페이스북 사용자는 2억5,800만 명,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2억5,700만 명에 달한다. 이에 메타는 유료 서비스를 도입, 사용자들에게 정보 제공의 선택권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빅테크 견제 강화하는 EU
EU의 '규제 장벽'에 부딪힌 것은 메타뿐만이 아니다. EU는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한 규제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빅테크 등 외국 기업의 유럽 소비자 및 기업의 데이터 사용 방법을 정하고, 불법적 정보 접근 차단 안전장치 등을 규정한 일명 '데이터법(안)'에 합의하기도 했다.
데이터법의 골자는 스마트 기기 등을 통해 생성된 데이터에 대한 개인 및 기업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있다. 데이터법에 따라 개인 및 기업은 자신들에게 연계된 제품으로 생성된 데이터의 처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데이터 처리 서비스 업체를 이전보다 쉽게 변경할 수 있다. 클라우드서비스 제공 업체의 불법적 데이터 전송 차단장치도 도입됐다.
빅테크 시장에서 데이터법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 사용과 유출을 규제하는 입법 조치로 간주된다. 실제 미국상공회의소는 "데이터법에 명시된 강제 데이터 공유와 국경 간 데이터 흐름 제한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며, 경제에 해를 끼치고 협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EU의 규제 수위가 점차 높아져 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EU 내 사업이 갈수록 힘을 잃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