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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혹한기 속 대안으로 떠올랐던 'M&A' 급감 “경기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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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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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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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M&A, 올해 10월까지 49건으로 저조
대기업과 빅테크, 유니콘 기업들이 투자 줄인 영향
지난달 '투자금액'도 침체기 절정이었던 1년 전보다 감소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돈줄이 막힌 스타트업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던 인수·합병(M&A)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따른 경기 둔화를 우려해 스타트업 M&A 시장의 주요 역할을 해온 대기업과 빅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기업들이 투자를 줄인 영향이다. 지난달 투자 유치마저 급감한 가운데 VC(벤처캐피탈) 업계에선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 혹한기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크게 위축된 M&A, 지난해보다 규모 큰 거래 아직 없어

22일 국내 스타트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스타트업 M&A 건수는 전년 동기(106건) 대비 53.8% 감소한 49건으로 집계됐다. ‘제2의 벤처붐’이 일었던 2021년 57건으로 집계된 스타트업 M&A 건수는 이후 투자 시장 침체에 대안으로 떠오르며 지난해 126건으로 크게 늘어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카카오게임즈가 1조2,041억원에 라이온하트를 인수한 이래 아직까지 눈에 띄는 M&A 딜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이 위메프를 1,500억원에 인수한 것이 가장 큰 거래였고,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 운영사인 드라마앤컴퍼니, 온라인 클래스 구독 플랫폼 클래스101, 배달전문업체 바로고 등 유니콘보다 몸집이 작은 스타트업들만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 시장의 저조한 M&A 성과는 유니콘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대기업의 스타트업 인수 사례마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유니콘들은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변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컬리, 직방, 야놀자 등은 대기업의 일부 사업 부문까지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지만, 현재 대다수 유니콘이 추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대기업에 인수된 사례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AI 오디오 서비스 수퍼톤을 450억원에 인수한 것이 비교적 규모 있는 거래로 꼽히며, 이 밖에 △AI 번역 서비스 보이스루(카카오픽에 200억원), △부동산 조각투자 카사(대신증권에 150억원) 등의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23 행사/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스타트업 투자 금액'도 지난달보다 절반 넘게 줄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혹한기는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총 투자금액은 지난 9월 투자금액(7,178억원)보다 4,229억원 줄어든 2,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혹한기가 본격화됐을 때보다도 투자금액이 더 줄어든 셈이다.

업계는 올해 9월만 하더라도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9월엔 지난해 9월 투자 금액이 3,861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85%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지표의 둔화세가 약해지고 있는 데다, 그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및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의 혹한기가 좀처럼 물러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연말로 갈수록 시장 분위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VC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고금리 기조 속 경제상황 악화 전망이 계속되면서 투자 시장 분위기도 크게 반전되긴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펀드 마무리 단계에 해당하는 4분기에는 보다 큰 폭으로 투자가 줄어들거나, 투자 반등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한 스타트업 창업자도 “시장의 혹한기 리스크 대비책으로 매출 다각화 전략, 흑자 사업 집중, 비용 절감, 정부지원사업 추진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난해 보다 투자 유치가 힘겨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부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샌드박스 등 관련 규제 완화에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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