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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림플레이션'에 구독 해지율↑, 새로운 전략 짜는 OTT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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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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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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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독자 중 25%, 지난 2년간 ‘최소 3개’ 서비스 구독 해지
‘인상된 구독료’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해지 고객 늘어
토종 OTT도 사정 다르지 않아, ‘할인 정책’으로 기존 고객 붙잡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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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최근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구독을 해지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OTT 플랫폼들은 광고가 포함된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경쟁사와 협력해 번들 상품을 내놓는 등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국내 토종 OTT들도 고금리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이탈하려는 구독자들을 붙잡기 위해 구독권 할인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OTT에 밀려 악화된 수익성 개선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독료 인상에 스트리밍 서비스 해지하는 사용자 늘어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독 분석 제공업체 안테나(Antenna)의 조사를 인용해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국 구독자 중 25%가 지난 2년간 최소 3개의 서비스 구독을 해지했다고 보도했다. 애플TV와 디스커버리+, 디즈니+, 훌루, 맥스,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피콕, 스타즈 등이 구독 해지된 서비스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도 이들 서비스를 해지한 미국 구독자는 6.3%에 달했다. 이는 1년 전 5.1%보다 1.2%p 늘어난 수치로, 스트리밍 업체들의 고객 지배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내 스트리밍 서비스 해지율 증가의 원인으론 비용 부담이 꼽힌다. 스트리밍 업체들은 그간 치열해진 경쟁 속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독료를 인상해 왔다. 최근 동시 시청 가능 기기 4대인 고화질의 프리미엄 구독료를 22.99달러로 인상한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구독자들의 이탈이 잇따르자 OTT 플랫폼들은 위해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경쟁사와 협력해 번들 상품을 내놓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훌루는 광고가 포함된 구독료를 6개월간 1달 구독료(7.99달러)의 절반 가격도 안 되는 2.99달러에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버라이즌은 지난달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OTT ‘맥스’를 묵은 번들 상품을 출시, 별도 구독료를 월 10달러로 낮추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스트리밍 업계는 구독을 해지한 소비자를 다시 복귀시키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안테나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한 고객 4명 중 1명은 4개월 안에 다시 해당 서비스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명 중 1명은 7개월 안에, 절반은 2년 안에 재구독을 시작했다. 실제로 디즈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디즈니+’의 유료 구독을 시작한 미국 소비자 중 60%는 광고가 포함된 요금제를 선택해 구독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안테나의 조너선 칼슨 공동 설립자는 “스트리밍 업체들에 구독자 유지는 더 이상 처음 그들을 확보했을 때 신규 구독자를 유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이는 평생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빙웨이브_벤처_20230103

수익성 악화에도 ‘구독권 할인’ 내세우는 토종 OTT

국내 토종 OTT들도 구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먼저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연말까지 ‘2023 웨이브 연말 감사제’를 통해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멤버십 모두의 12개월 이용권을 기존 25% 할인에서 41%로 할인 폭을 늘려 판매한 바 있다. 웨이브의 할인 프로모션은 올해만 7번째며 이외에도 11번가, 티몬 등 이커머스 기업과 연계한 이용권 할인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왓챠도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오는 7일까지 프리미엄 1년 이용권(15만4,800원)을 40% 할인한 9만2,880원에 판매한다. 최근 월 구독료를 올린 티빙 역시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멤버십 모두의 연간 이용권 구독료를 기존 25%에서 31%로 할인 폭을 늘렸다.

토종 OTT들의 할인 프로모션 경쟁이 과열되자 수익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미 토종 OTT 대부분이 글로벌 대형 OTT의 공세에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빙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762억3,457만원에서 지난해 1,191억5,097만원으로 56% 이상 늘었으며, 웨이브도 같은 기간 558억2,223만원에서 1,216억8,116만원으로 영업손실이 증가했다. 왓챠는 2019년부터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토종 OTT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구독료 인상 정책이 꾸준히 논의돼 왔지만,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밀리자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오히려 구독권 할인을 내세우고 있다”며 “ 글로벌 OTT의 구독료 인상 정책에 따라 당분간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향후 영업손익을 전환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전략인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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