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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된 트위터, 머스크 반유대주의 등 발언으로 매출 반토막, 기업가치 대폭락 머스크 리스크에 부딪힌 테슬라, 마약 혐의에 머스크 이탈 가능성까지 제기돼 메타·카카오 등 오너 리스크 노출, 네이버, 오너 리스크 청정 기업 부각
테슬라와 옛 트위터인 X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의한 오너 리스크로 내홍을 겪고 있다. X의 경우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 등으로 기업가치가 폭락했으며, 테슬라는 머스크의 잇따른 마약혐의와 지분확대 이슈 및 그에 따른 머스크의 이탈 가능성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또한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와 국내 기업 카카오 등도 오너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이와 상반된 오너십을 보여준 네이버의 선례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X, 머스크 발언에 기업가치 73% 폭락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 X의 기업가치가 머스크 에게 인수된 지 약 1년 4개월 만에 73%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X의 정확한 기업가치는 머스크가 X를 인수한 후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확인이 어렵다. 다만 앞서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머스크가 X를 인수할 때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며 440억 달러(약 58조원) 규모의 거래를 도왔고 지분을 확보한 바 있어 피델리티가 발표하는 X의 지분 가치를 통해 X의 기업가치를 추산해 볼 수 있다.
피델리티의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작성된 펀드 보유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피델리티의 블루칩 성장펀드가 투자한 X의 지분 가치가 528만 달러(약 13억원)라고 나타났다. 이는 한달 전에 비해 5.7% 감소한 수치며 머스크가 2022년 10월 X를 인수 당시에 비해 73% 하락한 수준이다. X의 기업가치는 머스크의 인수 후 지난해 여름 몇 차례 소폭 증가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모양새다.
X의 지분 가치가 대폭 감소한 이유로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가 꼽힌다. 실제로 X는 지난해 11월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월트디즈니, 애플, 월마트 등 대기업들의 광고가 끊겼다. 이 여파로 50억 달러(약 1조3,000억원)가 넘었던 X의 광고 매출은 25억 달러(약 6,700억원)로 반토막 났으며,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90%에서 70~75%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한 논란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에만 X의 기업가치가 10.7% 급락한 바 있다.
테슬라 최고 리스크는 머스크?!
테슬라 역시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로 시름하고 있다. 올해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전·현직 테슬라·스페이스X 이사들과 마약을 복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WSJ는 전·현직 테슬라·스페이스X 관계자를 인용해 "머스크가 유도하는 분위기에 따라 그와 함께 마약을 복용해야 했던 상황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와 함께 마약을 복용한 이사진으로는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와 테슬라 전 사외이사 안토니오 그라시아스(Antonio Gracias),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 스티브 저벳슨(Steve Jurvetson) 등이 지목됐다. 구체적인 파티 장소도 공개했다. 머스크가 최근 몇 년 동안 방문한 텍사스주 '오스틴 프로퍼 호텔'이다. 머스크는 이곳에서 열린 사교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그가 해당 호텔에서 수차례 환락을 목적으로 전신마취용 물질인 케타민을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머스크 측은 처방전을 받아 케타민을 복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머스크의 변호사도 "스페이스X가 국가 기관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계약업체다 보니 머스크 또한 정기적으로 무작위로 약물 검사를 받고 있으며 한 번도 검사에 불합격한 적이 없다"고 반박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마약 혐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머스크는 2018년 9월 6일(현지시간) 비평가 겸 코미디언 조 로건(Joe Rogan)이 진행하는 비디오 스트리밍 팟캐스트에 출연해 대마초를 한 모금 피운 바 있다. 녹화 장소가 대마 흡연이 합법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다음날 테슬라의 주가는 2018년 연중 최저치로 폭락했다.
최근에는 2018년부터 받은 약 558억 달러(약 74조원) 보상 패키지가 법원에 의해 무효화되면서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델라웨어 법원이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머스크에 대한 558억 달러(약 74조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에 무효를 선언하면서다. 해당 패키지는 머스크가 매출, 시가총액 등 12개 특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그에게 테슬라 주식 약 1%를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이에 머스크는 4년 만인 2022년 목표를 모두 달성, 558억 달러(약 74조원)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받았는데, 테슬라주주인 리처드 토네타(Richard Tornetta)는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해당 보상 패키지를 승인할 때 중요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2022년 10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델라웨어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 멤버들이 머스크에 대한 보상 계획 수립에서 선관주의 의무(선량한 자산 관리자로서의 의무) 위반 등 절차적 결함이 있었다"며 "머스크가 자신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승인하는 과정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보상 패키지 무효 판결로 일각에선 머스크의 이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앞서 머스크가 25% 의결권 확보가 어렵다면 테슬라가 아닌 곳에서 제품을 만들 의사도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25%의 의결권 없이는 테슬라를 인공지능(AI) 및 로봇공학 분야 선두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어렵다며 테슬라의 의결권 25%를 요구하는 글을 자신의 X에 올렸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필립 후추아(Philip Huchthausen) 전략가는 테슬라의 투자 의견을 '보유(Hold)'로 제시하며 테슬라가 향후 실적뿐만 아니라 머스크 리스크에 지속적으로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 vs 네이버, 오너십, 숨어야 빛난다
CEO 리스크 혹은 오너 리스크는 최고경영자나 대주주 또는 기업 회장 등 오너 개인의 잘못된 판단이나 불법행위로 기업에 주가 하락과 같은 경제적 악영향이 미치는 상황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엔 오너 리스크가 불법행위나 의사결정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CEO 개인의 사적 영역인 취미생활에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4일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메타의 투자자들은 마크 저커버그 CEO의 취미생활이 오너 리스크로 불거질 가능성을 두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취미생활인 종합격투기(MMA) 시합을 앞두고 훈련을 하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지난해 11월 무릎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추후에도 저커버그의 부상으로 경영상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은 염려하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 또한 오너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와 신세계그룹의 오너 리스크가 거론된다. 카카오는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으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기소 됐고,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이 됐다. 신세계그룹과 이마트 또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논란, 경영 자질 논란 등으로 악영향을 받았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정 부회장의 멸공논란으로 불매운동까지 거론됐으며, 이로 인해 중국 내 화장품 사업과 면세점 매출 등 기업 경영에 차질을 입었다는 세간의 평가다. 또한 정 부회장은 손대는 신사업마다 실패한 데다 골프장·야구단·스타벅스코리아 등 본업과 무관한 인수·합병(M&A)으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네이버는 오너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한때 '독과점', '골목상권 침해', '우물 안 개구리', '갑질' 등의 논란에 빠졌지만, 전문경영 체제 및 해외 사업 등으로 이를 불식시켰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005년부터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실제로 2022년 선임된 최수연 대표, 한성숙 전 대표(2017~2022), 김상헌 전 대표(2009~2017), 최휘영 전 대표(2005~2009) 등 CEO들은 이해진 GIO와 친인척 관계가 없는 외부 출신 경영인들이다.
네이버는 전문경영 체제 도입 후 국내에서 불거진 독과점, 갑질 논란을 성공적으로 해소해 왔다. 2013년 부동산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받은 네이버는 해당 사업을 접고, 이들 사업자들에게 투자하고 공동사업을 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꿨다. 또한 2013년부터 국내 독과점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 사업에 투자해 2022년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석권했고,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에서 3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며 글로벌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