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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과학적인 훈련 방식, 수영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기여
선수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며 최적의 경기 전략 수립 도와
이번 파리 올림픽 수영 경기에서 미국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기록 경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은 종목별 최정상급 선수 60~80명만이 참가하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이 중 단 두 명만이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만큼, 0.01초의 기록 차이가 선수의 운명을 가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치들은 어떤 방식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을까?
과거에는 유명 선수들의 동작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훈련했지만, 이제는 수학·물리학·첨단 기술이 접목된 과학적인 훈련 방식이 대세다. 선수 개개인의 신체적 특징과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영에 작용하는 힘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수영 국가대표 9명은 특별한 코치의 지도를 받는다. 바로 '디지털 트윈'이다. 2015년부터 켄 오노 교수가 이끄는 에모리대학교와 버지니아대학교 연구팀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밀리초(1/1000초) 단위로 분석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해 왔다.
선수들은 손목·발목·등에 센서를 부착하고 훈련에 임했다. 이 센서는 일반적인 디지털 비디오(초당 24프레임)보다 20배 이상 빠른 속도(초당 512프레임)로 선수의 모든 동작을 기록할 수 있다. 회전, 물튀김, 당기기, 발차기 등 모든 움직임이 가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선수 손의 힘을 모든 방향에서 측정하는 첨단 센서까지 개발됐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수면 위에서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세밀한 힘의 분포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미국 최고 수영 선수 100명 이상의 디지털 트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올림픽 기간에도 선수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술적 결함을 신속하게 수정하고 경기력 향상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은 머리·다리 위치, 몸 회전 균형, 호흡 효율성 등 세부적인 기술 분석을 통해 특정 기술 변화가 기록 단축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수에게 최적의 경기 전략까지 제시할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전략
2020년 11월 연구진은 한 대학 수영 선수의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200m 평영 기록 단축 가능성을 발견한 바 있다. 당시 세계 선수권 대회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디지털 트윈 분석 결과 선수의 신체 및 유산소 능력은 세계 선수권 대회 수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머리 위치 조정을 통해 '유선형 자세(streamline position)'를 개선하면 0.1~0.15초 기록 단축이 가능하며, 200m 경기에서는 총 0.4~0.6초 단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3년간의 훈련 끝에 해당 선수는 실제로 0.44초 기록을 단축해, 2023년 미국 신기록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뤘다.
디지털 트윈은 경기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두 명의 엘리트 평영 선수의 '풀아웃' 동작을 디지털 트윈으로 분석한 결과, 선수별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맞춤형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풀아웃은 턴 후 벽을 차고 나와 수면 아래에서 돌핀킥과 팔동작으로 추진력을 얻는 영법으로, 경기 초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분석 결과, 주황색 선수는 감속 없이 부드럽게 유영하며 빠른 돌핀킥이 강점인 반면, 파란색 선수는 활공 시 속도는 줄지만 강력한 발차기가 강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황색 선수는 돌핀킥 시점을 늦춰 지속적인 추진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파란색 선수는 발차기 시점을 앞당겨 초기 속도를 확보하는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략 변화가 실제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함으로써, 추측이 아닌 과학적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선수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100m 접영 경기에서 다이빙 후 돌핀킥을 추가하는 전략은 더 많은 산소 소비를 요구하지만 0.1초의 기록 단축 효과를 가져오는데, 코치진은 이러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선수의 유산소 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실제 경기에서 활용 가능한 맞춤형 전략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역사적인 무대에서,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 훈련한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들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고 메달을 획득하며,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낼 것이다. 특히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수영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닌, 첨단 기술과 인간의 노력이 만들어내는 감동적인 드라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