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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현실로 다가온 인도의 ‘친환경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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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onths 2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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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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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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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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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태양광 발전, ‘석탄보다 저렴’
싼 가격에 ‘안정된 전력 공급’ 가능
지나친 중국 의존은 ‘위험 요소’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인도의 태양광 발전소 입찰에서 낙찰가가 킬로와트시(kilowatt-hour)당 0.042달러(약 59원)를 기록했다. 이는 석탄이나 수입 연료를 통한 전기요금보다 싼 가격이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도의 에너지 공급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숫자다.

인도 태양광 발전 ‘가격 경쟁력’ 획득

인도의 전력 수요는 2023년 한 해만 8.3%의 증가를 기록한 후 작년과 올해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냉방 사용이 갑자기 늘고 태양광 발전이 멈추는 더운 저녁 시간에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커졌다. 부족량을 메우기 위해 인도는 국내산 석탄 및 수입산 휘발유, 경유를 이용해 왔다. 하지만 화석 연료는 비싸기도 하고, 미국 관세와 운송 지연 등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인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인도 연간 전력 수요 증가율(%) 예상
주: *우측 막대그래프는 2025~2026년 평균

이때 무더위 속 저녁 시간을 지탱해 줄 저렴하고 안정된 전력 공급 수단이 있다는 것은 인도의 거시 경제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이다. 화석 연료 가격 인상은 추가 발전 비용을 높이고 경제 전체에 부담을 주지만, 저렴한 태양광 전기요금은 가구와 중소기업을 에너지 가격 변동에서 보호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배터리 저장 장치’가 가장 중요

인도가 친환경 에너지를 향해 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배터리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60~220기가와트시(gigawatt-hours)의 저장시설이 필요하며, 2032년까지는 236기가와트시로 확대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초기에 확보하는 50~60기가와트시는 전력 수급상의 예측 가능성과 비용 관리를 위해 필수적이다.

인도 배터리 저장 장치 수요 예측(기가와트시)
주: 2025년 승인, 2027년 수요, 2031~32년 수요

현재 인도의 에너지 저장 시설은 비용이 킬로와트시당 115~125달러(약 16만~17만6천원)로 화석 연료에 맞먹는 수준까지 왔다. 석탄 발전소를 짓거나 송전선을 설치할 때처럼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환경 오염 문제까지 해결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하니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기술적이기보다는 실행상의 문제가 빠른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토지 취득이나 변압기 확보, 주 전력망과의 연결 등에 시간이 걸린다. 정책 당국은 계약 내용을 표준화하고, 입찰 일정을 일찌감치 확정해 공개하며, 국영 전력 업체가 저장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및 배터리 모두 ‘중국에 의존’

인도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중국이다. 배터리, 연료 전지, 태양광 모듈 등은 모두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과다 공급으로 싼값에 살 수 있어 좋지만 수출 통제 가능성은 중대한 위협요인이다.

인도 정부는 해당 제품의 국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유인책과 규제를 동시에 내밀고 있지만 순서가 필요해 보인다. 생산 시설이 준비를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생산을 강제하면 전기 요금은 오르고 저장 시설 설치는 지연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저렴한 중국산 부품을 활용하는 가운데 국내 제조 역량을 갖추는 것이 현실적이다. 동시에 한국, 일본, 유럽과 파트너십을 맺는다면 더욱 좋다. 배터리 재활용 규정을 강화하는 것도 공급망 와해에 대한 완충장치가 될 수 있다.

태양광 발전도 마찬가지다. 인도는 100기가와트(GW)의 발전 시설을 갖추고 제조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국산 태양광 전지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공급이 지연될 경우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생산 시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수입을 허용하는 것이 맞다.

전기 요금 유지하며 ‘친환경 전환 달성’

비용과 지정학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전략은 학교와 병원, 중소기업에서 생생히 느껴진다. 갑작스러운 정전은 교실과 연구실, 냉방 시설을 멈춰 세우지만, 개별 건물에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설치하거나 아예 주 전력망에 연결하면 정전 시에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장비를 공동 구매한다면 비용도 더 낮출 수 있다. 전기 요금은 안정화되고, 화석 연료 사용이 줄어 공기도 깨끗해진다. 기업들 역시 예측 가능한 에너지 비용을 통해 생산 시설과 데이터센터 활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석탄을 태양광으로 대체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인프라 활용을 최적화하는 가운데 추가 전력 생산으로 인한 비용과 환경 파괴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자는 얘기다.

무엇보다 인도의 에너지 계획은 거창한 기후 목표가 아니라 경제적 가치에 의한 것이다. 저렴한 전기요금을 유지하고, 저장 용량을 늘리며, 에너지 공급망을 관리한다면 인도는 지정학적 충격에서 경제를 보호하면서 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다. 미국의 관세와 러시아의 연료 가격을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일만큼은 뜻대로 할 수 있지 않은가?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India's Clean Energy Strategy: Tariffs, Batteries, and Cheaper, Reliable Power for Growth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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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