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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LED 공세에 밀린 한국 TV의 위기, 콘텐츠 연계 전략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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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onths 2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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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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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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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시장 장악한 中 업체들 매서운 성장세
원가 절감 및 인력 축소로 생산 단가 낮추기
저비용 대응책 한계 뚜렷, 남은 시간도 제한적
5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ID 2025(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에 마련된 LG디스플레이 부스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가전 업체들이 글로벌 TV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한국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패널 원가 절감으로 방어에 돌입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 프리미엄 전략에 더해 기업 간 거래 확대와 콘텐츠 연계 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그러나 출하량 역전과 가격 경쟁 압박 속에 한국 TV 산업의 버팀목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이외 경쟁력 약화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원가는 65인치 TV 기준 500달러(약 70만원) 이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020년 동일한 크기의 OLED 패널 원가가 1,000달러(약 140만원)에 육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구조를 개편해 전력 효율과 구동 안정성을 높이고, 검사·모듈화 과정의 자동화를 강화해 추가 원가 절감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은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OLED 중심으로 전환한 매출 구조를 안정화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사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TV 제조사들은 RGB LED를 탑재한 신형 제품군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들 제품은 LCD 기반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백라이트로 RGB LED를 사용해 기존 미니LED TV보다 블랙 표현력과 명암비를 크게 개선한 게 특징이다. 다만 RGB LED TV의 패널 단가는 아직 400~600달러 수준으로, 부품 비용이 전체 원가 대부분을 차지해 생산성이 낮다는 한계를 가진다. 미세 LED 칩 수만 개를 정밀하게 배열해야 하는 공정 특성상 불량률이 높고, 광 균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모듈 검사 비용도 여전히 높아 원가 경쟁력에서 OLED에 다소 밀리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이 같은 상황을 근거로 향후 1~2년은 OLED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올해 OLED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1,500달러(약 210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TV 점유율도 지난해 36.7%, 올해 46.1%에 이어 내년에는 50% 돌파가 확실시된다. 증권가는 이 같은 전망치를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270억 원에서 4,855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 TV 산업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경고음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TCL과 하이센스가 주도하는 중국 브랜드들이 출하량 기준에서 이미 한국을 앞지른 가운데, 판매량에서 확보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공급망 협상력까지 확대하고 나서면서다. 더 많은 소비자가 중국 브랜드를 경험할수록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는 올라가고, 이는 장기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고부가 시장만으로 전체 산업을 지탱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며, 단순 원가 절감에만 의존할 경우 기술 개발과 브랜드 가치 유지라는 핵심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 또한 설득력을 얻는 모습이다. 

거센 추격전에 인건비·운영비 절감으로 대응 

이에 우리 기업들도 중국의 분전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은 중국의 위협에 대한 인식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지속성장을 위한 재창조, 구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한계돌파’를 주제로 한 ‘CEO F.U.N 토크’ 행사에서 자사 직원들과 중국 기업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계획을 공유하기도 했다.

중국의 추격을 주시하던 조 CEO의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주요 사업부문 중 TV 사업을 맡는 MS사업본부가 유일하게 적자를 낸 데 이어 희망퇴직을 단행하게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8월 MS사업본부 내 만 50세 이상 직원과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 같은 행보는 인력 감축을 통해 경영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TCL이 2019년 처음 미니LED를 선보인 이후 2021년 발 빠르게 같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대응했지만, 지난해에 TCL·하이센스·샤오미에 추월당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 1분기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판매량 기준 4위, 매출 기준 3위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 TV 사업을 맡는 VD사업부 2분기 매출은 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직전 분기보다 10% 쪼그라들었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비중이 확대됐지만,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시장 틈새를 파고드는 중국 기업들에 대응하는 것이 한국 기업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진단을 내놨다. 카운터포인트는 “(중국 기업들은) 한국 브랜드가 따라올 수 없는 초대형 미니LED LCD 제품을 공격적으로 홍보하는 모양새”라며 “소비자들 역시 중국 브랜드가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것을 점점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곧 전 세계 소비자들이 중국산 TV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선택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 간 거래 및 광고 수익 연계 전략 부상

업계는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주목했다. 소비자-기업 간 거래(B2C) 수요 둔화가 뚜렷한 만큼 호텔 등 기업용 TV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전략이다. 올해 들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구글 캐스트’를 지원하는 호텔 TV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숙박시설 객실에서 스마트폰과 연동한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도록 특화 설계된 호텔용 TV는 장기 납품 계약이 가능해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한 분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통한 광고 기반 수익모델 확보도 병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 플랫폼인 ‘삼성 TV 플러스’와 ‘LG 채널’의 글로벌 시장 내 사용자 저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전 세계에 판매된 수억 대의 TV에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를 노출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의 실효성을 위해 콘텐츠 수혈 경쟁도 치열해지는 국면이다. 삼성 TV 플러스는 지난 5월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업계 최초로 ‘SMTOWN’ 채널을 론칭했고, 이에 앞선 지난해 하반기에는 단독으로 에버랜드 ‘후이바오·루이바오 돌잔치’를 생중계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시도로 사용자들의 경험을 확대했다. LG전자 또한 오는 2027년까지 프리미엄 콘텐츠 확보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FAST 콘텐츠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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