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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 매각 협상 결렬 “1.3조 자금 확보 원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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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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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끈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결국 무산
연간 추정 EBITDA 650억원 기반한 기업가치 이견 커
매각전 일시적 '시계 제로', 지주사 지원 절실

효성화학과 IMM PE-스틱인베스먼트 컨소시엄 간 특수가스(NF3)사업부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 가격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더 이상의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효성화학은 다시 원매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시장에서는 마이너리티(소수지분) 투자 구조로 선회하는 한편 지주사인 효성의 도움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급한 불을 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매각전 새 국면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20일 특수가스사업부 거래 당사자였던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효성화학은 우협과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추진을 위해 다른 투자자들과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양측의 협상이 결렬된 것은 밸류에이션 갭(기업가치 차이) 때문이다. 지난 7월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우협에 선정됐을 당시 제시한 가격은 1조3,000억원이었다. 연간 추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었던 650억원에 멀티플 20배가량을 적용한 액수다.

그러나 상세 실사 과정에서 연간 650억원의 EBITDA 전망을 두고 양측의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가스사업부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84억원, 200억원 수준인 만큼 추정 EBITDA가 낙관적이라는 의견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또 전방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특수가스사업부의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도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특수가스사업부 매출의 75.9%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크레딧 업계는 업황 악화로 특수가스사업부의 실적이 올해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지분 매각이 지연되는 사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동종 업종의 밸류에이션도 크게 낮아졌다. 반도체 특수가스사업을 하는 원익머트리얼즈(Wonik Materials)의 지난해 실적 기준 에비타멀티플(EV/EBITDA)은 3.54배였다. 올해 추정되는 에비타멀티플은 1.82배에 불과하다. 이에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측은 인수가격을 1조원 아래로 낮추기를 희망했지만, 효성화학 내부에서는 특수가스사업부의 기업가치를 최소 1조2,000억원으로 평가받으려 해 양측의 이견이 해소되지 못했다.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전경/사진=효성화학

효성그룹, 계열사 내부로 돌리는 방안 고려

매각이 무산되자 효성그룹은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문을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2일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으로부터 특수가스사업부에 대한 인수의향질의서를 수령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업계에서도 효성화학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만큼 계열사를 활용해 급한 불을 끌 것으로 예상해 왔다. 효성화학이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만 1조3,765억원에 달해 현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효성티앤씨는 올해 3분기 말 유동자산이 2조원에 달할 정도로 여력이 충분하다.

이와 관련해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의 NF3 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생산능력은 1만1,500톤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2위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다”며 “단순이익 증가 효과 및 생산 거점 다변화, 생산 안정성 확보 등 사업 시너지 효과도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가 산정에 따라 효성티앤씨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공시 직후 주가가 전일 대비 18.44% 급락한 점도 효성태앤씨가 시가 대비 비싼 가격에 특수가스사업부문을 떠안을 것이란 주주들의 우려가 반영됐다는 시각이 짙다. 또한 올해 3분기 말 효성티앤씨의 현금성 자산은 987억원에 불과해 인수를 추진할 경우 추가적인 자금 조달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혹은 유상증자 등에 따른 주주 가치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등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가격 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고가 인수로 인한 배임죄 문제가 불거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대형 로펌의 인수합병(M&A) 담당 변호사는 “계열사 내 매각의 경우 매매가 규정은 없지만 특수 관계자 간 지분 거래로 가격 공정성 이슈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거론됐던 가격보다 높은 값에 인수할 경우 배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안, HS효성첨단소재

이에 대안으로 나온 방안은 인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HS효성첨단소재로의 매각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HS효성 계열사 중에서 가장 자금력이나 사업적 시너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어 보강재와 탄소섬유 사업을 하면서 최근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한 HS효성첨단소재는 이전부터 특수가스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효성그룹은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지분 관계를 정리하면서 독립 경영이 본격 시작됐다. 그런 만큼 HS효성첨단소재가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을 인수하게 되면 내부 거래 문제를 피해가면서 형제 간 사업적 협력을 맺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HS효성첨단소재는 25일 공시를 통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인수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자사는 해당 인수건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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