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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진출하는 세계 1위 BYD, '저가형' 이미지 넘어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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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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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2016년 상용차에 이어 승용차 모델 본격 출시
SUV·세단·해치백 등 3~4종 판매 예상, 가격은 미정
BYD 성과 따라 중국산 전기차 시장  공략 본격화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업체인 중국의 BYD(비야디)가 내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굴기에 힘입어 원자재 광물과 배터리, 모터 등 부품 제조까지 전기차 공정의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하는 데 성공하며 가격 경쟁력을 낮춘 BYD는 최근 기술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며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 시장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차량 3~4종을 출시할 예정으로 '값싼 중국산'에 대한 인식 전환과 최근 배터리 화재 사고로 인한 전기차 캐즘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승용차 출시 공식 행사 개최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는 내년 초 한국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BYD 측 관계자는 중국 선전의 BYD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에 한국에서 승용차 출시를 위한 공식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YD는 지난 18일부터 닷새에 걸쳐 한국 언론을 초청해 대규모 미디어 행사를 열고 선전 본사와 생산 공장(선산 공업단지), 자동차 안전·전자파 상호 간섭·소음 측정 등 연구개발 실험실, 충칭의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 생산시설 등을 공개했다. 

BYD는 이미 2016년부터 한국에 진출해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승용차 모델을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BYD가 한국에 어떤 승용차를 출시할지 정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내년 1월 행사에서는 3종의 출시 차량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중국명 위안)', 중형 세단 '씰(중국명 하이바오)', 해치백 '돌핀(중국명 하이툰)'이 환경부 등 정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용차와 달리 일반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는 승용차는 판매량이 수만 대에 이르는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BYD코리아는 영업·마케팅·법무 등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 중이다. 과거 한국 지사 인력 수십 명이 전기 트럭을 판매했던 과거와 달리 대중을 상대로 승용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수백 명의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판매 거점, 사후관리(AS) 등 상당한 투자를 통해 국내에서 온오프라인 거점을 망라하는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BYD 운반선 익스플로러 1호/사진=BYD

테슬라 제치고 세계 1위 올른 中 전기차

BYD의 승용차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도 '동풍소콘' 등 내연기관차를 국내에 판매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소비자 호응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BYD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굴기'의 대표 주자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테슬라의 분기 매출(올해 3분기 기준)도 뛰어넘었다. 시장조사업체 에스엔이(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서 BYD(플러그인 하이브리드·상용차 포함)는 22.3%로 2위인 테슬라(11.0%)를 2배 이상 웃돌았다.

BYD의 장점은 역시 '가성비'다. BYD는 배터리 셀부터 시작해 모터까지 70% 이상의 부품을 회사에서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생산라인 자동화율도 높다. 4대의 로봇 팔이 휠을 들어 올려 장착하는 자동화 공정으로 혼류 생산이 가능한 차종도 10개에 달한다. 의장 라인 자동화율은 25%로 현대차 울산공장(10%)의 두배가 넘는다. 최근에는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직접 선대를 꾸려 장기 용선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BYD의 첫 운반선 익스플로러 1호가 중국 광둥성 선전항에서 전기차 5,449대를 싣고 유럽으로 향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에 현지 전기차 회사 수백 여개가 모여 경쟁을 벌이면서 기술 경쟁력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BYD는 최첨단 '셀 투 바디(CTB)' 기술을 적용해 전기 세단 '씰'을 제조한다. CTB는 모듈과 팩을 모두 없애고 생산한 배터리셀을 차량에 그대로 장착하는 기술로 배터리셀을 보다 많이 꽂아 넣을 수 있어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난다. 실제로 BYD 씰은 유럽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 570km를 인증받았다. NCM 배터리를 탑재하는 현대차 아이오닉5의 유럽 기준 주행거리는 498km다.

중국 지커의 전기차/사진=지커

'값싼 중국산' 이미지는 넘어야할 과제

이렇게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BYD는 저가형 전기차가 아니라 3,000만원대 프리미엄 전기차를 출시 차종으로 정하면서 한국 시장에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현재 중국산 전기차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미국·유럽산과 달리 8%의 관세를 부과한다. 여기에 물류비, 중간 판매 마진 등이 붙으면 중국 현지 판매가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반에는 밑지고 파는 저가 공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아토3, 씰 등의 국내 판매가가 2,000만원 후반대에서 3,000만원대에 책정돼 4,000만원대부터 판매되는 현대차보다 저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산 제품을 향한 국내 소비자의 인식은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9월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년 내 신차 구매 의사가 있는 국내 소비자 5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국산 전기차를 구매하겠다는 답변은 9%에 불과했다. 중국산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이유로는 '배터리 안정성'이 31%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실제로 현재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화재로 전기차 캐즘(일시 수요 둔화)이 생긴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산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된 상태에서 BYD가 가격 경쟁력만으로 한국 시장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의견도 있다.

한국은 물론 중국 자동차 업계도 BYD의 한국 진출을 주시하고 있다. BYD가 한국에서 성과를 거두게 되면 미국, 유럽 등이 고관세를 적용해 무역 장벽을 높이는 상황에서 수출에 목마른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의 후속 진출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내년 한국 진출을 확정했다. 지커는 지난해 스웨덴, 네덜란드에 이어 올해는 독일 등 유럽 6개국 진출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총 11만8,000여대로 중국 내 판매 가격이 4,000만원에서 9,000만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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