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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공룡 이케아 '亞 최대 물류센터' 건립계획 백지화, 업황 악화에 '실속'으로 전략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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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이케아 '흥행불패' 신화 깨지나
평택 물류센터 4년 만에 투자계획 철회
실적 악화에 출점 등 사업 줄줄이 제동
경제 불황 속 리바트는 선방, 이케아는 부진

한국 진출 10년차에 접어든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역성장하는 등 실적이 부진한 모습이다. 조립식 가구에 대한 한국인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데다 빠른 배송력과 서비스를 갖춘 국내 경쟁업체와 비교해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투자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어 성장세 유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케아 평택 물류센터 무산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는 최근 경기도와 투자 협약을 맺고 추진하던 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555억원 상당의 해당 부지도 매각하기로 했다. 당초 이케아코리아는 경기 평택시 포승지구 10만2,000㎡ 부지에 복합물류센터를 지어 온라인 배송 물류와 판매 강화를 위한 전략기지로 쓸 예정이었으나 이를 최종 철회한 것이다.

업계는 이케아코리아가 한국 시장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로 실적 부진을 지목한다. 이케아코리아는 최근 2년 연속 매출 하락세를 겪었다. 2022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6,223억원으로 전년보다 9.5% 줄었는데, 이어 2023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에도 6,007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6억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다.

최근 공시한 2024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에서는 매출액이 6,258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616.5% 증가한 186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년 기저효과 영향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전반적인 업황 침체와 소비 시장 전망 등을 감안해 투자 축소를 결정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케아코리아가 2014년 1호점으로 개점한 경기 광명시 이케아 매장 전경/사진=이케아코리아

업황 악화 및 현지화 전략 실패로 고전

이케아는 2014년 한국에 첫 상륙한 이후 북유럽풍 디자인의 가구를 조립비 등 원가가 절감된 가격에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국내 건설경기 침체 여파에 더해 국내 가구업계의 경쟁력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도심 매장이 없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배송 서비스도 한국 경쟁사에 비해 빠르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이케아 만의 장점을 찾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저렴하고 성능이 좋다는 글로벌 이미지와는 달리, 한국에선 지금껏 가격 경쟁력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케아는 첫 한국 진출 당시 다른 나라보다 제품 가격을 최대 1.6배 비싸게 책정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케아는 최대 강점이던 ‘체험형’에서도 밀리고 있다. 그간 이케아는 가구·인테리어 업계에서 체험형을 자사 차별점으로 내세웠으나 최근 들어 경쟁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이 이케아 쇼룸과 맞먹는 대형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면서 이케아만의 차별성이 떨어졌다.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들도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케아는 지난 2020년 국내 첫 도심형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를 천호, 신도림에 열고 시범 운영했으나, 소비자들의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2022년 해당 서비스를 접었다.

온라인 대응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경쟁사가 대대적인 플랫폼 개편을 통해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4O) 전략을 펼친 것과 대비된다. 리빙·패션 플랫폼이 생활소품, 소형가구 카테고리 위주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마이웨이'식 전략은 과거 까르푸와 월마트가 국내 시장을 철수한 주원인이기도 하다. 이들 모두 서구식 창고형 매장을 고수하고, 신선식품보다는 공산품 위주의 대용량 제품 판매에 치중하는 등 현지화를 등한시한 점이 패착이 됐다. 그런데 이케아 역시 도심형 매장 부재, 신성장 동력 창출 실패 등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B2B로 활로 찾은 국내 가구업계

국내 부동산 거래 절벽,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위축된 업황도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이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홈퍼니싱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부동산 거래 축소와 냉각된 소비 심리가 맞물리면서 전체 리빙 업황이 크게 악화됐다.

다만 이런 와중에도 국내 가구업계 1·2위를 다투는 현대리바트와 한샘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리바트의 매출액은 1조17억원, 영업이익은 15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샘도 매출 9639억원, 영업이익 201억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현대리바트의 성장이다. 현대리바트는 올 상반기 한샘을 제치고 가구 시장 매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한샘이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리바트의 급격한 매출 성장에는 B2B(기업 간 거래)사업 강화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현대리바트의 올 상반기 B2B 가구부문(빌트인·오피스) 매출액은 3,729억원으로 전년 2,333억원 대비 59.8%나 확대됐다. B2B 사업부문(법인·자재·해외가설공사) 역시 매출액 3,3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다.

현대리바트가 B2B사업으로 눈을 돌린 시기는 2022년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높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부동산업계 전반의 불황이 시작되자 사업 방향을 튼 것이다. 현대리바트는 가장 먼저 빌트인과 오피스가구 등에 대한 공격적인 수주에 나섰다. 맞춤형 오피스 공간컨설팅 서비스인 '오피스테일러(Office Tailor)'를 도입한 것도 이때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사무가구 프리미엄 라인인 '리바트오피스(LIVART Office)'와 홈오피스&사무가구 브랜드인 '리바트하움(LIVART Haum)'으로 이원화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직장인 세대 구성과 사무 환경이 크게 변화하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리바트 토탈(LIVART Total)' 신규 매장을 개설하는 등 고객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한 것도 성장을 견인한 요소다. 특히 프리미엄 가구 라인인 '리바트 마이스터 컬렉션'을 통해 고급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스터 컬렉션은 국내 가구 업계에서 보기 힘든 월넛 애쉬 버치 등 최고급 천연 원목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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