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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죽는다" 트럼프 관세, 글로벌 車 업계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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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 美 관세 폭탄에 '신음'
日도 미국에 자동차 관세 인하 요구
관세전쟁 진원지 美, 차량 가격 인상 부담 떠안아

국내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로 인해 직접 미국에 차량을 수출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중소 부품 업체들까지 수익성 악화 위기를 맞닥뜨린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미 자동차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차량 가격 인상 부담을 떠안은 미국 등도 관세의 '후폭풍'에 휘말린 상황이다.

현대차·기아, '관세 리스크' 상쇄에 총력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부과한 25%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가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4월 이전 미국으로 수출한 자동차 재고는 거의 바닥을 드러냈으며, 관세를 납부하고 미국으로 수출한 자동차도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됐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생산 물량을 확대하는 등 관세 리스크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추세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시점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가동률은 50%를 조금 웃돈다. 현대차그룹은 인력 채용·교육 등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 HMGMA의 최대 생산 물량인 연 30만 대 생산 시점을 당초 계획인 2028년보다 앞당길 예정이다. 또 HMGMA 터에 생산 라인을 추가하고, 기존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과 조지아 기아 공장 가동률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차량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량 가격을 인상하면 관세 부담 일부를 미국 내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일부는 업체가 떠안는 상황이 된다”며 “현재 현대차·기아는 언제, 어떤 차종의 가격을 얼마나 인상할지,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 등을 시나리오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벼랑 끝 내몰린 중소 부품업체

문제는 이 같은 방법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 흐름을 오히려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현지 제조 물량이 늘어날수록 한국에서 수출하는 차량 대수는 자연히 줄어들게 된다. 또 미국 내 차량 가격을 인상하면 현지 한국산 차량 판매가 감소하게 되고, 이는 한국 완성차 브랜드의 시장 영향력 약화 및 차량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중소 부품 업체들 역시 위기에 처한 것은 마찬가지다. 현대차·기아 등 대기업과 달리 중소 부품 업체들은 관세를 납부할 경우 수익성이 순식간에 악화하게 되며, 그 부담을 전가할 대상도 딱히 없다. 한 부품 업체 관계자는 “부품을 수입하는 자동차 업체가 관세를 내주는 방식의 계약일 경우 문제가 없지만, 관세를 부품 업체가 직접 내야 하면 매출의 25%가 증발하게 된다”며 “어떤 업체도 이 같은 급격한 수익 감소를 버텨낼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하루빨리 관세율을 인하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방제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대기업도 아닌 중견·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부품 업체들 입장에서는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하루빨리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상해 업계를 살릴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해 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日·美도 영향권

미국의 자동차 관세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것은 우리나라 만이 아니다. 최근 미국과 관세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의 경우, 미국 측에 자동차·철강 관세를 비롯한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 등 모든 관세의 재검토를 요구 중이다. 특히 일본의 대미 수출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은 일률적으로 부과된 10%의 상호관세에 더해 국가별로 차등 추가 적용한 관세(일본은 14%)에 대해서만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자동차 관세 등 품목별 관세 조정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전쟁의 발원지인 미국의 자동차 시장도 혼란에 휩싸였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중고차 재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이 인용한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 자료에 따르면, 5월 초 미국 자동차 딜러들이 보유한 중고차 재고는 43일분으로 확인됐다. 이는 동월 기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고차 가격 역시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달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는 208.2(1997년 1월=100)로 1년 전보다 4.9% 상승했다. 만하임 중고차 가격 지수는 1997년 1월 가격을 기준치인 100으로 두고 매달 500만 건 이상의 중고차 거래를 종합해 산출하는 가격 지표다.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신차 가격이 오르기 전 빠르게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며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한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이르면 오는 6월부터 판매가를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포드는 관세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경우 다음 달부터 생산된 차량의 가격을 올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6월 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전망이다. 다음 달까지 차량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폭스바겐도 6월부터는 관세 비용을 고려해 판매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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