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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 수혜 본 은행, 3분기 역대급 돈잔치 "내년 1분기도 호실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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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려도 불어난 대출 덕에 이자 장사 쏠쏠 
3분기 실적 고공행진, 내년 1분기까지 호실적 이어갈 듯
보증서대출로도 연 3조4,000억 이자수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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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에도 은행권 ‘이자 장사’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 데 반해 예금금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 금리 인하기에는 예대마진 축소로 이자이익이 감소하는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을 부추겨 반사이익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분기 순익 전년比 7.8% 증가 전망, 역대 최대치 근접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4조7,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7.8%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5,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신한금융은 1조3,665억원으로 12.1%, 하나금융은 1조256억원으로 6.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8,9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 줄어 소폭의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당초 3분기는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로 역대 최고 수준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뤄지면서 이자 이익 유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3분기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약 21조9,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만 21조4,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지난 7~8월 주담대 가산금리를 인상하며 수요 관리에 나섰으나 오히려 예대차익 확대라는 반사이익만 불러온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연간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총 16조9,17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11.8% 증가한 것으로, 순이익이 17조원에 육박하는 것은 첫 사례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만기 전 구간이 이미 기준금리 3회 인하를 반영하고 있어 향후 시장금리 낙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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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이익 증대

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에 일조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대출 규제다. 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은행 돈 잔치는 안 된다”고 발언하자 은행들에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그러나 이후 가계부채 상승세가 나타났고 이는 서울 아파트값 급등으로 이어졌다. 또 부동산 가격 경착륙을 막겠다며 관련 규제 완화와 함께 대거 공급한 특례보금자리론,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금리 정책대출은 무리한 ‘빚투’를 낳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 시행을 미뤘다. 이에 수도권에선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패닉바잉 심리 현상이 일어났다. 그 결과 가계대출 규모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금융당국은 은행에 대출을 줄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은행들은 은행채 금리 하락에도 인위적으로 주담대 등의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낮췄다. 손쉽게 대출 수요를 누를 방안이 금리기 때문이다. 7~8월 두 달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금리를 인상한 횟수만 22회에 이른다. 신한은행이 7회로 금리인상 횟수가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6회, KB국민은행 5회,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2회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 기간 은행들이 끌어올린 누적 주담대 금리는 최대 1.4%포인트에 달한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하자,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대출금리 인상으로 수요 억제에 나섰다”며 “그럼에도 스트레스 DSR 2단계 연기 등으로 막차 수요가 대거 몰리며 대출이 되레 급증했고 은행에 이자 수익만 안겨 줬다”고 꼬집었다. 실제 6월 말 2%대였던 4대 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 하단은 현재 4%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시중은행 4곳의 지난 18일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15∼5.72%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된 일주일 전보다 오히려 하단이 0.160%포인트 높아졌다.

'횡재세' 논의 재점화 조짐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운전자금대출을 내줄 때 보증재단 출연료 명목으로 대출이자를 일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받은 기금출연료 현황을 보면 5대 은행이 지난 5년(2019~2023년)간 이들 보증기금(재단)에 낸 출연료는 5조6,197억원이었다. 연도 별로 보면 지난해 1조3,27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2022년 1조2,029억원, 2021년 1조1,019억원, 2020년 1조382억원, 2019년 9,493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 은행이 보증부 대출로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이 연 3조4,000억원(2022년 기준)에 달하는데도 기금에 내는 출연료의 대부분을 운전자금대출자들에게 일괄 부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기업과 소상공인이 받는 운전자금대출 이자에 약 0.4% 수준의 출연료를 일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5대 은행의 운전자금대출자 중 신보가 운영하는 보증서 대출을 받은 경우는 20% 이하지만 보증기금 출연료 부담은 모든 운전자금대출자가 나눠서 내고 있다. 민병덕 의원실 관계자는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모든 운전자금대출 이자에 보증기금 출연료를 강제 부과해 왔다”며 “은행들이 보증기금에 낸 기금출연료의 80% 수준을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부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이자 장사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른바 '횡재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은행을 겨냥해 '횡재세'를 발의한 바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일정 기준 이상 이자수익을 냈을 경우 초과이익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부담금을 징수하자는 것이다.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가 종료되며 자동폐기 됐지만 아직 불씨는 살아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은 은행 출연금을 늘리고 세금 혜택을 줄이는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과 '은행법 개정안' 등 '유사 횡재세'로 불리는 22개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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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 문제 없다" 가처분 신청 기각한 법원, 경영권 분쟁 추가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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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기각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한 고려아연, MBK파트너스 타격 가능성
주주총회 '표 대결' 진행 시 국민연금·현대차 등 표심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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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의 '법적 리스크'가 해소됐다. 영풍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예정대로 공개매수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차후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공개매수를 통한 과반 의결권 확보에 나란히 실패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이후 양측이 택할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예정대로 진행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이달 23일까지 기존 계획대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게 된다.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은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2차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것이다. 영풍은 가처분을 신청하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가 배임 행위라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현재까지 영풍 측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거나, 이사의 충실의무 또는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이 증명에 가까울 정도로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임 여부 등은 본안에서 충실한 증거 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돼야 한다고 했다.

법원은 고려아연이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과 상법 규정 어디에도 ‘자사주 취득가액 한도를 계산할 때 회사가 임의로 적립한 임의준비금을 공제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상법은 자사주 취득가액의 총액이 배당가능이익을 초과해선 안 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을 뿐, 차입금으로 자사주 취득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어 “상법과 자본시장법은 자사주 취득 목적을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경영권 분쟁이 있었거나 선행 공개매수가 있었던 경우 자사주 취득을 금지하는 규정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 변수 될까

이로써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법적 리스크는 해소됐지만, 양측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고려아연이 자사 보유 기술에 대해 신청한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24일 산업부에 자사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에 대한 판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안건에 대한 심사는 이달 4일부터 시작됐으며, 아직 최종 판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기술·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규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인수·합병(M&A) 등 방식으로 외국 기업에 매각될 때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정부 예산이 들어가지 않은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의 경우, 정부는 해당 기업의 M&A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인수 금지 또는 원상회복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보유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판정 여부가 이번 경영권 분쟁에 일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경우, 장기적으로 경영권 확보 뒤 재매각을 추구하는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된다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핵심 국가 기간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여론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공개매수 이후 양측의 움직임 역시 변수로 지목된다. 현재 최 회장 측은 차입금을 활용해 자기 주식을 사는 자사주 매수 전략을 쓰고 있다. 공개매수로 최대 20%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17.5%를 소각한 뒤, 우군인 베인캐피탈이 매입하는 2.5%만 우호 지분으로 삼아 최대 36.5%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의 자사주 소각 이후 의결권 기준 고려아연·베인캐피탈 측 지분율이 40% 내외, MBK·영풍 연합 측 지분율이 40% 후반대 수준일 것이라 추산한다. 사실상 양측 모두 과반 의결권을 점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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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공개매수 종료 후 전략은?

이런 가운데 업계의 이목은 공개매수 종료 이후 양측이 보일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최 회장 측은 시중 유통 물량을 사들이며 추가 지분을 확보하거나, 새로운 백기사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의 새 백기사 후보로는 다음 달 중 경영진 방한이 예정돼 있는 글로벌 원자재 거래 중개 기업 트라피구라가 거론된다. 트라피구라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의 자사주를 2,000억원에 매입해 전략적 투자자(SI)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현재 고려아연 지분 1.49%를 보유 중이다.

MBK·영풍 연합은 임시 주주총회 소집 및 이사 선임 등에 돌입, 본격적인 이사회 장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기타비상무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은 MBK·영풍 측 인사다. 이사를 해임하는 데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주주 3분의 2와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가 필요한 만큼, 현시점에 이미 선임된 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MBK·영풍 연합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12명의 새로운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MBK·영풍과 최 회장 측이 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본격적인 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7.83%의 지분을 쥐고 있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캐스팅 보트가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종료된 뒤 임시 주주총회 날짜가 결정되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어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의 표심 역시 관건이다. 최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 지분은 총 18.55%이며, 이 중 현대자동차(5.05%), LG화학(1.9%), 모건스탠리(0.5%) 등 일부 기관의 표심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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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수요 예측 부진에 또 다시 상장 연기 결정

케이뱅크, 수요 예측 부진에 또 다시 상장 연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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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O 재수생' 케이뱅크 상장 무산
2022년 이어 2번째, 내년 이후 상장도 쉽지 않을 듯
내년 상장 준비 중인 토스에 악영향 줄 수 있다는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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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최대 기대주로 손꼽힌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계획을 연기한다.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상단 기준 총 공모액이 9,840억원,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에 달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2022년에 이어 벌써 2번째 상장 연기, 관건은 몸값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부진 영향으로 코스피 상장 계획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케이뱅크 측은 상장예비심사 효력 인정 기간이 끝나기 전인 6개월 내로 공모 구조를 변경해 상장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이 5조원에 달하는 등 기관 투자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주관사단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밴드(9,500원~12,000원)보다 낮은 주당 8,500원으로 상장하는 것도 고민했으나, 결국 케이뱅크 내부 검토 끝에 없던 일이 됐다. 만약 최종 공모가를 8,500원으로 확정했다면 공모액은 7,790억원~ 9,840억원에서 5,576억원으로 줄어든다. 기업가치도 3조9,586억원~5조3,000억원에서 3조4,722억원으로 낮아진다. 일부 후기 투자자 측에서는 사실상 손해를 감수해야 되는 가치가 되는 만큼, 상장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구주 매출이 공모 물량의 절반인 것도 이번 상장의 논란 거리 중 하나였다.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꾸준히 제기됐고, 결국 투자자들이 낮은 가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내부 논의가 결렬된 것이다. 앞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 등은 지난 2021년 케이뱅크가 진행한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케이뱅크가 상장 결정을 철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직후 케이뱅크의 예상 몸값은 8조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상장을 추진할 즈음 증시가 부진하자, 케이뱅크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 판단해 작년 2월 상장을 철회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에도 5조원의 가치를 관철시키지 못해 상장을 연기하게 되면 향후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등의 주요 PEF들이 요구하는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재상장 시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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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주가 부진 영향

케이뱅크가 상장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것은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에 3만9,000원에 공모가를 산정, 한때 9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2만원 대로 내려앉았다. 상장 당시 카카오뱅크는 단순한 은행이 아닌 카카오톡과 연계된 플랫폼 서비스인 만큼, 은행주들과 다른 수준의 가치 평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고, 이에 상장 초기 주가가 빠르게 뛰면서 시장의 동의를 얻는 듯했다. 그러나 약속했던 플랫폼 시너지가 사실상 실종된 데다, 최근 들어서는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한 불법행위 의혹으로 구속수사까지 이뤄지고 있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요원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 BNK투자증권 김인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이 아니라) 은행이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목표가 24,000원을 제시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기관들의 거센 불만 탓에 보고서를 내렸던 김 애널리스트는 2년 후 실제로 주가가 24,0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인터넷은행의 실체를 지적한 인물로 재평가받았다. 업계에서는 같은 사건이 케이뱅크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표한다.

토스 상장에 악영향 줄 수도

금융권 전문가들은 케이뱅크의 연이은 상장 연기가 토스의 상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는 20조원의 가치로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증권가를 돌고 있으나, 정확한 상장 시점을 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도 20조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무리한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 상장이 무사히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으나, 이번에 케이뱅크가 상장을 연기하면서 토스의 기업가치에 대해서도 시장의 의구심이 강한 압박으로 작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케이뱅크가 이번에 산정한 최대 5조원의 기업가치가 기존 카카오뱅크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이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의 무려 7.3배를 요청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PBR 기준 불과 2.56배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냉혹했다. 은행권의 평균적인 PBR이 시장에서 1~2배에 형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케이뱅크가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순자산수익비율(ROE)이 높은 것을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높은 금리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좋았으나, 내년 금리 인하기에 들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과 제4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더 떨어지는 것까지 감안하면 케이뱅크가 앞으로도 5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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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뒤집히나" 최윤범 회장 우호 세력 트라피구라, 내달 중 고려아연 경영진과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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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거래 중개 회사 트라피구라, 최 회장 측 '백기사' 될까
기존 백기사 베인캐피탈 투자 한계 봉착, 자금 조달 통로 확보 기대
현대자동차 이탈 등 지분 리스크 일부 상쇄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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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꼽히는 글로벌 원자재 거래 중개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의 경영진이 다음 달 방한해 최 회장과 만난다. 최근 공개매수 경쟁을 중심으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장은 트라피구라가 사업 협력 불확실성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트라피구라 경영진, 내달 내한

18일 재계에 따르면 트라피구라의 제레미 위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리처드 홀텀 이사 겸 차기 CEO 등은 다음 달 중순 한국을 방문, 최 회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과 회동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측은 “내달 중순 트라피구라 측의 방한 일정이 확정된 상태"라며 "(트라피구라 경영진은) 최 회장 등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라피구라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 중개 회사다. 고려아연과는 원료 구매 등 비즈니스 영역에서 오랜 시간 협력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은 트라피구라가 최 회장 측의 새로운 '백기사'로 떠오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라피구라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의 자사주를 2,000억원에 매입해 전략적 투자자(SI)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현재 고려아연 지분 1.49%를 보유 중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트라피구라 입장에서 현 경영진의 교체는 고려아연과의 사업 협력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차후 트라피구라가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이나 지분 교환, 주식 장내 매수 등을 통해 고려아연의 '백기사'로 등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인캐피탈 투자 금액 '아슬아슬'

업계에선 트라피구라가 본격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참여할 경우, 자금 조달 방면에서 고려아연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대표적인 백기사로 꼽히는 베인캐피탈의 투자 금액이 상한선에 가까워지고 있어서다. 앞서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과 공동으로 총 3조1,0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고려아연이 5,000원의 자기자금을 지원하고 2조1,634억원을 차입하는 구조였다. 베인캐피탈이 고려아연에 지원하기로 한 금액은 약 4,296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공시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자금 지원 규모가 총 4,606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단 베인캐피탈 측의 고려아연 지분 매수 물량은 51만7,582주(지분율 2.5%)로 기존과 동일하다.

이번 공개매수 이후 베인캐피탈이 추가적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은 사실상 작을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베인캐피탈의 한국 파트너가 진행하고 있어 추가 자금을 지원해도 최대 1,000억~2,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상을 지원하면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을 완전히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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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여론전 우위 점할 가능성도

고려아연이 트라피구라를 백기사로 확보할 시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며 지분 리스크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전문가는 "현재 막대한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물론, 당초 고려아연의 우호 세력으로 꼽히던 현대차까지 줄줄이 중립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대차가 경영권 분쟁에서 이탈할 경우 고려아연은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때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트라피구라가 참전할 시 여론이 뒤집히며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고려아연 지분 5.05%를 보유 중인 주요 주주로, 김우주 현대차 기획조정1실 본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가하고 있다.

문제는 고려아연 측이 대규모 자기주식 대항 공개매수를 결정하기 위해 이달 두 차례 개최한 이사회에 김 본부장이 불참했다는 점이다. 김 본부장은 고려아연 이사회에 합류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개최된 모든 이사회에 얼굴을 비춰왔다. 현대차 측이 중립을 지키며 우호 지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주주총회 표 대결의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국민연금(지분 7.83%) 역시 중립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국민연금이 오는 23일까지 진행될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고 본다.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 보유 목적이 어디까지나 ‘단순 투자’인 만큼, 국민연금이 양측의 공개매수 경쟁에 직접적으로 가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단순 투자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소극적인 투자 형태를 일컫는다. 국민연금이 과거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공개매수에 참여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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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내년 1분기까지 대출 규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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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금융 당국, 금리 인하로 가계 부채 더 증가하는 것 미연에 차단
은행권도 당분간 대출 규제 완화 계획 없어
금감원장 "대출 억제한 덕분에 금리 인하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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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이어갈 예정이다. 내년 1~2월 중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자칫 금리 인하가 가계 대출을 다시 늘리는 효과를 낳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로 인한 가계 부채 증가세 사전 차단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 계획을 포함해 달라고 주문했다. 올해 한시적으로만 활용하고 폐기되는 정책이 아니라, 내년에도 DSR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은행권은 금융 당국의 요청에 따라 내부 관리 목적으로 전세·정책대출을 DSR에 포함해 산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금융권은 그간 DSR 산정에서 제외됐던 전세·정책대출도 함께 관리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한다.

시장에서는 내년에 예정된 글로벌 기준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 및 가계 부채 증가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금융당국도 내년 1분기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이후에도 가계 대출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DSR 규제가 서울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에 대한 부동산 매수 심리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한몫한다.

이어 금융당국은 국토교통부와 합의하에 정책자금인 디딤돌 대출 한도도 줄이거나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국토부가 서민 안정 자금이라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으나,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정책자금이라는 따가운 비난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입장이 통보되자 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디딤돌 대출 금액을 산정할 때 소액 임차 보증금 공제를 필수로 적용하고, 후취 담보로 진행되는 신규 아파트 디딤돌 대출은 더 이상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도 오는 21일부터 정책 대출 취급을 제한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상승세를 억제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지시 사항에 맞춰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내년 1분기까지는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대출 절벽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어진다는 의미다. 금융당국도 1분기 기준 금리 인하 전후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를 살펴본 뒤 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관계자들은 새 학기를 맞아 봄 이사철에 발생하는 대출 수요를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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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감원장, 대출 억제한 덕분에 금리 인하 가능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은행들에 개입하면서 시장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에 대해 "가계대출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금감원장의 발언으로 금리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됐다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7~8월 가계대출 급증과 관련해 많은 우려가 있었다"며 이 같이 답했다.

이어 "당시 발언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개입을 세게 해서 주담대 증가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지금 더 상황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8월 가계대출 증가 추세를 꺾는 것은 정부 경제팀 내에서 공감대가 있었던 부분이고 우연한 기회에 제가 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또 "당시 그 증가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최근 한은의 금리 인하도 있기 어려웠을 것이고 부동산 급등 추세도 (완화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최대 수조원 이상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분석한 결과 25bp(0.25%포인트) 인하 한두 달 이후부터 차주들에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이상의 이자 경감 효과가 있었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받은 기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문제가 시장에 촉발할 문제 때문에 신규 주담대 등에 대해서는 타이트하게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며 "은행들은 가산금리 등의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어 부담이 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하면 금리 인하해도 내수 진작 어려울 것 지적도

댜먄 금융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이어지더라도 대출 규제로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지 않으면 내수 진작 효과는 낮을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에 풀린 유동성이 이미 아파트 가격 등 주요 부동산에 묶여 있어 실제로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리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의 대상이다. 금리는 인하되지만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제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부작용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화정책의 경로"라며 "올해 4분기, 내년 1분기에는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정책 개입으로 통화정책의 결과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풀릴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환대출 등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 관계자도 "대출 자체를 차단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은행들이 추가 금리 인하 등을 제공해 주는 비중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 금리 인하를 위해 그간 쌓아 올린 정책 효과들을 많은 부분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책 결정인지 되짚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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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공사비 주춤, 건설 경기 회복세 조심스레 점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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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종결 가까워지며 공사비 상승세 꺾여
철근·시멘트 등 주요 자재비 상승세 정점 찍었다는 평도
주요 건설사 원가율 90%대 초반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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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를 보이던 건설공사비 오름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공공사업과 민간 재건축, 재개발 공사비 분쟁이 줄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공사비 상승의 주요 요인인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공사비 급등이나 급락은 줄어들고 현재의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경기 침체에 원자재 및 부자재 가격 동반 하락세

17일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 따르면 현대·GS·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아이에스동서 등 주택 중심 건설사 6개사의 원가율은 2021년 86%에서 시작해 2022년 90%, 2023년 93%, 올해 2분기까지 92%를 기록하면서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 건설 공사비에서 가장 큰 비중(약 40%)을 차지하는 철근, 시멘트 등의 핵심 자재비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이다. 중국 건설 경기 부진으로 주요 건설 자재들의 공급 대비 수요가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7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10p로 전월 대비 0.01% 내려가 2달 연속 하락했다. 지난 6월 건설공사비지수가 전월 대비 0.07% 떨어진 130.11을 기록한 데 이어 연속해 내려간 것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공사비지수는 올해 1월 129.77을 기록하고 소폭 상승하며 현재까지 1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9월 들어 시장 가격이 더 떨어진 만큼, 현장에서 체감하는 공사비는 하반기 들어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비지수는 지난 2021년 초부터 3년간 25.8% 상승했는데, 공사비가 급증하자 공공사업과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분쟁이 이어졌다. 늘어난 공사비 부담에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공사 현장이 줄어들었고, 자재 수요도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동 전쟁의 확전이나 미국 경기침체 악화 등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할 요인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건설 업계는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내년부터는 건설 경기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다. 원자재 가격 하락, 금융 비용 감소 등, 건설 경기 부양 요건이 모두 갖춰지기 때문이다. 다만 지방에 쌓여있는 막대한 미분양이 해결되기 전까지 본격적인 건설 경기 회복을 점치기는 다소 어렵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소한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서 공사비 분쟁이 지금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도 건설 공사비 상승폭 2% 안팎으로 관리하겠다 나서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달 초 건설공사비 상승률을 2026년까지 연 2% 내외로 관리하고 향후 공사비 상승률을 장기 평균인 연 4% 수준으로 안착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공사비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인건비와 함께 시멘트 값 상승이 꼽히는 만큼 정부는 민간이 해외 시멘트를 수입할 때 애로 사항을 해소해 주기로 했다. 또 주요 자재·건설기계 분야의 불공정행위 6개월간 특별 점검과 주요 자재별로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가동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등 전쟁 여파로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0년 100에서 2023년 127.90으로 3년간 27.9% 올랐다. 공사비는 올해 들어 7월까지 1.6% 오르며 상승세가 주춤해 졌지만 장기 추세선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시멘트의 경우 원료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계속 올라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사들의 가격 인하 요구에 대해 애초에 시멘트 업계가 제시한 인상분이 모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전기료 및 인건비, 환경설비 투자 등을 고려하면 시멘트 업계도 수익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주요 자재별로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구성해 수요자와 공급자의 자율적인 ‘가격 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시멘트 값이 최근 4년간 49.3% 오른 만큼 민간에서 가격이 싼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추진할 경우 항만 내 저장시설 설치 절차를 단축하고 내륙 유통기지를 확보하는 등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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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회복세와 내수 진작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건설 경기 침체를 꼽는다. 내수 시장의 근간이 아파트 분양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에 달려 있는 만큼, 내년 이후에 공급 물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회복되고 시장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가 건설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와 올해 공급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과도한 프리미엄이 형성됐던 것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섰다는 점에서 다시 철근 및 시멘트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올해 초부터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국산 철강 제품이 국내에 저가로 들어오고 있었으나, 다시 중국 정부 중심의 경기 부양이 빠르게 이뤄질 경우 저가 철강재의 국내 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건설 업계에서는 정책 지원에 따른 시장 형성이 내년 건설 경기 회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올해까지는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부담으로 정책 당근이 제시돼도 집행이 힘들었으나, 정부 발주 프로젝트의 비용 정산 방식이 바뀌면서 수주 물량 자체가 비용 부담을 반영해 책정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공급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나 패스트트랙,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도입으로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재건축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기대치를 높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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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 장기화하며 일자리 줄어" 9月 그냥 쉰 청년 44만 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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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청년' 수 급증, 내수 가라앉은 결과인가
위기 감지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하며 내수 살리기 돌입
"구조적 문제가 내수 회복 발목 잡을 것" 비관적 전망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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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9세 청년층의 고용 시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자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본격적인 '내수 살리기'에 나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만으로 내수 시장을 부양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고용 시장 떠나는 청년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취업자 수는 2,88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4만4,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5월과 6월엔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가 7월 17만2,000명으로 10만 명대를 회복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9.9%로 9월 기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 역시 2.1%로 1999년 기준 변경 후 동월 기준 가장 낮았다.

그러나 저출생·고령화 영향에 연령별 격차가 두드러지고 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27만2,000명 늘었고, 30대와 50대 역시 각각 7만7,000명, 2만5,000명 증가했다. 반면 2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15만 명, 6만2,000명 줄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도 전년보다 16만8,000명 감소하며 23개월 연속 줄었다.

취업을 포기하고 고용 시장에서 발을 뺀 청년층도 1년 만에 크게 늘었다. '쉬었다'고 응답한 15~29세 청년의 수는 전년 대비 6만9,000명 증가한 44만2,000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 청년층 고용 상황은 오히려 악화하는 양상이다.

시장은 청년층 고용 시장 이탈의 원인으로 '내수 부진'을 지목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내수가 가라앉으며 기업들의 수익성이 줄줄이 악화했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며 "취업 눈높이가 높은 청년층들이 현 고용 시장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줄줄이 취업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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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되는 내수, 한은 피벗 단행

한국의 내수 부진 상황은 소매판매 등 각종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경영자총협회가 9일 발표한 ‘최근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감소했다. 이는 2003년(-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다루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대표적인 내수 경기 지표로, 지수 증가율이 음의 값일 때 실질 소비의 양이 이전보다 감소했다는 의미로 풀이한다.

내수 경기가 가라앉음에 따라 경제성장률 역시 주춤하는 추세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대비 0.2% 역성장했다. GDP가 분기 기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인 국민총소득(GNI)도 559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2021년 3분기(-1.6%)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내수 침체의 그림자가 시장 전반을 뒤덮는 가운데, 한은은 긴축 고삐를 늦추며 본격적인 내수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p 인하, 3년 2개월 만에 통화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앞서 한은은 2021년 8월 통화 긴축을 시작해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이후 1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금리 인하만으론 내수 부양 어렵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로 내수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평이 우세하다. 가계대출이 선제적으로 불어난 상황인 만큼, 피벗(통화 정책 전환) 이후 단기간 내로 내수 회복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는 시각이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수에 도움이 되려면 기존에 있는 대출 금리가 내려가고 전반적인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출이 늘어야 한다"며 "금융 정책이 어그러져 가계가 대출을 미리 당겨쓴 부분이 있어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역시 내수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은 587억7,000만 달러(약 77조5,770억원)를 기록했다. 일평균 기준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29억4,000만 달러(약 4조62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통상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경우 투자와 고용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소비가 성장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게 된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호실적을 기록한 수출 대기업으로부터 ‘트리클 다운 효과(Trickle-down Effect, 낙수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수출 증가세가 일부 품목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으로, 고용이나 가계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품목이 대부분이다. 한은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백만 달러당 2.6명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수출 대기업들의 ‘투자 방향’이 내수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고스란히 해외에 재투자하며 내수 시장이 회복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수출로 인해 발생한 기업 수익이 해외로 흘러 들어갈 경우, ‘수출 호조-기업 성장-고용·투자 확대-소비 성장’으로 대표되는 트리클 다운 효과 역시 내수가 아닌 해외에서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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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에 신용등급 강등 위기 맞은 보잉, 350억 달러 확보해 위기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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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여객기 사고, 파업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
인력 10% 감원 발표에 파업 열기는 오히려 확대
자금난에 신용 등급 강등 위기 경고까지
주식 및 채권으로 250억 달러, 신용 대출로 100억 달러 확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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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보잉

각종 사고와 파업에 자금난에 휩싸인 보잉이 48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올 초 보잉737맥스9 여객기의 도어 패널이 뜯겨나가는 사고로 생산 지연이 발생한 데다, 9월부터 미 서부 지역 보잉 공장 노동자 약 3만 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면서 현금 흐름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각종 항공 사고에 파업까지 겹친 자금난, 350억 달러 확보로 돌파

15일(현지시간) 보잉은 향후 3년 동안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최대 250억 달러(약 34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추가로 100억 달러(약 14조원)의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계약을 채권단과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잉이 이번 조치를 통해 단기적인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설비 및 기술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애널리스트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보잉 측이 발표한 350억 달러는 당초 시장이 예상한 100억 달러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상장사의 자금 조달로는 지난 6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보잉 측은 이번 결정을 "회사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신중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자금 조달 게획은 파업 장기화로 보잉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언급한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발표됐다. 미 서부지역 주요 공장에서 지난 9월 13일부터 시작된 3만3,000여 명의 노조 소속 기계공 파업으로 인해 보잉의 주요 항공기 모델인 737MAX, 767, 777의 사실상 중단된 것이 현금 흐름을 악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 파이낸셜타임스(FT)등 주요 외신의 설명이다. 파업과 기체 결함 문제로 보잉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으며, 한 달간 파업으로 인한 보잉과 주주들의 손실만 37억 달러(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잉은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의 10%를 감원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보잉의 이번 자금 조달이 파업 장기화와 운영상 어려움 속에서 재무 유연성을 높이고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기 자금 조달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항공우주부문 이사 벤 조카노스는 "보잉은 시간을 벌었지만,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파업 문제를 해결하고 항공기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S&P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보잉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에서 '정크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세스 세이프만 JP모간 애널리스트도 "보잉은 150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조달하지 않으면 내년 여름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보잉 주요 관계자들은 주문량이 5,490대나 밀린 상태에서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기업 곳곳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이 티몬스 미국 제조업협회(NAM) 회장은 "미국에서만 50만 명의 노동자에 영향을 미치는 항공우주 산업의 혼란은 파괴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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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항공기 공급 차질에 항공사들 사업에도 악영향

항공기 납품 지연은 항공사들의 영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는 항공기 도입 차질로 일부 노선을 축소하고 연간 실적 예상치를 낮췄다. 보잉뿐 아니라 에어버스도 프랫앤드휘트니 엔진 결함 등으로 일부 생산 차질을 빚은 탓에 양쪽에서 여객기 인도가 지연된 몇몇 항공사는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블룸버그통신에 "항공기를 제대로 인도받지 못한 몇몇 항공사가 조종사와 승무원을 휴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루프트한자와 대한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도 낡은 여객기 수명을 연장해 사용해야 하는 형편이다. 25대의 777 여객기를 주문했던 아랍에미리트(UAE) 에티하드 항공은 중고 보잉 777을 구해 사용하기로 했다. 장거리 운항에 특화된 기존 777 모델을 개량한 최신 기종인 777X도 당초 인도 계획보다 6년 늦어지게 됐다.

보잉은 개발 및 테스트 문제와 노조 파업으로 인한 작업 중단 등을 이유로 들었다. 최근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나온 임금 협상안을 노조원들이 압도적인 표차이로 부결시켰고, 곧바로 파업이 시작되면서 보잉 767, 777 생산이 멈춰섰다는 것이다. 노조는 향후 3년간 40% 임금 인상과 10년 전 폐지한 확정급여형(DB) 연금 복원 등을 고집했지만 사측은 제안을 철회하고 테이블에서 철수했다.

2018년부터 계속된 767 기종 결함 지적, 제 때 대응하지 못한 것이 화근

이렇듯 계속해서 불거지는 보잉 항공기의 안전 결함 문제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이어지면서 보잉을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올해 1월 737 맥스 기종 여객기가 이륙하고 얼마 뒤 동체 벽면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4월에는 767 기종이 이륙 직후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갔다. 5월에는 767기의 앞바퀴가 내려오지 않아 화물기가 활주로에 그대로 동체 착륙하기도 했다.

그런데 앞서 2018년과 2019년에도 767 기종의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에 미국 항공 당국은 보잉에 생산 속도 제한 명령을 내렸으며 대대적인 생산라인 점검에 나섰다. 문제가 된 767 기종은 2027년부터 생산이 중단된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결함 의혹이 제기됐던 2018년부터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면 미국 항공 당국이 나서서 생산라인 점검에 들어가는 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공장 주도의 이번 파업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보잉의 이번 파업은 16년 만이다.

권보헌 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항공기 안전관리의 핵심은 숨겨져 있는 잠재 요인을 미리 발견해서 더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잠재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전문성이 필요하고 조직이 전문가 양성을 위해 각종 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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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로 우위 점한 MBK·영풍,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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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연합, 공개매수로 지분율 38.47%까지 확대
"최 회장, 신탁으로 확보한 자사주 처분할 것" 시장 전망
신규 이사 선임 표 대결, 금융당국 회계 감사 등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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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대응 전략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과거 신탁을 통해 취득한 고려아연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처분, 본격적인 지분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외에 차후 벌어질 주주총회 표 대결, 금융당국의 회계 심사 등이 경영권 분쟁의 주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우위 점한 MBK·영풍 연합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된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총 110만5,163주(5.34%)의 지분이 응했다. 고려아연의 14일 주가(79만3,000원)가 MBK·영풍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83만원)를 밑돌면서 투자자 상당수가 공개매수에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란 MBK·영풍 연합은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지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기존에 소유한 지분(33.13%)에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을 더하면 이들의 지분율은 38.47%까지 늘어나게 된다. MBK·영풍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 회장 측은 현재 34% 안팎의 우호 지분을 보유 중이다.

경영권 분쟁의 무게추가 MBK·영풍 연합 쪽으로 기운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 최 회장 측은 차입금을 활용해 자기 주식을 사는 자사주 매수 전략을 쓰고 있다. 공개매수로 최대 20%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17.5%를 소각한 뒤, 우군인 베인캐피탈이 매입하는 2.5%만 우호 지분으로 삼아 최대 36.5%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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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신탁 계약 '히든카드' 될까

문제는 최 회장 측이 자사주 공개매수 목표 예정 수량인 20%를 모두 확보한다면 오히려 MBK·영풍 연합의 의결권 환산 지분율이 과반에 가까워진다는 데 있다. 최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할수록 시장에서 의결권 있는 주식이 줄어 MBK·영풍 측의 영향력이 커지는 구조다. 아울러 차후 MBK 연합이 장내매수를 통해 2~3% 수준의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면 단독으로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며 경영권 장악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변수는 아직 남아 있다. 우선 시장은 최 회장 측이 과거 신탁 계약을 통해 확보한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처분해 추가 지분 확보를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과 3차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 1.4%(약 1,500억원 규모)를 취득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두 번째 신탁 계약을 통해 추가 자사주 확보를 시도했으나, 공개매수의 여파로 1%의 자사주를 취득하는 데 그쳤다. 고려아연이 현재까지 취득한 2.4%의 자사주를 처분해 의결권을 부활시키려면 신탁 계약을 해지하고 증권사로부터 주식 현물을 이전받아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2.4%의 자사주가 사실상 '묶인 지분'인 만큼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확률은 낮다는 평도 나온다. 금감원의 기업공시 실무 안내에 따르면, 당국은 복수의 자사주 신탁 계약이 존재할 시 가장 최근 체결일을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나야 신탁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의 가장 최근 신탁계약 체결일이 지난 8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2.4%의 처분은 내년 2월에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분쟁 둘러싼 추가 변수

차후 주주총회에서 벌어질 표 대결 역시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기타비상무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은 MBK·영풍 측 인사다. 이사를 해임하는 데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주주 3분의 2와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가 필요한 만큼, 현시점에 이미 선임된 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MBK·영풍 연합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12명의 새로운 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MBK·영풍과 최 회장 측이 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본격적인 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의 행보가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5일 금감원은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한 회계 심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자료를 토대로 양측의 회계 위반 혐의 여부, 충당부채·투자주식 손상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회계 심사와 관련해 당국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양측의 정기보고서를 살펴보고 있다"며 "회계 위반 혐의가 발견되면 강제성이 있는 감리 조사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감리 조사에 착수할 경우 분쟁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 전문가는 “감리 조사가 시작되면 당국은 감사인 등을 불러 깊이 있는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며 "회계 심사가 감리 조사까지 이어져 어느 한 쪽의 잘못이 드러날 경우, 과징금, 검찰 고발, 담당 임원 해임 권고 등 판도를 뒤집을 만한 강력한 제재가 따라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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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늘리겠다" 상장 후 청사진 제시한 케이뱅크, 시장은 여전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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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도 취급할 것" 케이뱅크의 수익성 확보 계획
기업가치 고평가, 구주매출 비율 등 시장 논란에 정면 반박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시장 여론, 카카오뱅크 전례가 발목 잡아
kbank 20240618

2년 만에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하는 케이뱅크가 간담회를 통해 수익성 확보 계획을 공개했다. 수년 내로 가계 중심이었던 대출 포트폴리오를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SME)까지 확대해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케이뱅크는 △기업가치 고평가 △과다한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 △높은 구주매출 비율 등 시장의 비판적 의견과 관련한 반박 입장도 내놨다.

케이뱅크, 기업대출 중심 성장 계획 제시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상장(IPO) 기자간담회’에서 “소매금융·중소기업·플랫폼 3대 성장 전략과 더불어 리스크 관리와 기술 역량을 더해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PO를 목전에 두고 상장 이후 미래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원인 대출 포트폴리오를 가계 중심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으로 확장하고, 더 나아가 중소기업(SME) 대상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아직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 진출한 사례가 없다. 이와 관련해 최 행장은 “경쟁력 있는 금리와 100% 비대면 프로세스로 2025년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2026년에는 중소기업 대상 대출에 나설 것”이라며 “주요 주주인 KT와 BC카드가 보유한 다양한 역량을 기반으로 신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오는 18일 공모가 확정 후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 청약을 거쳐 30일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한 차례 IPO를 철회한 이후 2년 만에 증시에 재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공모 규모는 총 8,200만 주며, 주당 희망공모가는 9,500~1만2,000원, 희망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 금액은 9,840억원이다. 공모가 밴드에 따른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4조∼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 금액과 시가총액 모두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IPO 이래 최대 규모다.

시장 잡음 관련 입장 표명

이번 간담회에서 케이뱅크는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대한 반박도 내놨다. 앞서 케이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 그룹으로 카카오뱅크,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를 선정했다. 이후 이들 3곳의 PBR 평균치인 2.56배를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1조9,556억원)에 적용하고, 상장 후 유입될 공모자금을 더해 시가총액을 산정했다. 이에 따라 정해진 케이뱅크의 PBR은 2.56배로, 카카오뱅크(1.6배), KB금융(0.54배), 신한지주(0.51배) 등 타 은행주들보다 월등히 높다. 이에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비판이 팽배했다..

이와 관련해 최 행장은 “케이뱅크는 거버넌스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정도 경영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며 “성장성과 수익성도 굉장히 좋은 주가 업사이드 포텐셜(상승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직의 경비 효율성도 좋아 주주환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적정한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케이뱅크 측은 상장 첫날 유통 물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시장 의견에 대한 입장도 제시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1억5,550만 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4억1,669만주)의 37%에 달한다. 이는 앞서 올해 상반기 IPO 대어로 거론됐던 시프트업(10.23%)과 HD현대마린솔루션(13.63%)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이에 케이뱅크 이준형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카카오페이와 크래프톤의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 40%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케이뱅크의 물량이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장민 케이뱅크 CFO는 50%에 달하는 높은 구주매출 비율과 관련해 “구주매출이 적정 수준이 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물량이 오버행이 될 수 있다”며 “적정 유통 물량이 있어야 시장에서 공정한 주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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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처럼 될까" 시장 우려 팽배

그러나 이 같은 입장 표명 이후에도 케이뱅크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한 상장사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급락 전례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어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초특급 대어’로 시장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IPO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뱅크의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은 총 1,667곳, 경쟁률은 1,732.83대 1에 달했다.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 범위 최상단인 3만9,000원, 공모 규모는 2조5,525억원으로 확정됐다.

카카오뱅크는 일반청약에서도 흥행 가도를 달렸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182.7대 1, 청약 증거금은 역대 5위인 58조3,0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카카오뱅크의 상장 첫날인 2021년 8월 6일 시초가는 5만3,7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8% 뛴 수준에 형성됐다. 첫날 종가는 6만9,800원, 시가총액은 33조1,620억원에 달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2주 만인 같은 해 8월 20일 9만4,4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인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구속 등 내부 악재가 누적되며 주가가 미끄러진 것이다. 이날(15일)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도 2만2,600원으로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투자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차별화’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지금까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가계대출·개인사업자 대출 등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며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지우기 위해서는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의 실질적인 ‘차이’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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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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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