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금융지주사 전환' 발판 다진 교보생명, 손해보험사 인수 나설까
Picture

Member for

4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교보생명 금융지주사 설립 '장애물' 사라졌다
손해보험 등 금융업 포트폴리오 확장 필요해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 매각가 따라 거래 향방 바뀐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팔 권리) 분쟁’이 7년 만에 일단락됐다.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이 손해보험을 중심으로 금융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막 내린 교보생명-어피니티 풋옵션 분쟁

1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앞서 지난 2023년 2월 정기 이사회에 금융지주사 설립 안건을 보고하고 금융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려면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결의, 금융위원회 인가 승인 등을 차례로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설립 움직임이 진전을 보이지 못했던 이유는 주주총회 결의 때문이었다. 교보생명은 보유한 자회사 주식·현금 등을 분할해 신설된 금융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인적분할을 추진하려 했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 결의 이후 진행되는 주주총회에서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한 2대 주주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신 회장과 풋옵션 분쟁을 겪게 되며 주주총회 결의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지난 7일 어피니티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9.05%와 4.5%를 일본 SBI그룹과 신한투자증권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각각 매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교보생명은 나머지 2개 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와 EQT파트너스도 각각 보유한 지분 5.23%를 매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계약까지 성사되면 컨소시엄이 공식 해체되며, 교보생명의 인적분할에 반대할 만한 주주가 없어진다.

교보생명의 손해보험사 인수 노력

풋옵션 분쟁의 종결로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 자본 조달 등이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 IPO(기업공개)를 위한 기업가치 상승효과도 톡톡히 볼 수 있다"며 "현재 교보증권,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자산시탁 등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으로서는 손해보험을 비롯한 금융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시급하다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보생명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손해보험사 인수 의지를 드러내 왔다. 지난 2022년 MG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사모펀드 더시드파트너스의 핵심 출자자로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이후 수차례 진행된 입찰에 단 한 번도 참가하지 않았고, 거래는 무산됐다. 자금 부담, MG손해보험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의 소송 리스크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3년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 51%를 인수하고, 카카오페이손해보험를 통해 악사(AXA)손해보험을 인수하는 방안을 타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손해보험 내부 투자위원회가 교보생명 지분 인수 건을 부결하며 해당 안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입장에서는 교보생명과 함께 새로운 시너지를 발굴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불투명했다”며 “또 악사손해보험 경영권이 없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 매물 상황은?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손해보험사는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이다. 우선 MG손해보험은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 일단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에 당장은 인수를 타진할 수 없다. 만약 메리츠화재의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교보생명이 MG손해보험을 선택할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1조원에 달하는 데다 자동차, 장기보험 손해율이 높아 수익성도 적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롯데손해보험으로 향한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우리금융으로의 매각이 최종 무산된 이후로 상시 매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우리금융과의 협상 당시 거론된 몸값은 대략 1~2조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금융당국 회계 가이드라인 변경으로 인해 지난해 순이익이 91% 급감한 만큼, 매각가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의 매각가 변동 여부가 거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교보생명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가격대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실행에는 옮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적 악화 상황이 매각가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선택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icture

Member for

4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