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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공여 한도 축소에 자금 융통 활로 찾는 사모펀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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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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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여파로 기존 사모펀드가 활용하던 자금 융통 전략이 축소되는 추세다. 투자 전문 싱크탱크 피치북은 사모펀드가 추가 자금 조달을 연기하기 위해 사용했던 신용공여 한도가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에 사모펀드들은 복합형 대출 구조를 설계하는 등 추가 자금 융통 구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1년 새 사모펀드 자금 융통 어려워져

지난 20일 피치북은 이자율 인상에 따라 사모펀드가 독자적인 자금 융통을 위한 사용하던 신용공여 한도(Subscription lines of credit)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업계에서 신용공여란 GP(위탁운용사)가 제공하는 증권, 채권, 기업 신용 등을 담보로 사모펀드에 제공하는 일종의 대출이다.

기설립된 사모펀드가 투자 포트폴리오 진행 시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사용하는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캐피탈 콜(Capital calls) 방식으로 펀드 조성 시 목표 금액을 모두 조달한 뒤 투자 운용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LP에 일부 초기 투자금을 조달한 뒤 추가 수요나 투자 포트폴리오가 추가될 때마다 LP(출자자)에 추가 자금 조달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캐피탈 콜은 주로 프로젝트 사업 목적의 사모펀드에서 사용한다. LP와 미리 약정한 조건으로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추가 조달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다만 캐피탈 콜이 진행된다는 건 그만큼 투자 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에 펀드 운용 기간이 길어지고, 자금 조달액이 증가할수록 LP에 분배해야 하는 금액도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 운용 방법은 사모펀드 신용공여다. 신용공여란 GP의 기업 신용이나 GP 혹은 펀드가 보유한 증권, 채권 등을 담보로 금융 기관에 자금을 융통하는 방식이다. 사모펀드 신용공여는 사모펀드와 금융기관이 미리 대출 규모와 기간, 조건을 약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사모펀드가 필요할 때마다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며, 주로 회전신용대출(Revolving Credit Facility) 방식으로 진행한다. 사모펀드 신용공여는 LP에 추가 자금 요청 없이 GP가 비교적 자유롭게 추가 자금을 융통해 투자 규모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신용공여로 융통한 자금은 펀드 조달 자금이 아니기 때문에 펀드 만기 시 GP의 성과 수수료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

오랜 기간 사모펀드는 신용공여 방법으로 캐피탈 콜 빈도를 낮추고 일종의 브릿지론(단기 차입을 통한 일시적 자금 연결 방법)으로 활용돼 투자 거래를 신속히 마감하는 등 비용 절감과 펀드 IRR(Internal Rate of Return·내부 수익률) 증가를 이뤘다. 투자 전문 매체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에 따르면 사모펀드 시장의 약 40~90%가 신용공여와 같은 별도 자금 융통 전략을 사용했고, 사모펀드 신용공여 규모는 작년 말 기준 약 7,500억 달러(약 1,006조5,000억원)에 달한다.

신용공여 금융 비용 크게 증가

피치북은 최근 금리 인상 여파와 신용 조건 강화에 따라 사모펀드가 신용공여를 활용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금융 비용과 신용 조건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대비 신용공여와 유사한 사모펀드의 자금 융통 구조의 금융 비용이 올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엔 약 2%였던 자금 융통 금리가 현재 7~8%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북미 지역 사모펀드 신용공여 대출 시장의 주요 공급자였던 미국 지역 은행이 재무 악화로 인해 신용공여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공급이 감소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 설명했다.

신용공여의 금융 비용 증가는 펀드의 현금 수익률을 잠식해 LP에 분배해야 할 투자 수익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이에 피치북 펀드 전략 분석가 줄리엣 클레멘스(Juliet Clemens)는 “현재 상황에서 GP가 신용공여를 사용하기 위해선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담보와 여신을 제공해야 하므로 신용공여 사용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비용 절감과 수익 증가를 위해 사모펀드가 선택했던 방식이, 다른 조달 방법보다 더 큰 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구조 설계에 나서는 사모펀드 및 금융기관들

사모펀드의 자금 융통 시장 조건이 악화함에 따라 금융 기관과 사모펀드 업계도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금융 기관은 신용공여 대출 자금 확보를 위해 신용공여 대출을 차입한 사모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증권화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 업계도 다양한 자금 융통 방식을 시도 중이다. 일부 사모펀드는 일정 기간을 두고 단기 차입을 연달아 실행하는 일종의 리볼빙 방식으로 자금 운용 규모를 증가시키는가 하면, 또 다른 사모펀드는 LP 캐피탈 콜 방식을 도입해 최초 대출 시 사전 약정된 조건의 회전신용대출 형태로 작은 규모의 대출을 실행하고 투자 포트폴리오가 발생할 때마다 프로젝트 연계 방식으로 차입 규모를 늘리는 구조를 시도 중이다.

아예 새로운 대출 구조를 시도는 사모펀드도 있다. 최근 한 사모펀드는 일원적이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담보 대출과 신용공여 대출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대출을 진행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대출의 경우 구조가 복잡해 대출 실행까지 시간과 금융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클레멘스는 “금리가 낮을 때는 다양한 금융 공학을 활용해 자금 운용 규모를 쉽게 확장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고금리 시기가 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금융 수익이 아닌 실질적인 투자 능력을 활용해 사모펀드의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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