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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 원격근무는 창의력을 저해할 수 있어 원격근무의 영향은 장기적 관점에서 분석해야 정확해 하이브리드형 근무로 창의력과 생산성 그리고 자율성의 균형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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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에서는 전체 유급 근무일 중 4%만이 재택근무였는데, 2020년 5월에는 그 비율이 60%까지 증가했으며, 이후에는 약 25%로 평준화됐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다른 많은 직업과 마찬가지로 과학 분야에서도 하이브리드 근무를 향한 움직임을 가속했다. 대학과 연구소에서 공식적으로 직원들이 현장근무와 원격근무 시간을 병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평소 실험실에 출근하는 횟수가 더 많지만, 논문을 작성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할 때는 재택근무를 한다. 일례로 이탈리아 시에나의 토스카나 생명과학재단에서 분자 미생물학 실험을 하는 클라우디아 살라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자치대학교에서 신석기 시대 도자기를 연구하는 고고학자 아드리아 브뢰는 실험실과 현장 방문을 위해 집을 나서야 할 때도 많지만, 서류나 컴퓨터 작업을 위해선 원격근무를 한다고 전했다.
과학 분야에서의 원격 협업, 획기적인 아이디어 vs. 점진적인 진전
사실 과학 분야에서 지리적으로 분산된 팀에 관한 연구는 팬데믹 이전부터 진행됐다. 기술과 정책이 아이디어, 데이터, 자료의 교환을 장려하고 지식이 더욱 전문화됨에 따라 공동 연구팀의 지리적 분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1년 연구 논문 저자 약 3,900만 명의 주소를 분석한 결과, 평균 협업 거리가 1980년 334킬로미터에서 2009년 1,553킬로미터로 선형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격 협업이 잘 정착되었고 팀이 더욱 국제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수치다.
물론 원격 연구팀의 구성원들은 일반적으로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 있더라도 연구원이 집이 아닌 실험실에서 근무하고 있을 확률이 더 높다. 그러나 미국 일리노이주의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원격 근무의 영향을 연구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컴퓨터과학 연구원인 아그네스 호바트(Ágnes Horvát)는 원격 협업의 어려움과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고려할 때 과학자들의 업무 방식과 성공적인 하이브리드 구조를 구축하려는 다른 모든 분야의 조직과 기업이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경제학자 칼 프레이(Carl Frey)가 주도한 장기 연구에 따르면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구자들이 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반면에 원격 공동 작업자는 더 큰 집단 지식에 접근하는 이점을 누리지만, 그러한 팀은 창의적일 가능성이 작고 점진적인 진전을 이루는 데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원격 팀은 기술적인 작업에서 협업할 확률이 더 높다"라며, "반면 현장 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념화하는 작업에서 협업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고 덧붙였다.
프레이 교수의 연구는 1960년부터 2020년 사이에 발표된 전 세계 2천만 건의 연구 논문과 1976년부터 2020년 사이에 제출된 4백만 건의 특허 출원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기고자들의 소속과 지리적 정보를 살펴보고 인용 패턴 분석을 통해 논문의 '창조적 파괴력'(혁신)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협업 거리가 0킬로미터에서 600킬로미터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논문의 파괴력은 약 20% 감소했으며, "원거리 팀일수록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작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근무, 유연성과 생산성의 타협점
이론적으로 하이브리드 근무는 유연성을 원하는 근로자의 욕구와 생산성에 대한 상사의 우려 사이에서 탄생한 균형이다. 팬데믹 초기 많은 원격 근무자들은 삶의 질이 향상되고 생산성도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원격 근무의 효과를 완전히 드러내기 위해선 장기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앞서 언급한 연구 결과에서도 서로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는 팀이 더 높은 수준의 혁신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했었다.
이에 원격 근무의 영향을 더욱 명확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과학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 대해서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의 의미를 경쟁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했다. 경제학, 심리학,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이메일과 화상 통화에 응답하는 방식부터 원격으로 일하는 팀이 협업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하이브리드 근무의 다양한 측면을 조사한 것이다. 또한 사무실 팀과 원격 팀 간의 격차를 해소하여 하이브리드 근무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과학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있다.
한편 팬데믹 이전에도 원격 근무의 효과를 조사한 사례가 있다. 1980년대에 미국의 은행 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는 장애인을 위한 재택 대체 사무실 시스템을 시험하는 프로젝트 홈바운드(Project Homebound)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회사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자랑했었다.
그 후로도 과학자들은 다양한 직군과 규모로 원격 근무의 영향을 연구했다. 최근에 진행된 콜센터 직원 및 IT 전문가와 같은 특정 그룹에 대한 일련의 소규모 연구에 따르면 완전 원격 근무자의 생산성이 약 10~20%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더 적은 통화를 처리하고, 더 적은 데이터를 입력하며,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초기에 재택근무자가 사무실에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한다는 주장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원격 근무와 현장 근무의 연구 결과가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은 하나의 절충안으로 자리잡았다. 여행사 트립닷컴(Trip.com)에서 엔지니어와 마케팅 및 재무 직원 1,6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는데, 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풀타임 또는 일주일에 이틀만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하이브리드 패턴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은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직원들보다 더 행복하고 회사를 떠날 확률이 낮았다.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연구 논문으로 발표된 이 결과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그룹에 배정된 팀원들은 사무실 근무자들과 근무 시간과 그 패턴이 달랐지만, 두 그룹의 전반적인 생산성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또한 출퇴근 시간이 긴 직원들이 원격 근무의 이점을 더 많이 보고하는 경향도 함께 포착됐다.
[해외 DS] 창의성과 연결성을 극대화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 ②, 혁신을 가로막는 재택근무 지원 기술로 이어집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