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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비즈플러스 청산, 라인페이플러스로 이관
라인페이 서비스도 종료, '탈네이버'에 속도
주주총회 후 ‘네이버 지우기’ 공식화할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공동 운영하는 ‘라인야후’가 탈 네이버에 속도를 내고 있다. 4,400만 사용자를 보유한 라인페이를 2025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종료하고, 페이페이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놓고 7월 1일 이후 벌어질 본격 지분 ‘매각 협상’에서, 소프트뱅크가 주도권을 쥐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라인페이 폐지, 소프트뱅크 '페이페이'로 일원화
16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미래를 놓고 물밑 접촉 중이지만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엔화값이 크게 떨어져 라인야후 몸값이 줄어든 데다, 한국 정부와 노동조합이 강력히 반발해 일본 측이 한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이에 라인야후는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라인야후 계열인 야후재팬이 운영하는 ‘야후 지식백과’다. 야후재팬은 지난달 30일 야후 지식백과에 있는 인공지능(AI) 답변 기능에 미국 앤스로픽의 클로드3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오픈AI의 GPT-4를 연동해 AI 답변 기능을 도입했지만, 네이버가 개발한 클로바X는 배제했다.
또 이달에는 라인야후가 해외 핀테크 서비스를 관장하고 있는 ‘라인비즈플러스’를 청산하고 대만에 모회사를 둔 ‘라인페이플러스’로 관련 사업을 이관했다. 라인비즈플러스 위치는 한국이다. IT 업계에서는 라인페이 종료도 지나치게 서둘렀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 라인 계열의 라인페이와 소프트뱅크 계열의 페이페이는 상호 경쟁을 벌이는 서비스였기 때문에 두 서비스간 통합이 예고돼 있었다.
문제는 통합 방식이다. 지난 5월만 하더라도 상호 간 ID 통합이 필요한 만큼,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했다. 하지만 라인야후는 라인페이 서비스를 전격 종료했다. 대신 라인페이 잔액을 페이페이로 넘겨주는 방식을 택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라인페이는 종료 발표가 있었던 6월 13일까지 미쓰이스미토모 카드와 제휴해 발행하는 ‘비자 라인페이 카드’의 포인트 환원이나 라인 내 송금 기능 활성화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라인 사태 영향, '네이버 지우기' 움직임
이런 라인야후의 행보에 대해 업계는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소프트뱅크와 함께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를 완전히 지우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결제 시장에서 경쟁하던 라인페이와 페이페이는 지난 2021년부터 사실상 통합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발생한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통합이 연기됐다.
시장이 라인페이 서비스 종료를 탈(脫) 네이버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건 앞서 나온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때문이다. 총무성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 위탁처 관리·감독을 하기 어려운 ‘지배관계’에 있다고 보고 라인야후에 ‘자본관계 재검토’가 담긴 행정처분을 두 차례 내렸다.
실제 라인야후의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8일 열린 결산설명회에서 탈 네이버를 공식화했다. 그는 A홀딩스에 ‘자본 변경’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소프트뱅크가 머저리티(majority·다수)를 취하는 형식으로의 변경이라는 것이 대전제”라고 부연하며 네이버와의 관계 정리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동시에 라인 앱 개발을 주도해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D-1 라인야후 정기 주총에 쏠리는 눈
이런 가운데 시장의 눈은 라인야후의 주주총회에 쏠리고 있다. 라인야후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제29회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라인야후는 주주총회에서 사업보고를 포함해 감사결과 보고, 이사 선임 등에 관련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번 주주총회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라인야후가 오는 7월 1일 일본 정부의 2차 행정지도에 따른 대응책을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행정지도에는 논란이 된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도 포함됐다.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도 네이버 클라우드와의 인증 시스템 분리를 비롯한 네이버 위탁 업무 정리 계획 등의 진행 상황을 오는 28일까지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종합했을 때 라인야후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네이버와 기술적 분리, 자본관계 개선 방안에 대한 윤곽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라인야후도 주주총회 소집 통지문을 통해 “이달 안으로 네이버 위탁 업무의 축소·종료 방안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라인야후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이사회를 개편할 예정이다.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인 체제에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체제로 바뀐다. 라인야후 내 유일한 네이버 측 인사였던 신중호 CPO(최고상품책임자)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며, 사내이사 2인에 카와베 켄타로 라인야후 대표이사 회장, 이데자와 CEO가 재임한다. 사외이사에는 우스미 요시오, 하스미 마이코, 쿠니히로 타다시가 재임하며 다카하시 유코를 신규 선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