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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양자 컴퓨터 속 AI 관찰자, 객관적 현실의 비밀 밝힐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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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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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그리피스대·NASA 연구진, AI와 양자 컴퓨터로 확장한 '위그너의 AI 친구' 실험 제안
AI 관찰자를 통해 물리학의 기본 가정이 성립하는지 검증할 계획
연구 결과, 이론적으로 시스템 내 모순을 발견해 일부 물리학적 가정이 틀렸을 가능성 제기돼
하지만 실제 AI 관찰자인 'QUALL-E'를 개발하는 데에는 큰 기술적 도전이 남아있어

[해외 DS] 양자 컴퓨터 속 AI 관찰자, 객관적 현실의 비밀 밝힐까? ①에서 이어집니다.


Quantum AI ScientificAmerican 20240627
사진=Pixabay

196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유진 위그너가 제시한 '위그너의 친구' 사고 실험은 관측 행위와 의식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24년 호주 그리피스대학과 미 항공우주국(이하 NASA) 연구진은 이 실험을 한 단계 발전시켜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 '위그너의 AI 친구' 실험을 제안했다.

이 실험에서 AI는 실험실 내부의 양자 시스템을 관측하고 그 결과를 외부의 인간 관찰자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람을 양자 중첩 상태에 둘 수 없기 때문에, AI가 탑재된 양자 컴퓨터가 위그너의 친구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연구진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의 생각이 인간의 생각만큼 실제적이라는 가정도 추가해 위그너의 사고 실험을 더욱 현실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또한 연구진은 단순히 위그너의 사고 실험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측정 설정의 자유, 물리적 상호작용의 국소성, 관측 사건의 절대성과 같은 물리학의 기본 가정들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 삼았다.

수학적 모순으로 드러난 현실의 오류

연구팀은 수학적 분석을 통해 위그너의 AI 사고 실험에 모순이 존재함을 밝혀냈다. 이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현실에 대한 물리학적 가정 중 최소 하나 이상이 틀렸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놀라운 결과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아직 이론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실험을 위해서는 양자 컴퓨터 내에서 중첩 상태로 존재하면서도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고도의 AI, QUALL-E(OpenAI의 DALL-E와 픽사의 WALL-E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 개발이라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QUALL-E 개발은 현재 기술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도전적인 과제이지만, 연구팀은 QUALL-E의 실현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NASA 에임스 연구센턴의 양자 인공지능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엘리너 리펠 소장은 미래형 고전 AI 알고리즘을 양자 컴퓨터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QUALL-E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양자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알고리즘은 반드시 가역적이어야 한다. 가역적 계산은 입력 비트가 출력 비트를 생성하고, 이 출력 비트를 역으로 입력하면 원래의 입력 비트가 재현되는 방식이다. 양자 컴퓨팅의 기반이 되는 양자 역학은 본질적으로 가역적인 과정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고전 AI 알고리즘을 양자 컴퓨터 환경에 맞춰 가역적으로 변환하는 것이 QUALL-E 개발의 중요한 첫 단계다.

QUALL-E 개발, 낙관적 전망 속 기술적 난관 봉착

하지만 복잡한 고전 알고리즘을 가역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상당한 컴퓨팅 오버헤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컴퓨팅 오버헤드는 추가적으로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의미하는데, QUALL-E 구현에 필요한 전체 컴퓨팅 성능과 논리 큐비트 수를 추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자 오류 수정 또한 컴퓨팅 오버헤드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큐비트는 외부 환경에 취약해 중첩 상태가 쉽게 붕괴해 계산 오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를 추적하고 수정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논리 큐비트가 요구되는데, 일반적으로 하나의 논리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약 1,000개의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현재의 내결함성(fault-tolerant) 양자 게이트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인간이 1초 만에 처리하는 정보를 QUALL-E가 처리하는 데 무려 500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QUALL-E 실현까지 극복해야 할 기술적 난관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그러나 연구팀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컴퓨터의 급격한 발전 속도를 예시로 들며, 양자 컴퓨터 기술 역시 비슷한 발전 궤도를 따른다면 QUALL-E 실현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하며 상당한 시간과 기술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리펠 소장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추지 않은 축소된 QUALL-E 모델을 먼저 개발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하며, 선충류와 같은 단순한 생명체 모델링을 통해 기술적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일 광자 실험부터 인간 수준의 AI 실험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이며 미래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의 양자정보이론 연구그룹 책임자이자 위그너의 친구 역설 연구에도 참여했던 레나토 레너 교수도 QUALL-E 개발에 대해 "실제 인간을 중첩 상태에 두는 것보다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더 높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해외 DS] 양자 컴퓨터 속 AI 관찰자, 객관적 현실의 비밀 밝힐까? ③으로 이어집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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