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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나노에 멈춘 화웨이 칩셋, ‘5나노’ 한계 봉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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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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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차세대 AP 5나노 양산 차질 가능성
EUV 등 필수 장비 부족, 5나노 수율 30% 안팎
기존 SMIC 7나노 공정 개선해 제조

화웨이가 올 하반기 차세대 스마트폰 ‘메이트 80’ 출시를 앞둔 가운데, 당초 5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양산될 것으로 예상됐던 ‘모바일 두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7㎚를 통해 제조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 반도체 첨단장비의 미국 수출 규제로 화웨이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와 첨단 공정을 개발해 왔지만, 5㎚ 공정 양산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린 9030, 7나노로 양산

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차세대 스마트폰 모델인 메이트 80에 탑재되는 ‘기린 9030(Kirin 9030)’은 SMIC의 7㎚ 공정으로 양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설계 및 공정을 개선해 기린 9030이 전작 대비 전반적인 성능 지표를 20%가량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웨이는 AI 반도체와 AP를 7㎚ 공정을 통해 양산하기 위해 중국 선전에 첨단 생산라인을 건설했다”며 “자체적으로 첨단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한 시도”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로 EUV 등 첨단 공정에 활용되는 반도체 장비 수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화웨이는 자체 칩을 개발하면서 중국 파운드리 회사 SMIC 등과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 EUV 장비의 이전 세대인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를 통해 7㎚ 이하 공정으로 AI 칩을 양산하고 있지만, 수율 및 성능이 경쟁사 대비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벤치마크 성능 지표에 따르면, SMIC의 7㎚로 공정으로 생산된 기린 9000s의 성능은 퀄컴이 3년 앞서 출시한 스냅드래곤 시리즈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화웨이 '5나노 칩' 과대광고였나

이런 가운데 SMIC가 5㎚ 공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통해 화웨이의 차세대 AP가 양산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전망의 시작은 지난달 메이트북 폴드가 5㎚ 공정의 기린X90을 채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하지만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기린X90 칩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SMIC의 7㎚ 공정에서 제작됐다. 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메이트70' 시리즈에 탑재된 기린9020 AP와 동일한 공정이다.

이번 기린 9030 역시 5㎚ 양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기존 AP를 양산했던 7㎚ 공정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율 문제 등으로 생산 단가가 급상승해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 한 업계 전문가는 "EUV 없이 5㎚ 공정 구현은 수율 하락과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화웨이의 경쟁력이 과대평가된 측면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시신문망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SMIC의 5㎚ 반도체 미세공정 양산 수율은 20% 혹은 5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만 매체들은 SMIC의 5㎚ 공정 수율이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은 단계에 불과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일반적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70% 이상의 수율을 달성해야 양산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관영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단일 칩은 여전히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다"며 "물리적 한계를 수학적 접근, 비(非)무어의 법칙, 클러스터 컴퓨팅을 이용해 보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화웨이 어센드 AI 칩/사진=화웨이

내년 SMIC 5나노 양산에 ‘사활’

문제는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에 3㎚ 공정이 적용된 AP를 탑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은 하반기부터 2㎚ 공정이 적용된 AP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화웨이는 EUV 대체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또한 화웨이는 5㎚ 공정의 원활한 양산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웨이와 협력해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 사이캐리어는 지난 3월 세미콘 차이나 2025에서 미세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장비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이 기업은 5㎚ 공정에서 EUV 노광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DUV 장비 공정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화웨이는 자사의 칩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공정 최적화 등 SMIC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이캐리어는 2년 전 DUV 장비를 통해 5㎚ 반도체를 제조하는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며 "이는 SMIC가 DUV를 이용해 7㎚ 공정으로 화웨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제조한 것과도 연관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DUV 장비를 활용할 경우 EUV 장비 대비 정밀도가 떨어져 수율이 저조하다. EUV를 대신해 DUV를 활용하게 되면 반도체 인화지 위치를 조정해 가며 여러 번 빛을 투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5㎚ 제조 과정에서 EUV를 활용할 경우 노광 작업을 1회, 많으면 2회 반복하지만 DUV로 대신하게 되면 최소 4번 이상을 반복해야 한다. 절차가 복잡해지는 만큼 수율도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고 반도체의 성능도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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