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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환경 변화 대응하겠다" 신한금융, 영국 금융시장에 20억 파운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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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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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영국에 대규모 자금 쏟아붓는다
2023년 영국 정부와 체결한 MOU 연장선상
"상업용 부동산 적자 메꾸자" 직접 투자 나서는 은행들

신한금융그룹이 영국 금융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23년 영국 정부와 체결한 투자 관련 업무협약(MOU)을 계기 삼아 현지 투자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는 양상이다.

신한금융의 '통 큰 투자'

2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영국 정부는 신한금융그룹이 영국 금융 서비스 부문에 20억 파운드(약 3조7,32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금은 앞으로 5년에 걸쳐 영국의 에너지, 디지털 자산과 핵심 기반 시설 사업에 집중 투입된다.

신한금융이 영국 시장 투자를 결정한 것은 급변하는 국제 금융시장 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금융 중심지 런던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은 "런던 사무소 확장은 금융 환경 변화에 먼저 대응하고,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본사는 런던 사무소가 금융 시장 안에서 더욱 중심 역할을 하도록 힘껏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이번 투자가 자국 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첨단 금융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투자부 포피 구스타프손 장관은 "신한의 투자는 2035년까지 영국이 금융 서비스 투자 1위 국가가 되는 데 큰 몫을 할 것"이라면서 "금융 서비스는 (영국) 현대 산업 전략의 8대 성장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英 정부-韓 금융권 협력, 어디서 시작됐나

신한금융이 영국 금융 시장에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3년 11월, 신한은행을 비롯한 5대 시중은행과 산업·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수장들은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영국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바 있다. 윤 당시 대통령은 순방을 계기로 리시 수낵 당시 영국 총리와 경제·국방 등 전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체결했다. 이 중 경제 분야 합의에는 한국 기업들이 영국에 210억 파운드(약 34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발맞춰 신한은행은 영국 기업통상부와 MOU를 맺고, 2023년부터 5년간 영국 내 인프라·ESG 분야에 10억 파운드(약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신한투자증권, 신한자산운용, 신한라이프 등 투자 역량을 보유한 그룹 계열사들과 협업해 10억 파운드를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후 신한은행이 영국 금융시장에 쏟아부은 실제 투자액은 4억6,000만 파운드(8,580억원)에 달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당시 신한은행 외에도 수많은 국내 은행사가 수조원 규모의 영국 현지 투자를 결정했다는 점이다. 국민은행은 2023년부터 3년간 런던 지점 자산을 20억 파운드(약 3조2,400억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으며, 하나금융그룹도 오는 2028년까지 런던 지점 자산을 25억 파운드(약 4조600억원) 이상까지 확대한 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녹색 인프라, 유가증권 등의 분야에서 투자를 검토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런던 소재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향후 7년간 해당 지점의 자산을 7억 파운드(약 1조1,0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우리은행도 런던 지점의 대출 자산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확대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투자공사(KIC)와 산업은행은 각각 97억 파운드(약 15조7,000억원), 30억 파운드(약 4조8,000억원) 규모 현지 투자 의사를 드러냈다.

은행권 투자 전략의 변화

시장은 신한금융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자산 운용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해외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지금껏 국내 금융사들은 자산 운용사를 통해서 해외 시장에 간접 투자를 해 왔는데, 이 같은 전략을 고수하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에서 굉장히 큰 손실을 봤다"며 "간접 투자의 한계에 부딪힌 셈"이라고 짚었다. 이어 "수년 전부터 이어지는 직접 투자 행렬은 상업용 부동산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고,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실제 최근 수년간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성과는 상당히 부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원이며, 이 중 단일 사업장(부동산) 투자 규모는 34조1,000억원이다. 단일 사업장 전체 투자액 가운데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금액은 2조5,900억원(7.59%)에 육박한다. 기한이익상실(EOD)이란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져 금융기관이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EOD 발생 규모가 가장 큰 부동산 유형은 오피스(6,600억원)였고, 이어 주거용(2,900억원), 호텔(1,600억원) 순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금감원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 둔화 우려와 자금 조달 환경의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공실률이 높은 오피스 중심으로 손실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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