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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씌우고 볼 것도 없다” 국내여행 만족도, 해외여행보다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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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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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도, 국내 39% vs 해외38.4%
만족감, 해외 8.7점 > 국내 8.3점
국내 여행 단점 1위 바가지, 2위 재미 부족

국내 여행의 만족도가 해외여행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의 만족도를 낮추는 원인으로는 '높은 관광지' 물가가 꼽혔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해외여행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여행은 불만이 불만을 낳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지만 해외여행은 만족이 기대를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여행 불만족 이유 1위 "관광지 물가"

2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국내·해외여행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행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3점으로, 해외여행(8.7점)보다 낮았다.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최근 3년 이내 국내외 여행 경험이 모두 있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내 여행의 만족도가 낮은 가장 큰 이유로는 ‘관광지의 높은 물가’(45.1%)가 지목됐다. 이어 ‘특색 있는 지역 관광 콘텐츠 부족’(19.4%), ‘관광지의 일부 지역 집중’(9.0%) 순으로 나타났다. 관광 요소 11개 항목별 비교에서 국내 여행이 해외여행보다 우세하다는 응답이 많았던 분야는 △교통 접근성 △관광 편의시설 △음식 등 3개 항목에 그쳤다.

반면 △자연경관 △역사·문화자원 △축제·지역 이벤트 △체험 프로그램 △관광·여가시설 △스포츠·레저 △쇼핑 △숙박시설 등 8개 항목에서는 해외여행이 더 낫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자연경관에서는 해외여행(43.6%)이 국내 여행(12.5%)을 크게 웃돌았고, 쇼핑 항목 역시 해외(47.5%)가 국내(15.6%)보다 월등히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국내와 해외여행에 대한 전체 선호도는 각각 39.0%, 38.4%로 비슷했지만, 세대별로는 선호가 뚜렷하게 갈렸다. 해외여행 선호도는 20대 이하가 48.3%로 가장 높았고, 30대(45.9%), 40대(36.4%), 50대(34.9%), 60대 이상(33.8%) 순이었다. 반면 국내 여행 선호는 50대(42.7%)와 60대 이상(42.4%)에서 높았으며, 40대(41.5%), 30대(33.8%), 20대 이하(28.6%)로 이어졌다.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시간·비용 부담이 적어서(32.8%) △준비나 이동이 간편해서(30.1%) △언어나 문화 차이 부담이 없어서(9.4%) 등이 꼽혔다. 해외여행 선호 이유로는 △새롭고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서(39.1%) △볼거리·관광명소가 다양해서(28.1%) △비용 대비 만족도가 더 높아서(14.8%) 등이 나타났다.

열악한 지역관광 인프라, 서울 관광 쏠림 부추겨

이 같은 국내 여행 기피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최근 K-컬처가 세계인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지만 K-관광은 그렇지 못하다. 숙박비나 음식값 등 관광지 물가가 턱없이 비싼 반면 만족도 면에서는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요국 관광산업 경쟁력을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종합 평가에서 15위(2024년)를 기록했으나 가격 경쟁력에서는 80위에 그쳤다.

정부와 관광업계가 매년 한국 방문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외국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 기피는 여전하다. 여기에는 일부 악덕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강원도 홍천군의 한 축제장에서는 순대 한 접시에 2만원을 받았고, 경북 영양군에서는 옛날과자 한 봉지에 7만원을 받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전국의 지역 축제장은 물론이고 여름 휴가철 피서지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바가지 요금은 지역축제의 방문객을 내쫓는 훼방꾼이며 크게 보면 한국 관광 산업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다. 한국 관광을 살리기 위해서는 바가지 상혼부터 추방하는 일이 선결 과제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획일화된 국내 관광산업

이렇다 보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도 서울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90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에 지역 관광으로의 유입은 여전히 저조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외래 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외래 관광객이 방문한 지역 비율은 서울이 78%로 압도적이었으며, 부산(16.5%), 경기(11.2%), 제주(10.9%)가 뒤를 이었다.

획일화된 국내 관광 상품도 방문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특히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케이블카와 출렁다리는 지역의 특색을 담지 못한 대표적 예시다. 한 여행객은 “최근 천안 근처 태조산과 바다를 다녀왔는데, 산과 바다의 특성이 명확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두 군데 모두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관광산업이 케이블카뿐이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에는 41개의 관광용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 그중 최근 10년 이내에 지어진 것만 26개다. 케이블카는 설치 및 운영에 재원이 많이 필요하다. 사천시 케이블카는 사업비로만 410억원이 투자됐고, 하동 케이블카도 총 600억원이 투자됐다. 전기료와 운영비 등 유지비도 많이 들지만, 관광객들의 수요는 여전히 부족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케이블카 업체들의 재무제표에 의하면 밀양케이블카와 제부도해상케이블카는 매년 10억원, 하동케이블카도 13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최근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추진 중인 지자체는 7곳이 넘는다. 출렁다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전국 곳곳에 출렁다리는 200개 넘게 설치돼 있다. 지난 2009년 청양에 천장호 출렁다리가 처음 생긴 이후, 14년 동안 200여 개 넘는 출렁다리가 급속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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