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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재편 속도 높인 포스코, 첫 정리 대상은 중국 장가항 제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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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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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합작법인 PZSS 매각 결정
철강 감산 기조에 투자자 물색 난항
성장 정체 극복 카드는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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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 시장이 기나긴 한파를 지나는 가운데 포스코가 시장 철수에 나선다. 1997년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설립한 스테인리스강 공장을 매각하면서다. 적자 사업 매각 등 포스코의 사업 재편이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포스코는 인도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적자 1,700억원 육박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중국 합작법인 장자강포항불수강(PZSS)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매각 가격은 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며, 포스코는 PZSS 매각을 위해 국내 대형 회계법인 한 곳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포스코가 PZSS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는 급격한 수익 악화가 있다. PZSS는 2019년 연 113만4,000톤을 생산했지만, 지난해 83만9,000톤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해마다 수백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2022년 773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2023년에는 1,6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그 폭을 키웠다. 이는 포스코 해외법인 38곳 가운데 가장 큰 손실 규모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세계 1위 스테인리스강 업체인 청산철강 등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날로 발전하고 있어 고급화 전략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미 중국 내에서는 경쟁력이 약화해 PZSS의 독자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공급 과잉 등 중국 시장의 침체를 감안할 때 매각이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재 PZSS의 지분은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차이나가 각 58.6%, 82.5%를 들고 있으며, 나머지 17.5%는 중국 2위 철강회사인 사강그룹이 가지고 있다. 포스코는 전체 지분을 매입할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50%가량을 매각해 공동 경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가 중국 내 철강 사업에 투자한 비용은 장쑤성 스테인리스 제강 및 열연공장 준공에 투입된 7억2,000만 달러(약 9,980억원)를 포함해 모두 10억 달러(1조 3,860억 원)를 넘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포스코의 사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120개 구조개편 대상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저수익 사업 51개와 비핵심 자산 69개가 포함됐다. 올해에만 66개의 사업·자산 재편이 예정돼 있는데, 해외 사업장 가운데선 PZSS이 첫 타깃이 됐다. 포스코그룹이 운영 중인 38개 해외법인 중 지난해 적자를 낸 회사는 13개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중국 법인 외에도 아르헨티나, 튀르키에 법인 등이 7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신규 진입 막아선 중국 정부

문제는 이처럼 대규모 생산시설을 매입할 투자자를 찾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신규 제철소 건설을 금지하는 등 철강 감산 기조를 강화한 탓이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지난 8월 ‘철강 생산능력 교체작업 중단에 대한 고시’를 내고 자국 내 모든 지역에서 새로운 철강 생산능력 교체 중단을 지시했다. 이는 새 제철소를 건설할 때 기존 설비를 대체하도록 규정해 온 이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치다. 공업신식화부는 “현재 중국 철강 산업의 수급 관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2020년대 들어 중국 철강은 내수 침체,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악영향에 몸살을 앓았다. 팬데믹을 겪으며 경제 전반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2021년에는 부동산 개발그룹 헝다의 디폴트 선언까지 겹치며 그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조강(쇳물)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9% 줄어든 8,294만 톤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생산량은 6억1,372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 감소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내 남아도는 철강 물량을 헐값에 수출하는 동시에 생산 물량을 줄이며 대응해 왔다. 하지만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중국 철강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과잉 생산 문제는 한층 심화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기존 7.5%에서 25%로 인상한 바 있으며, 10월에는 캐나다 정부가 중국 철강에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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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이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과 만나 철강·이차전지소재·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MOU 체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새로운 기회의 땅, 인도

포스코는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도를 주목했다. 가파른 경제 성장 발맞춰 인도의 철강 수요가 급증하는 등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현재 포스코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180만 통 규모의 냉연·도금 공장을 운영 중이며, 델리와 첸나이 등에 5개 도시에는 철강 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오디샤에 연간 생산량 5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JSW그룹과 50 대 50의 합작사를 설립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제철소 준공 시점을 조율 중이다. 포스코는 해당 공장 건설 이후에도 인도 내 생산 시설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인도는 14억 인구 대국이자 203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 6.7%가 전망되는 세계 최대 성장 시장이다. 철강 전문 분석기관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에는 1억9,00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국내 철강 수요가 연평균 5,000만 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4배 가까운 시장으로 커진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인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면 내수 수요 부진 등에 따른 성장 정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경제 블록화 극복과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도를 비롯한 해외 투자를 적극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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