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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부양책 효과” 중국 증시 랠리 지속, 변수는 ‘트럼프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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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주가 급등, 거래량도 폭증
시총 100조 위안 육박, 한국의 8배
트럼프 관세 우려에 내년 전망은 먹구름

중국 금융당국의 추가 경기 부양 조치 이후 주가가 급등하고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 이에 중국 관영 매체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상승 국면이 시작됐다”며 축제 분위기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추가 상승을 기대할 만한 모멘텀이 충분하다는 낙관론까지 나온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리스크가 증폭되면서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中 증시, 투자 열풍에 '들썩'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상하이의 한 주식 살롱(Stock Salon)에 몰려든 군중의 모습이 중국에서 주식 투자 열풍이 다시 불붙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주식 살롱은 개인 투자자들이 특정 장소에 모여 시장 동향, 투자 전략, 소문 등을 공유하는 비공식 모임이다. 1990년 중국 증권거래소 설립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된 이 모임은 중국 특유의 투자 문화를 반영한다.

주식 살롱은 2015년 중국 증시 붕괴와 디지털화로 쇠퇴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이 같은 오프라인 모임은 거의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주식 시장 활황 속에서 투자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면서 주식 살롱에도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중국 증시의 거래 대금이 치솟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투자 열풍과 무관치 않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중국 증시의 하루 거래대금은 약 4,760억 달러(약 663조1,6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 이익을 노리거나 과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매매를 시도한 결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 주식시장은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했으며 뮤추얼 펀드와 헤지펀드 등 기관 투자자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된다.

단기적 상승 분석은 '기우', 랠리 이어져

중국 증시는 지난 9월 말 중국 정부의 최초 부양책 발표 이후 급등했을 때만 해도 단기적 상승이라는 해석이 팽배했다. 앞서 중국인민은행,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중국의 3대 금융정책기관 수장들은 9월 2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통화정책 완화, 부동산 금융지원, 주식시장 부양 등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9·24' 조치로 불리는 부양책 발표 이후 중국 증시는 폭등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내국인 전용 주식시장인 상하이 A주는 9월 24일부터 30일까지 5거래일 만에 2,748포인트에서 3,336포인트로 21.4% 급등했고, 일주일간의 국경절 연휴를 앞뒀던 같은 달 마지막 거래일(30일)에는 하루 거래액이 2조6,000만 위안(약 494조원)을 기록할 정도였다. 이를 두고 당시 글로벌 증권가에서는 중국 증시의 대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당시 노무라증권의 루팅(陸挺)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 모멘텀과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나타난 투자자 반응을 추적한 결과 2015년 급등락을 반복할 위험이 향후 몇 주 안에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와는 달리 중국 증시의 흥행 흐름은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8일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제시된 10조 위안(약 1,925조원)의 구조조정책에 따른 기대감까지 반영되면서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상하이 A주의 시가총액 총합은 97조300억 위안으로, 100조 위안(약 1경9,300조원)에 근접했으며, 빠른 시간 내에 100조 위안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의 시가총액 100조 위안은 한국 증시(2,420조원)의 8배 수준이며, 미국 증시의 약 30%에 해당한다. 또한 이는 중국의 지난해 GDP(국내총생산)였던 126조 위안(약 2경4,200조원) 대비 79.3% 수준이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공식 홈페이지

트럼프 취임 이후 전망은 회의적

다만 내년 이후의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MAGA)’는 슬로건을 내걸고 새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략 경쟁 중인 중국에 대해 거친 압박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와신상담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을 적으로 규정하며 경제적 대결과 탈동조화(디커플링)를 주장하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중국을 압박한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의 최혜국 지위를 박탈하고 필수 재화의 중국산 수입을 단계적으로 차단하는 등의 과격한 공약을 천명했다. 주요 핵심 분야에 대한 정밀 타격이 아닌 포괄적 분야의 폭격을 시사한 것이다.

또한 공식 공약에는 포함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내놓은 정책 제안 ‘어젠다 47(Agenda 47)’에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60%로 올리고 전체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4,272억 달러(약 595조8,200억원)로 전체 수출(3조3,800억 달러·약 4,714조원)의 12.6%를 차지했다. 대외 경제 의존을 줄이고 미국 산업 보호·육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돈 풀기가 무색하게 중국의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견제는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무력화시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큰 타격이 없어도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첨단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중국 혼자 글로벌 흐름을 앞질러 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중국을 향한 견제 정책 더욱 강화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미·중 갈등 구조가 지속되는 한 중국이 글로벌 운신 폭을 넓히기는 여의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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