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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치킨, 브라질산 냉동육으로 비용 절감한 덕분에 영업이익률 크게 높여 스킴플레이션 비난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 유지 치킨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육계 업계의 폭리 탓에 브라질 산 수입 결정했다는 반박도
국내 3대치킨 업체 중 하나인 BHC치킨(이하 BHC)이 스킴플레이션(Skimflation) 논란에 휩싸였다. 스킴플레이션이란 가격은 이전과 그대로지만 품질이 더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외식업계에 따르면 BHC는 MBK파트너스가 투자사로 나선 2018년 이후 가격을 두 차례나 인상하는 동안 브라질산 닭을 쓰는 등의 원가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업계 평균 2배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BHC의 2021년 영업이익률은 32.2%, 2022년에는 27.9%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BBQ가 2022년 기준 15.31%, 푸라닭이 5.80%, 굽네치킨이 4.99%, 교촌이 0.5%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차이를 보인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하소연하던 BHC, 비현실적 영업이익률은 사모펀드의 마법?
IB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들이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기존 포트폴리오 내의 기업과 공급망, 판매망 등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업무 내용을 변경하거나, 업계 전문가를 영입해 비용 절감, 매출액 확대 등을 꾀한다. 이어 영업이익률을 최대한 높여 현금흐름배수(EV/EBITDA)로 평가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아시아 최고 사모펀드 중 한 곳인 MBK사모펀드도 BHC의 영업이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고가에 재매각을 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높은 영업이익률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이 국내 경쟁사들보다 기형적으로 높은 부분을 쉽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BBQ 창업자 윤홍근 회장의 신화적인 경영 능력에도 영업이익률 15%대를 기록하는 것이 한계치인 것이 치킨 업계의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모펀드 산하의 업체가 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낸 것을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브라질산 저가 치킨 사용 논란은 BHC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설명하는 숨은 열쇠라는 설명이다. 치킨 업계 관계자들은 브라질산 치킨과 국내 양돈가에서 길러지는 치킨 모두 코브(Cobb) 종을 비롯한 외래 육계종인만큼, 실질적으로 생 닭의 품질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한국까지 이송 중 장기간 냉동된 닭에서 수분 유출 등이 생기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식탁 위에 올라왔을 때 맛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브라질 산 냉동 닭은 국내 농가에서 공급되는 냉동 닭 대비 약 4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킴플레이션에도 잘 팔리니 계속 브라질산 쓴다?
BHC가 브라질 산 냉동 닭을 쓰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신뢰가 무너졌다', '불매 운동하겠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BHC의 매출액이 매년 꾸준히 증가했던 점을 지적한다. MBK파트너스가 BHC의 지분 45%를 인수했던 2018년 당시 BHC의 매출액은 2,376억원이었으나 2021년 4,771억원, 2022년에는 5,075억원에 달했다. 브라질 산 냉동 닭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꾸준히 BHC 치킨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동안 BHC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부득이한 치킨 가격 인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표 메뉴인 '후라이드' 가격은 당초 1만5천원에서 2021년 12월 1만7천원, 지난해 12월 2만원으로 올랐고, 같은 기간 '뿌링클 콤보'는 1만8천원에서 2만원, 다시 2만3천원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누리꾼들은 가격 인상과 품질 저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BHC를 선택했던 소비자가 많았던 만큼, BHC 관계자들이 겁 없이 원가 절감과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었다는 자책 반응을 내놓기도 한다.
이번 논란이 확대되면서 가장 크게 불만을 토로하는 집단은 가맹점주들이다. 지난해 소비자 가격 인상을 이유로 재료 가격을 평균 8.8% 인상했었으나, 실제로 브라질 산 냉동 닭을 쓰면서 되려 비용 절감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7월에 튀김유인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한 번에 61% 올려 점주들과 갈등을 빚었던 사실 등이 함께 터져나오면서 BHC가 사모펀드 특유의 비용 최소화, 이윤 극대화를 위해 지나치게 가맹점주들과 소비자들을 착취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모습이다.
치킨 업계 마진은 누가 가져가나?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치킨업계 가맹본부인 BHC의 가맹점주에 대한 계약해지 및 물품공급중단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3억5,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일부 가맹점주들이 반복적인 물품공급중단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영업이익률이 지나치게 높은 주요 외식업종 중 하나로 치킨 가맹점을 정하고, 프랜차이즈 본부가 가맹점에서 과도한 차액 가맹금(마진)을 받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1년 가맹점이 프랜차이즈 본부에 한 해 동안 낸 차액 가맹금은 평균 1,700만원에 달했는데, 그중 치킨 업종이 2,1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피자(1,700만원), 제과제빵(1,700만원), 한식(1,600만원), 커피(900만원) 순이었다. 한 해 매출액 대비 차액 가맹금 비율도 치킨 업종이 7%로 평균(4.3%)을 한참 웃돌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치킨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 공정위가 닭고기 가격 상승을 담합했던 16개 사에 과짐금 1,750억원이 부과됐던 것을 지적하면서, 무조건 BHC의 잘못으로 몰아갈 상황은 아니라는 반박을 내기도 했다. 실제로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20회 이상의 육계 신선육 출고분에 대한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육계 업계가 가격 담합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 BHC도 어쩔 수 없이 품질 손실을 최소화하는 저가 냉동육을 구하기위해 브라질 산 냉동육 수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반면, 육계협회 관계자는 해당 담합 징계 건에 대해 회원사들의 2011년~2020년간 영업이익률이 불과 0.3%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국내 육계 업계가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치킨 업계 공급망 속에서 20% 이상의 수익성을 내고 있는 기업은 BHC가 유일하다며 소비자 가격 인상은 육계 업계의 수익성 강화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계 중 일부 업체가 높은 영업어익률을 내고 있는 것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