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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홈쇼핑업계 '탈TV'에 속도, 유튜브에서 살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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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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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H몰-훅티비 채널 연동 테스트 돌입
TV홈쇼핑 4사, 줄줄이 지난해 영업이익 40% 감소
점점 낮아지는 TV 시청비율, 송출수수료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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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홈쇼핑

부진의 늪에 빠진 홈쇼핑업계가 '탈(脫)TV' 전략에 속도를 내며 유튜브 쇼핑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TV 시청인구는 매년 감소함에도 송출수수료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선 모양새다. 유튜브 사용자 수가 카카오톡을 넘어선 만큼 홈쇼핑의 유튜브 쇼핑 역량 강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홈쇼핑업계, 유튜브로 반전 노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홈쇼핑은 자사몰인 'H몰'과 유튜브 채널 '훅티비'를 연동 테스트에 들어갔다. 현재 훅티비 내 '스토어' 탭에 현대홈쇼핑 상품이 노출되며 상품을 클릭하면 H몰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번 테스트는 채널 다각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유튜브 영상 시청자를 자사 쇼핑 채널로 유입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0월부터 유튜브 쇼핑과 연동을 시작했다. 유튜브 등 모바일 콘텐츠를 강화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강, 패션 등 전문성 있는 유튜버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어 같은 해 11월 GS샵도 유튜브 쇼핑 연동 테스트를 시작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 캐릭터인 '벨리곰'의 굿즈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유튜브 채널 '벨리곰TV'를 연동해 운영 중이다. 스토어 탭 오픈 당시 10여종이었던 굿즈의 종류도 현재 100여종으로 늘렸다. 최근에는 공식 유튜브 계정인 '롯튜브'와의 쇼핑몰 연동도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홈쇼핑업계는 소비자가 TV 앞에 있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CJ온스타일은 TV와 모바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CJ온스타일 원플랫폼 2.0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022년 기준 전체 사업에서 모바일·온라인쇼핑 비중을 38%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 거둔 홈쇼핑4사

최근 홈쇼핑업계가 탈TV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두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매출이 1조3,37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 줄었다. 영업이익도 693억원으로 4.1%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0년 이래 3년 내리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영업이익은 코로나19로 최대 호황을 누린 2020년(1,79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빠진 수치다.

GS샵도 지난해 매출(1조1,311억원)과 영업이익(1,179억원)이 각각 8.7%, 17.3% 줄면서 불황의 깊이를 실감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매출은 1조743억원으로 2.5% 감소해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60.2% 급감해 10년 넘게 지켜온 1천억원 방어선이 무너졌다. 현대홈쇼핑 영업이익은 2019년 1,504억원으로 업계 최대였으나 지금은 3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6개월간 새벽 방송을 중단했던 롯데홈쇼핑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89.4% 줄어든 9,416억원과 83억원으로 모두 곤두박질치며 업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1년까지 1천억원을 웃돌던 영업이익은 2022년 780억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100억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 매출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1조원을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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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홈쇼핑

탈TV 전략의 성패, '질'에 달렸다

홈쇼핑기업의 실적이 이처럼 줄줄이 가파르게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것은 TV 시청 인구 감소의 영향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에서 52.5%, 50대 50.2%에서 31.8%, 40대 23.8%에서 9.2% 등으로 각각 뚝 떨어졌다.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은 비율은 해당 기간 20% 안팎씩 높아져 각각 46.6%, 65.8%, 89.2%에 달했다. 특히 2022년 기준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이 49.4%로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상징적이다.

매년 무섭게 치솟는 송출수수료 역시 실적 악화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공개한 산업지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3년(9,645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해당 기간 방송 매출 비중이 내리막을 걷는 와중에도 송출수수료는 연평균 8.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도 2018년 46.1%에서 2022년에 65.7%까지 높아졌다. 홈쇼핑 업체들이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와의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방송 중단까지 불사하며 배수의 진을 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해에는 양측이 가까스로 한 자릿수 증가율로 합의점을 찾으며 '블랙아웃'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TV홈쇼핑 산업 자체가 구조적인 불황에 진입한 탓에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당장 올해분 송출수수료 협상이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됐지만 이번에도 조속한 합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더욱이 올해 더 심각한 실적 악화에 대비해야 하는 TV홈쇼핑사들은 송출수수료를 한 푼도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가입자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일부 유료방송사업자와의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홈쇼핑 기업의 유튜브 쇼핑 진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는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는 지난해 말 카카오톡을 제친 이후 석달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업계의 유튜브 진출은 채널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라며 “기존 홈쇼핑 채널의 주고객은 3040대 여성이었지만 유튜브는 다양한 연령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많은 소비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탈TV 전략의 성패는 라이브커머스의 질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대형 제조업체는 TV홈쇼핑 판매를 결정할 때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와의 연계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단순 모바일 판매만 강화한다는 건 쿠팡·알리 등 e커머스와 경쟁해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결국엔 홈쇼핑의 강점인 방송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얼마나 창의적으로 구현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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