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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법인 IPO 속도, 이르면 내년 초 상장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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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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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BofA, JP모건 등 4곳 IPO 주관사 선정"
인도 IPO 시장 활황에 최대 15억 달러 조달 목표
인도 현지화 전략에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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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전자 인도법인

올해 들어 인도 IPO(기업공개) 시장이 역대급 호황기를 맞은 가운데 LG전자가 인도법인(LGEIL)의 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인도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LG전자가 IPO를 통해 최대 2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가치 130억 달러 추산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LG전자가 이르면 내년 초 진행될 인도법인의 IPO를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4곳을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는 10월 초 인도 금융당국인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투자 설명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요한 경우 인도 현지 은행을 포함해 주관사를 추가로 선정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IPO에서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가치가 약 130억 달러(약 17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으며 주식 매각을 통해 최대 15억 달러(약 2조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다. 블룸버그는 "LG전자는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해 인도 자본시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IPO 관련한 내부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공모 시기나 규모 등 세부 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월 말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블룸버그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법인의 IPO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조 사장은 "사업 활성화를 위한 옵션 중 하나로 인도법인의 IPO를 고려하고 있다"며 "유사한 산업의 IPO 사례를 검토하면서 인도 시장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IPO를 위한 기업 평가가치 등은 아직 산출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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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사진=LG전자

LG전자 "현지화 전략으로 성장세 이어갈 것"

IPO를 추진 중인 인도법인은 LG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1997년 설립됐다. LG전자는 일찌감치 '14억 인구 대국' 인도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30년 넘게 현지화에 주력해 왔다. 인도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연구개발(R&D)부터 생산·판매에 이르는 모든 시스템을 현지에서 일원화하는 방식이다. 이런 현지화 전략의 효과가 가전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세와 맞물리면서 최근 LG전자는 호실적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LG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도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조8,77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의 연 매출 2조2,228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순이익도 27% 급증한 1,982억 달러(약 264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에서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 '믿을 만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인도법인의 매출과 순이익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도는 사실상 포화상태에 빠진 중국과 달리 가전제품 보급률이 낮다. 지난해 인도의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보급률은 각각 38%, 17%, 8%에 그쳤다. 핵가족화와 여성 근로의 증가로 식기세척기 등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가전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성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의 가전 시장은 2018년 110억 달러에서 2025년 210억 달러(약 28조원)로 두 배로 커질 전망이다.

지역 곳곳에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또 다른 성장 동력은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다. 특히 LG전자는 시스템에어컨과 전자칠판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B2B인도사업실을 B2B인도사업 담당으로 격상했고 올해는 노이다, 뭄바이, 벵갈루루에 이어 네 번째로 첸나이 지역에 B2B 영업 거점인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를 신설했다. LG전자는 2030년 인도 시장의 B2B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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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법인 첸나이 비즈니스센터/사진=LGEIL 유튜브

인도 IPO시장 66억 달러 조달, 세계 3위 올라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인도법인의 IPO를 통해 신흥 자본시장을 선점해 전사 매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최근 인도증시는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로 거론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주식 시장에서 조달된 자금은 약 270억 달러(약 36조원)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을 넘어서며 세계 4위에 올랐다. 시가총액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5조 달러(약 7,000조원)을 돌파하면서 미국, 중국, 일본, 홍콩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IPO 시장이 역대급 활황기를 맞았다. 회계법인 삼일Pw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증시에서 IP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66억 달러(약 8조9,000억원)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건수 기준으로는 세계 1위 IPO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4년 전만 해도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은 90곳으로 올해는 190여 기업이 상장을 계획 중이다. 전 세계에서 IPO를 진행한 기업이 15.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수치다.

수익 면에서도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1분기 인도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23억 달러(약 3조원)를 조달했는데 대부분 상장 첫날 30% 안팎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발행 규모가 2,500억원 이상인 대형주는 상장 이후 평균 48%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중·소형주는 각각 29%, 21%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12일 IPO 최대어로 꼽히는 바자즈(Bajaj) 주택금융의 IPO에는 인도 국내총생산의 1%가 넘는 390억 달러(약 52조원)가 몰렸는데 상장 첫날 11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초대박을 쳤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국내 기업의 인도 현지 법인들도 잇달아 IPO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에 앞서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보유 지분의 공개 매각 등을 통해 35억 달러(약 4조7,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CJ대한통운의 인도 자회사 CJ다슬(Darcl)도 IPO를 추진하고 있다. CJ다슬은 CJ대한통운이 지난 2017년 인도 물류기업 다슬의 지분 50%를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회사로 지난 3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업계는 CJ대한통운이 연내 IPO를 통해 5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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